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국가대표팀 골키퍼 김승규(가운데)가 12일(한국시간)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서 열린 체코와 북중미월드컵 조별리그 A조 1차전서 2-1 승리를 거둔 뒤 페드루 로마 골키퍼 코치와 포옹하고 있다.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과달라하라=스포츠동아 백현기 기자] 축구국가대표팀 골키퍼 김승규(36·FC도쿄)가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딸에게 승리를 바치며 자신의 네 번째이자 마지막이 될 수 있는 월드컵 무대를 뜨겁게 불태우고 있다.
김승규는 12일(한국시간) 멕시코 할리스코주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체코와 2026북중미월드컵 조별리그 A조 1차전에서 결정적인 선방을 연이어 펼치며 한국의 2-1 역전승에 힘을 보탰다.
김승규는 3차례 선방을 기록했다. 대부분 경기 흐름을 바꾼 장면들이었다. 김승규는 후반 37분 문전 혼전 상황에서 아담 흘로제크(24·호펜하임)가 왼발로 때린 슛을 오른손으로 쳐냈다. 볼이 설영우(28·츠르베나 즈베즈다)의 다리 사이를 통과해 날아온 탓에 시야 확보가 쉽지 않았지만, 뛰어난 반사신경으로 실점을 막아냈다.
후반 추가시간에는 페널티 에어리어 정면에서 미할 사딜레크(27·슬라비아 프라하)가 왼쪽 구석으로 날린 슛을 몸을 던져 잡아내며 승리를 지켜냈다. 두 장면 모두 실점으로 이어질 수 있었던 위기였지만 김승규의 선방 덕분에 한국은 리드를 끝까지 유지할 수 있었다.
경기 후 김승규는 가장 먼저 가족 이야기를 꺼냈다. 특히 얼마 전 태어난 딸이 큰 힘이 됐다고 밝혔다. 그는 “오늘 경기장에 오기 전에 딸과 영상통화를 했다. 지금까지는 자고 있는 모습만 봤는데 오늘은 신기하게 눈도 제대로 뜨고 눈도 많이 마주쳐줬다”며 미소를 지었다.
김승규의 아내이자 모델인 김진경(29)은 4일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딸 출산 소식을 알렸다. 지난해 6월 결혼한 두 사람의 첫아이다. 그러나 김승규는 지난달 25일 대표팀에 합류해 월드컵을 준비하면서 출산 순간을 함께하지 못했다.
가족과 떨어져 있는 시간은 길어지고 있지만 오히려 그것이 김승규를 더욱 강하게 만들고 있다. 김승규는 “경기장에 오기 전 딸과 영상통화를 했는데 그게 경기를 뛰는 데 정말 큰 힘이 됐다”며 “더 좋은 경기를 펼치고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김승규는 2024년 1월 대표팀 훈련 도중 오른쪽 전방십자인대가 파열되는 큰 부상을 당했다. 재활에 매진했지만 같은 해 10월 같은 부위를 다시 다치며 복귀 시점이 늦어졌다. 긴 재활의 시간을 견뎌낸 끝에 지난해 9월 대표팀에 복귀했고, 안정적인 선방 능력과 빌드업으로 다시 주전 경쟁에 뛰어들었다. 이후 대표팀이 치른 A매치 10경기 가운데 6경기에 출전하며 존재감을 되찾았다.
그는 “1년 전만 해도 다시 운동장에 설 수 있을지 고민하던 시기였다”며 “부상을 이겨내고 월드컵에서 선발로 뛰고 승리까지 거두게 돼 지난 시간들을 조금 보상받는 기분”이라고 돌아봤다.
과달라하라|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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