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과 사는 집의 숙제는 단연 털이다. 소파와 카펫에 박힌 털은 청소기를 돌려도 좀처럼 빠지지 않고, 돌돌이 테이프는 쓰는 족족 닳아 끝이 없다. 그런데 싱크대 옆에 걸려 있는 고무장갑 하나면 이 박힌 털이 의외로 쉽게 걷힌다.
고무는 마찰에 약한 소재가 아니라, 마찰로 정전기를 잘 만드는 소재다. 고무장갑을 끼고 천 표면을 문지르면 마찰로 정전기가 일어나고, 이 정전기가 가벼운 털을 자석처럼 끌어당긴다.
여기에 고무 특유의 표면 질감이 더해진다. 약간 거칠고 쩍쩍 달라붙는 고무 표면이 섬유 사이에 박힌 털 끝을 비틀어 끌어내는 것이다. 청소기가 표면에 떠 있는 털만 빨아들이고 박힌 털은 남기는 것과 달리, 고무장갑은 박힌 털까지 긁어 모은다. 손바닥에 미세한 돌기가 있는 실리콘 장갑이라면 털이 더 효율적으로 모인다.
쇼파 반려동물 털 청소 방법
방법은 따로 배울 것도 없다. 고무장갑을 끼고 소파나 카펫을 한 방향으로 쓸어 내리면 된다. 왔다 갔다 문지르기보다 한쪽 방향으로 밀어야 털이 한곳으로 모여 뭉친다. 어느 정도 뭉치면 손으로 집어 버리고, 같은 과정을 반복하면 된다.
정전기는 장갑과 천이 모두 말라 있을 때 잘 일어난다. 그래서 건조한 날에는 마른 장갑만으로도 털이 쑥쑥 모인다. 반대로 요즘 같은 장마철에는 공기가 습해 정전기가 약해지는데, 이럴 때는 장갑을 살짝 적시는 쪽이 낫다. 물기 머금은 고무 표면에 털이 한층 잘 달라붙기 때문이다. 다만 뚝뚝 흐를 만큼 적시면 털이 도로 천에 들러붙으니, 물을 묻힌 뒤 가볍게 털어 물기만 남기는 정도가 알맞다.
소파, 카펫, 침구는 물론 자동차 시트나 외출복에 붙은 털에도 똑같이 통한다. 옷은 평평하게 펴 놓고 위에서 아래로 쓸어 내리면 된다. 세탁기에 넣기 전 고무장갑으로 한 번 훑어 주면 털이 다른 빨래에 옮겨 붙는 것도 줄일 수 있다.
청소기와 역할을 나누면 더 깔끔하다. 먼저 고무장갑으로 박힌 털을 긁어 한곳에 모으고, 마지막에 청소기로 모인 털과 잔먼지를 빨아들이는 순서다. 청소기만 여러 번 미는 것보다 시간도 힘도 덜 든다.
쓰고 나서, 그리고 빗질에도
청소가 끝난 장갑은 물에 헹구기만 하면 붙어 있던 털이 깨끗하게 떨어진다. 위생을 생각하면 설거지용과는 따로, 털 청소 전용 장갑 한 켤레를 정해 두고 쓰는 것이 좋다. 돌돌이처럼 떼어 버릴 테이프도, 따로 살 소모품도 없다. 고무장갑 하나로 반영구적으로 쓰는 셈이라 경제적이다.
털갈이 철에는 반려동물 몸을 고무장갑 낀 손으로 부드럽게 쓰다듬어 주는 활용법도 있다. 빠지기 직전의 죽은 털이 장갑에 붙어 나와, 집 안에 날리는 털 자체를 줄일 수 있다. 목욕시킬 때 같이 해 주면 효과가 더 좋다.
오늘 소파에 앉기 전, 돌돌이 대신 고무장갑부터 껴 보자. 몇 번 쓸어 내리는 것만으로 청소기가 못 잡던 털이 한 뭉치로 모이는 것을 보면, 다시는 예전 방식으로 돌아가기 어렵다.
Copyright ⓒ 뉴스클립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