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어코리아=민경원 기자] 충남 청양이 숲과 호수, 문화유산, 스포츠 관광을 함께 즐기는 체류형 여행지로 주목받고 있다. 칠갑산을 중심으로 한 자연휴양림과 천장호, 고운식물원 같은 힐링 명소에 더해 면암 최익현 선생의 항일정신을 만나는 역사문화 공간, 전국 최초 파크골프 관광열차까지 더해지며 여행 콘텐츠가 한층 풍성해지고 있다.
전국 최초 ‘파크골프 관광열차’로 스포츠 관광도 본격화
청양 여행의 새로운 축으로는 파크골프가 떠오르고 있다. 청양군은 전국 최초로 철도관광과 스포츠를 결합한 ‘파크골프 관광열차’ 운영지로 선정되며 전국 파크골프 동호인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청양군은 코레일관광개발과 협업해 최근 빠르게 늘어나는 파크골프 관광 수요를 반영한 철도·파크골프 협업형 관광상품을 개발했다. 오는 20일 수도권 관광객을 대상으로 ‘파크골프 in 청양’ 관광열차를 본격 운영할 예정이다.
이번 상품은 팔도장터관광열차와 연계 버스를 활용해 청양의 주요 관광지와 왕진나루 파크골프장을 함께 즐길 수 있도록 구성된 체류형 스포츠 관광 프로그램이다. 참가자들은 서울역을 출발해 조치원역에 도착한 뒤 청양의 대표 관광 랜드마크인 칠갑타워를 방문한다. 이후 전망타워, 스카이워크, 수상전망대 등을 체험하고 청남면 소재 왕진나루 파크골프장에서 36홀 라운딩을 즐기는 일정으로 진행된다.
36홀로 확장한 왕진나루 파크골프장
코레일관광개발이 첫 운행지로 선택한 왕진나루 파크골프장은 청양군 청남면 왕진리 금강 둔치 일원에 자리한다. 면적은 약 2만 7,290㎡이며, 총 16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기존 18홀에서 36홀 규모로 확장됐다.
전국대회 개최가 가능하도록 인프라 확충도 마쳤다. 잔디 품종을 개선하고 배수시설을 보강했으며, 인공 구조물을 최소화해 금강변의 자연 지형을 살린 코스가 특징이다. 자연 속에서 라운딩을 즐길 수 있는 점이 파크골프 동호인들에게 매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군은 내년 개장 예정인 충남도립파크골프장 108홀과 이번에 확장된 왕진나루 파크골프장 36홀을 양대 축으로 삼아 칠갑산, 천장호 등 인근 관광자원과 연계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대한민국 스포츠·관광 중심도시로 도약하겠다는 전략이다.
군 관계자는 “전국 최초로 추진되는 파크골프 관광열차 운행과 미디어 홍보를 통해 36홀로 새롭게 탄생한 왕진나루 파크골프장의 매력을 널리 알리겠다”며 “스포츠와 관광을 융합한 마케팅으로 생활 인구를 유입하고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겠다”고 말했다.
칠갑산 품은 숲속 쉼터, 칠갑산자연휴양림
청양 여행의 시작은 대치면 광대리에 자리한 칠갑산자연휴양림에서 열어볼 만하다. 이곳은 73㏊에 이르는 울창한 천연림을 바탕으로 조성된 산림 휴양 공간이다. 숲속의 집, 산림문화휴양관, 야영장 등 숙박과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어 가족 단위 휴양객에게도 적합하다.
잘 정비된 산책로를 따라 걸으면 칠갑호 저수지와 어우러진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 소리와 새소리를 들으며 걷다 보면 도심의 속도를 잠시 내려놓게 된다. 여름철에는 짙은 녹음이 그늘을 만들고, 숲이 품은 서늘한 공기가 자연 속 휴식의 매력을 더한다.
11만 3천 평 식물 정원, 고운식물원
청양읍 군량리에 있는 고운식물원은 자연과 가족 체험을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약 11만 3천 평 부지에 8,600여 종의 식물이 식재된 자연생태식물원으로, 기존 야산 지형을 살린 친환경 공법으로 조성됐다.
식물원 안에는 사계정원, 튤립원, 단풍나무원 등 33개의 정원이 마련돼 있다. 계절에 따라 달라지는 꽃과 나무를 감상할 수 있어 산책만으로도 충분한 즐거움을 준다. 숲속 방갈로와 무동력 슬라이드, 아담한 동물농장 등 부대시설도 갖춰 아이와 함께 찾기 좋다.
고운식물원의 또 다른 매력은 11가지 트레킹 코스다. 코스마다 분위기와 이야기가 달라 가볍게 걷고 싶은 여행객부터 자연 속에서 시간을 길게 보내고 싶은 방문객까지 취향에 맞게 선택할 수 있다.
천장호에서 만나는 호수 풍경과 에코워크
칠갑산 동쪽 기슭 정산면에 자리한 천장호는 청양명승 10선 중 하나로 꼽히는 호수 명소다. 1972년부터 약 7년에 걸쳐 농업용 저수지로 축조됐지만, 지금은 맑고 푸른 호수면과 산자락이 어우러진 풍경으로 여행객의 발길을 끌고 있다.
