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ECB, 3년 만에 기준금리 인상…중동발 인플레 우려에 첫 긴축 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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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ECB, 3년 만에 기준금리 인상…중동발 인플레 우려에 첫 긴축 카드

폴리뉴스 2026-06-12 13:31:51 신고

유럽중앙은행(ECB)이 약 3년 만에 기준금리를 기존 연 2.0%에서 2.2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사진=연합뉴스]
유럽중앙은행(ECB)이 약 3년 만에 기준금리를 기존 연 2.0%에서 2.2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사진=연합뉴스]

유럽중앙은행(ECB)이 중동 전쟁 장기화에 따른 에너지 가격 급등과 인플레이션 재확산 우려를 이유로 약 3년 만에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중동발 에너지 충격 이후 주요 선진국 중앙은행이 금리 인상에 나선 첫 사례로, 글로벌 통화정책 기조 변화 여부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CB는 11일(현지시간)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예금금리를 기존 연 2.0%에서 2.2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고 밝혔다.

시장 예상에 부합한 결정으로, ECB가 기준금리를 인상한 것은 2023년 9월 이후 처음이다. 이번 금리 인상은 정책위원 전원의 찬성으로 결정됐다.

이번 조치로 유로존 정책금리는 사실상 1년 전 수준으로 되돌아가게 됐다.

ECB는 이번 금리 인상의 가장 큰 배경으로 중동 지역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에 따른 에너지 가격 상승을 꼽았다.

이스라엘과 이란 간 충돌이 장기화되면서 중동 에너지 인프라 피해와 호르무즈 해협 운항 차질 우려가 지속되고 있고, 이에 따른 국제유가와 천연가스 가격 상승이 유럽 물가 전반을 압박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중동 분쟁이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상당한 에너지 충격을 초래하고 있다"며 "금리 인상의 필요성은 매우 명백했다"고 밝혔다.

이어 "인플레이션이 에너지 부문을 넘어 경제 전반으로 확산되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며 "이번 결정은 선제적 대응이 아니라 현재 상황에서 필요한 정책 판단"이라고 강조했다.

ECB는 이날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향후 물가 전망도 상향 조정했다.

ECB는 올해 유로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평균 3.0%를 기록하고, 2027년에도 2.3%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ECB의 물가 목표치인 2%를 상당 기간 웃도는 수준이다.

실제로 유로존의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2%로 집계되며 3개월 연속 목표치를 초과했다.

특히 ECB는 국제유가가 배럴당 165달러를 넘어서는 비관적 시나리오에서는 올해 물가상승률이 4.0%, 2027년에는 5.3%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에너지 가격 충격이 서비스업과 제조업 전반의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경우 물가 통제가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이다.

라가르드 총재는 "임금 상승세는 다소 완화될 것으로 보이지만 기업들은 여전히 판매가격 인상을 계획하고 있다"며 "에너지 가격 상승이 근원 인플레이션까지 자극하는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ECB는 경제 성장 전망은 낮춰 잡았다. 올해 유로존 성장률 전망치는 0.8%, 2027년 성장률은 1.2%로 제시하며 기존 전망보다 소폭 하향 조정했다.

시장에서는 물가 상승과 경기 둔화가 동시에 나타나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ECB의 정책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에너지 가격 상승이 소비 위축과 기업 비용 증가를 유발하면서 성장률은 낮추는 반면 물가는 끌어올리는 구조가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ECB는 추가 금리 인상 여부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유지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향후 결정은 경제지표와 데이터를 기반으로 회의마다 판단할 것"이라며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다만 금융시장은 ECB가 연내 한 차례 이상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을 상당 부분 반영하고 있다.

금리스와프 시장에서는 올해 말까지 최소 0.25%포인트 추가 인상 가능성이 우세하게 반영되고 있으며, 오는 7월 회의에서 연속 인상이 단행될 확률도 약 30% 수준으로 평가된다.

전문가들의 평가는 엇갈린다. 프린시펄 자산운용의 시마 샤 수석 글로벌 전략가는 "높아진 물가 전망과 제한적인 성장률 하향 조정은 ECB가 인플레이션 대응을 최우선 과제로 보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추가 긴축 가능성을 전망했다.

반면 독일 베렌베르크은행의 홀거 슈미딩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에너지 공급 충격에 금리 인상으로 대응하는 것은 정책적 실수가 될 수 있다"며 "유럽 경제에 불필요한 경기 침체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CB의 금리 인상은 다음 주 예정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회의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전망이다.

현재 시장은 연준이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최근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상승세를 보이면서 추가 긴축 가능성도 다시 거론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ECB의 결정이 주요 중앙은행들이 경기 둔화보다 인플레이션 재확산 위험을 더 우려하기 시작했다는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특히 유럽이 미국보다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아 충격을 먼저 받고 있지만, 중동 전쟁 장기화로 국제 에너지 가격 상승이 지속될 경우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 중앙은행들도 통화 긴축 압력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폴리뉴스 김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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