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교육 현장에서 진행된 한 한국 기업의 디지털 교육 프로젝트가 글로벌 관심을 받고 있다. 국내 에듀테크 기업 폭스커넥트(FOX Connect)의 해외법인 그로우엑스에듀케이션(Grow X Education)이 케냐 학교에 인터넷 기반 교육 환경을 구축한 사례가 최근 일론 머스크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확산되면서다.
교육 업계에서는 단순한 해외 사회공헌을 넘어, AI 교육과 디지털 교육이 실제 교육격차 해소에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시험 사례라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장기적 지속 가능성과 학습 성과 검증은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화제가 된 출발점은 지난 6월 9일 그로우엑스에듀케이션 공식 X(옛 트위터) 계정에 올라온 게시물이었다.
게시물에는 케냐의 한 학교장이 인터넷 연결이 어려운 지역 학교를 위해 스타링크(Starlink) 키트를 받으러 왕복 9시간을 이동한 이야기가 담겼다. 인터넷 접근성이 낮은 학교에 위성 인터넷이 설치된 뒤 약 한 달 만에 교사의 디지털 도구 활용 비율이 57%에서 82%로 증가했고, 학생들의 디지털 과제 수행 건수도 두 배 가까이 늘었다는 내용이다.
해당 게시물은 공개 직후 약 12만9000회 이상의 조회 수를 기록했다. 이후 스타링크 공식 계정이 게시물을 재공유하며 “케냐 오지 30개 학교에 연결성을 제공해 학생과 교사의 디지털 리터러시를 높이고 있다”고 소개했다. 게시물 조회 수는 2500만 회 이상으로 확대됐다.
결정적으로 테슬라와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인 Elon Musk가 자신의 X 계정을 통해 “Starlink helping schools in Kenya”라는 짧은 문구와 함께 재공유하면서 국제적 관심이 집중됐다.
다만, SNS 확산 자체가 교육 성과를 입증하는 근거가 되는 것은 아니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실제 교육 효과는 학습 성취도, 장기적 참여율, 교사 역량 변화 등 후속 데이터 검증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다.
그로우엑스에듀케이션 측 설명에 따르면 이번 사업은 단기간 이벤트성 프로젝트가 아니라 약 2년 반 동안 현장에서 진행된 교육 인프라 구축 사업의 결과물이다.
회사는 케냐 교육부 산하 CEMASTEA(아프리카수학·과학·기술교육센터)와 협력해 전국 30개 학교에 스타링크 기반 인터넷 환경을 설치했다. 그 결과 약 3만2000명의 학생과 1000여 명의 교사가 안정적인 인터넷 환경에서 디지털 학습 도구를 사용할 수 있게 됐다는 설명이다.
사업 착수 전 조사에서는 참여 학교 중 41%가 인터넷 부족을 교육 혁신의 가장 큰 장애요인으로 꼽았다.
인터넷 환경이 구축된 이후 ICT 수업에 높은 관심을 보인 학생 비율은 57%에서 89%까지 증가했다. 교사들 역시 수업 준비, 평가, 학습 관리 영역에서 디지털 도구 활용 범위를 넓힌 것으로 조사됐다.
교육 현장에서 AI 기반 학습 서비스나 디지털 교육 콘텐츠가 제대로 작동하려면 안정적인 네트워크 환경이 우선돼야 한다는 점에서, 단순 콘텐츠 제공보다 인프라 구축을 먼저 추진한 점은 눈여겨볼 대목이다.
폭스커넥트와 그로우엑스에듀케이션은 디지털 인프라 확대와 함께 사회정서학습(SEL) 및 AI 기반 학습 모델도 접목하고 있다.
폭스커넥트는 국내에서 놀이·경험·교육·심리를 결합한 미래교육 플랫폼을 운영하며, 학습 데이터와 개인별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교육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회사는 AWS,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등 글로벌 기업과 협업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로우엑스에듀케이션과 폭스커넥트를 이끄는 이종탁 대표는 “아이들이 무언가를 배우기 전에 자기 자신을 이해하고 타인과 협력하는 힘을 갖추는 과정이 중요하다”며 “사회정서학습은 미래 사회 핵심 역량 가운데 하나”라고 말했다.
이어 “케냐 현장에서 사업을 진행하면서 인터넷 연결 자체가 교육 기회와 직결된다는 사실을 체감했다”며 “연결된 교실 안에서 학생들의 학습 참여도 변화 가능성을 직접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그로우엑스에듀케이션은 현재 필리핀대학교와 협력 모델 구축을 추진 중이며, 아프리카와 동남아시아 등 교육 인프라가 부족한 국가로 사업 확대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AI 교육 시대의 핵심 경쟁력이 단순한 기술 개발을 넘어 ‘누가 기술에 접근할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고 본다. 교육격차 해소 논의에서 인터넷 연결과 디지털 접근성이 중요한 변수로 떠오르는 배경이다.
다만, 위성 인터넷 기반 교육 사업은 유지 비용과 현지 운영 역량, 장기 재원 확보 문제를 함께 해결해야 지속성을 담보할 수 있다. 디지털 접근 확대가 실제 학습 수준 향상으로 이어지는지에 대한 객관적 데이터 축적도 필요하다.
케냐에서 시작된 이번 프로젝트는 한국 에듀테크 기업이 글로벌 교육 문제 해결에 어떤 방식으로 참여할 수 있는지 보여준 사례라는 점에서 업계 관심을 끌고 있다. 단순 기술 공급을 넘어 현장 적합성과 교육 효과를 얼마나 입증할 수 있을지가 다음 과제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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