신고 절차를 밟지 않은 해외 가상자산 플랫폼 'XT닷컴'이 수사선상에 오른 지 4년 가까이 흘렀음에도 국내에서는 추천인 보상 체계를 활용한 영업 행위가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른바 '레퍼럴 마케팅'으로 불리는 이 방식은 기존 이용자가 고유 코드를 통해 신규 가입자를 모집하면 일정 수수료를 지급받는 구조로 운영된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국내 거래소에 등록되지 않은 디지털자산을 피라미드식으로 유통해온 복수의 업체가 텔레그램 등 메신저를 매개로 투자자들에게 미등록 플랫폼 가입을 종용하며 수익을 나눠 갖는 방식으로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
신고되지 않은 가상자산 사업체를 광고하거나 중개하는 행위, 그리고 적법한 사업자가 이들과 거래를 주고받는 것 모두 현행법 위반에 해당한다. 그러나 단속 공백이 이어지면서 관련 규정은 사실상 무력화된 상태다.
지난 3일, 비상장 디지털자산을 취급해온 'A 디지털자산 거래소'가 운영하는 텔레그램 채널에서는 운영진이 XT닷컴 계정 개설 절차와 이용법을 상세히 설명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해당 업체는 자체 발행한 'B 토큰'이 XT닷컴에 입점했다고 알리며 추가 자금 투입을 독려했고, 시세 상승을 위해 유동성 확보가 필요하다며 특정 매도 가격을 제시해 거래를 유도하기도 했다.
금융위원회는 2022년 8월 XT닷컴을 국내 미신고 사업자로 규정하고 수사기관에 넘겼지만, A 거래소 측은 이러한 사실을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해당 업체는 올해 3월부터 서울 여러 지역에서 설명회를 개최하며 B 토큰 투자 시 약 12개월 후 높은 수익을 거둘 수 있다고 선전해왔다. 신규 투자자 유치 실적에 따라 등급을 차등 부여하는 전형적인 다단계 판매 방식을 채택한 것이다.
지난달 말 유사수신행위법 위반 혐의로 경찰 수사가 개시됐음에도 이 업체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양쪽에서 B 토큰 매수를 권하며 추천인 수수료 획득을 목적으로 XT닷컴을 함께 홍보하고 있다.
한편 XT닷컴은 국내 적법 사업자와의 자금 이동이 금지된 곳이지만, 실제로는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 등 주요 5대 거래소와의 입출금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성대 블록체인연구소 분석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이들 거래소와 XT닷컴 간 자금 유출입 규모는 약 4만5천135달러, 원화로 환산하면 6천870만원 수준이다.
블록체인 기술 고유의 특성상 미신고 플랫폼 접근을 완전히 막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그러나 진입 문턱을 높이는 등 실질적으로 작동하는 관리 체계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업계 안팎에서 제기된다. 한 가상자산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 취할 수 있는 대응책이 제한적인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미신고 거래소는 이용자 보호 장치가 부재한 곳이며, 국내 자금이 해외로 빠져나가는 부작용도 있어 우려스럽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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