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한스경제 이나라 기자 | 사상 최고가를 갈아치우던 금 투자 열기가 빠르게 식고 있다. 국제 금값이 지난 3월 고점 대비 20% 넘게 밀리면서 국내 금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에서도 개인투자자 매도세가 이어지고 있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는 최근 한 달간 'ACE KRX금현물' ETF를 1358억원어치 순매도했다. 같은 기간 'TIGER KRX금현물' ETF에서도 813억원어치가 빠져나갔다.
두 상품의 개인 순매도 규모는 합산 2171억원에 달한다. 'KODEX 은선물(H)'과 함께 원자재 ETF 가운데 개인투자자가 가장 많이 판 상품군에 포함됐다.
금 관련 ETF에서 자금이 빠진 배경에는 국제 금값 조정이 자리하고 있다. 1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금 선물 가격은 온스당 4239.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최근 6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올해 최저 수준까지 내려간 뒤 횡보하고 있다.
현재 금 가격은 지난해 1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지난 3월 기록한 고점과 비교하면 22% 하락했다. 올해 초까지 이어졌던 금값 상승 흐름이 꺾이면서 국내 금 투자 상품의 수익률과 수급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금값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강세를 보였다. 미·중 무역 갈등 재점화와 미국 중앙은행(Fed)의 추가 금리 인하 기대, 금 실물 공급 부족 등이 맞물리며 투자 수요가 몰렸다.
각국 중앙은행의 매수세도 가격 상승을 뒷받침했다. 글로벌 안전자산 선호가 커지면서 지난 2월에는 금 품귀 현상도 나타났다. 국내외 일부 판매처에서는 골드바 판매가 일시 중단되기도 했다.
그러나 금값은 지난 2월 이후 약세로 방향을 틀었다. 미·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중동 지역 긴장이 커졌고,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다시 부각됐다.
유가 상승은 금리 인하 기대를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금은 이자를 지급하지 않는 자산인 만큼 금리 인하 기대가 약해질수록 투자 매력이 줄어들 수 있다. 달러화 보유 수요가 커진 점도 금 가격에는 부담이 됐다.
국제 금시장도 약세 흐름을 보였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산하 코멕스(COMEX)에서 8월 인도분 금 선물은 전장보다 3.6% 하락한 온스당 4133달러에 마감했다. 국제 금값 하락은 국내 금시장과 금 관련 ETF 가격에도 반영됐다.
미국의 금리 인하 전망이 뒤로 밀린 점도 투자심리에 영향을 줬다. 로이터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미국의 견조한 고용 흐름을 이유로 연준의 금리 인하 시점을 기존 2026년 12월과 2027년 3월에서 2027년 6월과 12월로 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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