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 감독도 혀 내두른 세이브! 수호신 김승규의 선방 비결은 '딸과 영상 통화' [체코전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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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코 감독도 혀 내두른 세이브! 수호신 김승규의 선방 비결은 '딸과 영상 통화' [체코전 현장]

풋볼리스트 2026-06-12 23:22:4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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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규(월드컵 대표팀). 대한축구협회 제공
김승규(월드컵 대표팀). 대한축구협회 제공

[풋볼리스트=과달라하라(멕시코)] 김희준 기자= 한국을 지켜낸 김승규가 자신이 결정적인 선방을 펼친 원동력을 밝혔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월드컵 대표팀은 12일(한국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의 에스타디오 과달라하라에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1차전을 치러 체코에 2-1로 역전승했다.

이날 골문을 지킨 선수는 김승규였다. 홍 감독은 월드컵 직전 두 차례 평가전에서 김승규, 조현우, 송범근 등 3명의 골키퍼를 모두 기용할 만큼 주전 수문장에 대한 고민이 깊었다. 안정감과 후방 빌드업, 경험 등을 두루 고려해 김승규가 체코전 골키퍼로 낙점받았다.

김승규는 후반 14분 체코의 롱 스로인 전략에 선제골을 내주긴 했지만 경기 막판 두 차례 결정적인 선방으로 한국의 승리를 지켜냈다. 후반 37분 블라디미르 초우팔이 오른쪽에서 보낸 롱 스로인이 페널티박스 안 혼전을 야기했고, 먼 골대 쪽에 있던 아담 흘로제크가 공을 잡아 슈팅했는데 김승규가 포기하지 않고 달려가 공을 바깥으로 쳐냈다.

후반 추가시간 2분에는 체코가 역습을 펼쳐 한국 페널티박스까지 진입했고, 모이미르 히틸이 중앙으로 내준 공을 미할 사딜레크가 페널티아크 아래에서 곧잘 슈팅으로 연결했다. 왼쪽 골문으로 향하는 공을 김승규가 팔을 쭉 뻗어 잡아냈다.

김승규의 잇단 선방으로 승점을 쌓을 기회를 놓친 미로슬라프 코우베크 체코 감독은 경기 후 공식 기자회견에서 “어떻게 골문 앞에서 그걸 막을 수 있었는지 모르겠다”라며 감탄했다.

김승규(월드컵 대표팀). 대한축구협회 제공
김승규(월드컵 대표팀). 대한축구협회 제공

경기 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취재진을 만난 김승규는 “월드컵 하기 전부터 첫 경기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도 했고 선수들끼리도 오늘 경기를 꼭 잡고 가야 한다고 말하면서 경기장에 나갔다. 먼저 실점을 했지만 다 같이 역전을 해서 결과를 가져온 것에 기쁘게 생각한다”라며 “우리가 주도하는 경기였는데 상대방이 찬스가 많이 없었음에도 먼저 실점을 했다. 경기가 이렇게 끝나면 수비나 골키퍼의 책임이 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우리가 역전골을 넣고 마지막에 선방을 한 것보다 팀에 조금이나마 힘이 된 게 기쁘다”라며 자신의 선방만큼 동료들이 역전골까지 넣어준 게 승리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날 체코의 세트피스는 확실히 인상적이었다. 위협적인 기회는 모조리 세트피스로 나왔다. 초우팔의 롱 스로인은 문전까지 배달돼 한국을 끊임없이 위협했고, 오프사이드가 선언되긴 했지만 프리킥으로도 한 차례 한국 골망을 흔들기도 했다.

관련해 김승규는 “우리가 분석했을 때 상대가 세트피스, 롱 스로인에 강점을 보였다. 생각보다 큰 선수가 많다 보니 롱 스로인을 하는 팀을 상대하면 한두 명이 타겟이 되고 나머지는 세컨볼을 노리는 형식인데 그것보다 장신 선수가 우리 선수들을 유인을 하고 뒤에 오는 선수들도 피지컬이 좋다 보니까 알고 있는 패턴인데도 당했던 것 같다”라며 “체코를 분석하면서 세트 플레이에 대한 수비를 많이 연습했는데 상대가 피지컬이 우월하다 보니 준비했음에도 아쉬운 장면들이 나왔다”라고 체코의 ‘딸깍’에 혀를 내둘렀다.

반대로 체코전은 홍명보호가 준비한 전술을 잘 이행한 경기기도 했다. 한국은 이날 고지대에 적응한 효과를 충분히 봤다. 킥 정확도 면에서도 체코보다 좋았고, 후반 중반 이후 체코에 비해 체력도 덜 고갈된 상태였다. 또한 상대가 뒷공간 커버에 취약하다는 점을 고려해 롱킥을 통한 배후 공략 혹은 세컨볼 싸움으로도 재미를 봤다.

관련해 김승규는 “고지대는 우리가 처음 오고 일주일 동안은 슈팅 속도도 그렇고 내가 킥을 했을 때도 거리감을 맞추기가 힘들었다. 지금은 적응돼서 경기 중에 큰 문제가 없었다”라며 “체코 선수들이 맨투맨으로 우리에게 들어와서 뒤에 공간이 많이 남고, (손)흥민이나 빠른 선수들이 많으니까 공간 싸움을 하자고 했다. 준비된 패턴이었다”라고 말했다.

이번 월드컵을 앞두고 김승규에게는 경사가 있었다. 얼마 전 딸이 세상에 나온 것. 다만 김승규는 월드컵 준비로 한창 미국 솔트레이크시티에서 담금질을 하는 중이었기에 출산하는 아내를 곁에서 지키지 못했고, 이 미안함을 지난 인터뷰에서 밝힌 바 있다.

김승규는 이날 승리를 딸의 덕으로 돌렸다. 그는 “경기장 출발하기 전에도 딸과 영상 통화를 했다. 지금까지는 자는 모습만 봤는데 오늘은 신기하게 오기 전에 눈도 제대로 뜨고 눈도 많이 마주쳤다. 그래서 힘이 많이 났다”라고 말했다.

김승규(월드컵 대표팀). 김희준 기자
김승규(월드컵 대표팀). 김희준 기자

1년 전까지만 해도 십자인대 부상 등으로 월드컵 출전이 불투명했던 김승규이기에 이번 승리가 더욱 값질 법하다. 김승규는 “1년 전까지만 해도 경기장에 복귀할 수 있을지 고민했던 시기가 있었다. 부상을 이겨내고 월드컵에서 선발로 나오고 승리까지 가져왔다. 힘들었던 지난날을 보상받은 기분이다. 수술 후 재활이 정말 힘들고 지칠 때도 있다. 부상에서 회복하고 재활에 힘들어하는 선수들이 있으면 나를 보고 조금이라도 힘을 냈으면 좋겠다”라며 자신이 ‘인간 승리’의 한 표본이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날 멕시코 팬들은 마치 한국 팬인 듯 한국을 위해 열성적인 응원을 펼쳤다. 어떤 때는 한국의 홈구장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다만 멕시코 팬들은 일주일 뒤에 같은 열정으로 한국이 아닌 멕시코를 응원할 것이다.

김승규는 “우리도 워밍업을 하고 들어와서 멕시코 팬들이 우리를 응원해주니까 여기가 홈 분위기도 나고 하니까 홈이다 생각하고 경기에 임하자고 선수들끼리 얘기했다”라며 “선수들이 개막전을 다 본 것 같은데 개막전에서 국가를 부를 때부터 분위기가 남아공이 기가 죽고 멕시코로 넘어갔다고 생각했다. 준비해야 할 것 같다”라며 경계심을 보였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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