천장호 일대에는 네트 워크, 네트 브릿지 등 4가지 테마의 에코워크 시설이 조성돼 있다. 최대 10m 높이에서 천장호의 자연경관을 내려다보며 색다른 스릴을 느낄 수 있다. 2,000㎡ 규모의 생태체험원도 마련돼 있어 가족 단위 방문객이 자연을 가까이에서 체험하며 쉬어가기 좋다.
207m 출렁다리, 청양 대표 명물로 자리매김
천장호를 대표하는 명물은 정산면 천장리에 위치한 천장호출렁다리다. 2009년에 조성된 이 다리는 총길이 207m 규모로, 청양의 대표 관광지 중 하나로 꼽힌다. 다리 중앙에는 청양 특산물인 구기자와 고추를 형상화한 16m 높이의 주탑이 세워져 있어 지역성을 살린 상징물 역할을 한다.
다리를 건너는 20m 구간에서는 상하좌우로 흔들리는 움직임을 느낄 수 있어 은근한 스릴을 선사한다. 다리 너머에는 전망대와 칠갑산으로 이어지는 등산로가 연결돼 있으며, 호수변을 따라 황룡정까지 산책하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야간 개장 시에는 조명이 더해져 낮과는 다른 분위기의 천장호를 만날 수 있다.
면암 최익현의 정신 깃든 모덕사
청양은 자연뿐 아니라 역사문화 여행지로도 의미가 깊다. 목면 송암리에 있는 모덕사는 조선시대 대학자이자 의병대장인 면암 최익현의 항일투쟁 정신을 기리기 위해 1914년 창건된 사당이다. 1984년 충청남도문화재자료로 지정됐으며, 영당과 고택, 중화당, 장서각, 춘추각, 유물전시관 등이 보존돼 있다.
이곳에서는 면암 최익현의 영정과 위패, 유품 등을 만날 수 있다. 매년 4월 13일에는 항일의거기념 추모제가 열려 그의 숭고한 정신을 되새긴다. 고즈넉한 사당과 주변 공간은 역사적 의미와 조용한 정취를 함께 느끼기에 적합하다.
복합 역사문화 관광거점으로 도약하는 '면암최익현기념관'
모덕사와 함께 주목할 공간은 면암최익현기념관이다. 청양군이 운영하는 이 기념관은 단순한 전시공간을 넘어 체험, 교육, 숙박이 결합된 복합 역사문화 관광거점으로 변화를 꾀하고 있다.
기념관은 조선 말기 대표 유학자이자 항일 의병정신의 상징인 최익현 선생의 생애와 사상을 중심으로 전시 콘텐츠를 재정비했다. 지난 4월부터는 숙박시설 운영을 시작하며 체류형 관광 기반도 강화했다. 단순히 보고 지나가는 관광에서 머무르며 배우는 관광으로 전환하고 있다는 점이 핵심이다.
6월부터 9월까지는 전 세대를 겨냥한 교육·체험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상시 프로그램으로는 자율탐방 활동지 ‘모덕이와 함께 배우는 면암 최익현’, 보드게임형 역사 체험 ‘면암투어’, 누각에서 진행되는 힐링 색칠 프로그램 ‘면암로드’ 등이 마련됐다.
사전예약 프로그램도 다양하다. 유아와 초등 저학년을 위한 ‘선비의 하루’는 전통 예절 체험으로 구성됐고, 초등 고학년 이상 대상 ‘임금님의 비밀편지를 해독하라!’는 전시 공간을 활용한 미션형 교육 프로그램이다. LED 조명 제작을 통해 선비정신을 체험하는 ‘면암의 등불’, 식물 가꾸기를 통해 삶의 철학을 배우는 성인 프로그램 ‘면암의 정원’도 운영돼 세대별 참여 폭을 넓혔다.
교과서 속 문화유산을 직접 만나는 백제문화체험박물관
가족 여행객이라면 청양 백제문화체험박물관도 들러볼 만하다. 청양군은 국립공주박물관과 협력해 ‘2026년 지역문화유산 찾기 <교과서에서 나온 문화유산>’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교과서에서만 보던 지역 문화유산을 박물관에서 직접 찾아보고 체험할 수 있도록 기획된 교육 프로그램이다.
이번 사업은 국립공주박물관이 주관하고 대전·세종·충남 소재 15개 시군 18개 공립박물관이 공동 참여하는 광역 협력 프로그램이다. 운영 기간은 이달부터 11월까지이며, 박물관 방문객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참여 방법은 간단하다. 박물관에서 통합 활동지를 받은 뒤, 활동지에 담긴 청양 주요 문화유산 관련 미션을 수행하고 확인 도장을 받으면 된다. 청양을 포함해 참여 박물관 중 총 3곳의 도장을 모은 ‘도장 깨기’ 완료자에게는 소정의 기념품이 제공된다. 군은 올해 어린이 참가자를 위해 맞춤형 기념품도 마련했다.
박물관 관계자는 “이번 프로그램은 교과서 속 지식을 실제 공간에서 오감으로 체험할 수 있는 참여형 교육”이라며 “어린이들이 우리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자연스럽게 배우며 애향심을 키우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올여름 복잡한 도심을 벗어나 자연과 역사, 스포츠 체험을 한 번에 누리고 싶다면 청양은 충분히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