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A가 바꾸는 증권업/상]'수수료 장사' 넘어 IMA 경쟁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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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가 바꾸는 증권업/상]'수수료 장사' 넘어 IMA 경쟁 본격화

비즈니스플러스 2026-06-12 18:27:39 신고

증권업계가 단순 주식 거래 수수료 경쟁을 넘어 고객 자금을 직접 운용하는 사업 모델 전환에 나서고 있다. 종합투자계좌(IMA)가 본격적인 시장 형성 단계에 접어들면서 증권사의 경쟁 기준도 영업망과 거래량에서 자본력과 운용 역량으로 이동하는 모습이다. 이에 본지는 두 차례에 걸쳐 IMA가 가져올 증권업 구조 변화와 향후 업계 재편 가능성을 짚어본다.[편집자주]

그래픽=챗GPT
그래픽=챗GPT

국내 증권업계의 경쟁 구도가 바뀌고 있다. 과거 증권사의 핵심 경쟁력이 주식 거래 시장점유율과 위탁매매 수수료였다면, 앞으로는 고객 자금을 얼마나 확보하고 이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운용하느냐가 새로운 경쟁 기준으로 떠오르고 있다.

변화의 중심에는 종합투자계좌(IMA)가 있다. IMA는 증권사가 고객으로부터 받은 자금을 직접 운용해 기업금융, 회사채, 벤처·모험자본 등에 투자하고 운용 성과를 고객에게 돌려주는 구조다. 증권사가 단순히 금융상품을 판매하는 역할을 넘어 직접 자금을 조달하고 운용하는 사업자로 확대되는 셈이다.  

IMA 제도는 지난 2017년 도입됐지만 그동안 시장 활성화는 제한적이었다. 높은 자기자본 요건과 운용 역량 확보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IMA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자기자본 8조원 이상의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요건을 충족해야 하는데, 그동안 이를 갖춘 증권사가 많지 않아 실제 상품 출시와 경쟁은 본격화되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분위기가 달라졌다. 금융당국이 모험자본 공급 확대를 위해 IMA 시장 활성화에 힘을 싣는 가운데 대형 증권사들이 잇따라 자본 확충에 나서면서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실제 올해 들어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우리투자증권 등 주요 증권사들이 유상증자 등을 통해 자기자본 확대에 나섰다. 단순 재무 건전성 확보를 넘어 IMA와 기업금융(IB) 등 자기자본 기반 사업 확대를 위한 '실탄 확보' 성격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NH투자증권은 지난 2일 NH농협금융지주를 대상으로 40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조달 자금은 IMA 사업 확대와 기업금융 경쟁력 강화를 위한 자본 기반 확충에 활용될 예정이다. 증자 이후 NH투자증권의 자기자본은 9조원대 수준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앞서 NH투자증권은 올해 3월 금융위원회로부터 IMA 사업자로 지정됐다.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에 이어 세 번째 IMA 사업자가 된 것이다.  

업계에서는 IMA 경쟁이 단순히 새로운 금융상품 시장을 넘어 증권사의 사업 모델 자체를 바꾸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존 증권사는 고객이 주식을 사고팔 때 발생하는 거래 수수료, 상품 판매 수수료 등이 주요 수익원이었지만 IMA는 고객 자금을 직접 운용해 운용 수익을 창출하는 구조다. 증권사 입장에서는 은행의 예대마진처럼 자본을 활용해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할 수 있는 사업 기회다.

다만 은행과 동일한 방식은 아니다. 은행이 예금을 받아 대출 중심으로 자금을 운용한다면, 증권사는 고객 자금을 기업금융과 투자 영역에 활용해 자본시장으로 공급하는 역할이 핵심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IMA는 증권사가 고객 자금을 기반으로 기업과 자본시장에 연결하는 새로운 성장 모델"이라며 "결국 경쟁력은 얼마나 많은 돈을 모으느냐보다 확보한 자금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운용해 수익을 만들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IMA 시장 확대는 증권사 간 자본력 격차를 더욱 부각시키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IMA는 고객 자금을 직접 운용하는 사업인 만큼 충분한 자기자본과 안정적인 운용 역량이 필수다. 이에 IMA 사업을 준비하며 증권사들의 자기자본 확대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자기자본이 충분한 대형 증권사는 IMA 사업뿐 아니라 기업금융(IB), 인수금융, 대체투자 등 자기자본 활용이 필요한 사업에서도 상대적으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가능성이 있다. IMA 자체가 다른 IB 사업을 직접 확대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증권사들이 자본 확충을 통해 전반적인 투자 여력을 키우는 흐름으로 연결될 수 있어서다.

결국 최근 증권업계의 증자 경쟁은 단순한 몸집 키우기가 아니라 향후 금융산업 주도권을 둘러싼 경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중소형 증권사는 자본 부담으로 인해 새로운 성장 사업 진입 및 확대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앞으로 증권사의 경쟁력은 고객 수나 거래량보다 자본을 어떻게 활용하는지가 더 중요해질 것"이라며 "IMA는 증권사가 투자은행(IB) 기능을 강화하고 자본시장 내 역할을 확대하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연호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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