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탄불=연합뉴스) 김동호 특파원 =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또 한차례 날 선 비방을 주고받았다.
11일(현지시간) 튀르키예 국영 아나돌루 통신에 따르면 에르도안 대통령은 전날 집권 정의개발당(AKP) 의원총회 연설에서 "네타냐후와 그의 범죄 조직이 시리아와 레바논을 공격하는 것이 튀르키예까지 위협하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인류 역사상 가장 잔혹한 학살을 자행하는 이스라엘이 이란 공격에 만족하지 않고 레바논 침공을 시작했다"며 "현 정부 하의 이스라엘은 갈수록 오만해지고 있으며, 지역뿐 아니라 인류 전체에 위협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85년 전 히틀러의 만행에 대한 침묵과 무대응이 전세계적으로 8천만명의 목숨을 앗아갔다"며 "오늘날 똑같은 실수가 되풀이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네타냐후 총리는 엑스(X·옛 트위터)에 영어와 히브리어로 동시에 성명을 내고 "쿠르드족에 대한 집단학살을 자행하고, 하마스 테러 조직을 지원하며, 자국민을 억압하고, 정적들을 투옥하는 반유대주의 독재자 에르도안은 이스라엘에 도덕성을 훈계할 자격이 전혀 없다"고 받아쳤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스라엘, 그리고 전세계에서 가장 도덕적인 군대인 이스라엘방위군(IDF)은 중동과 전세계를 위협하는 이란과 그 대리세력에 대해 계속해서 강력한 행동을 하겠다"고 했다.
최근 양국 장관들이 말싸움을 벌인 데 이어 정상 간 충돌로까지 번지는 양상이다.
지난 6일 무스타파 치프트치 튀르키예 내무장관이 "예루살렘 해방"을 거론하며 "신의 뜻대로라면 그곳들은 다시 우리의 통치와 통제 아래에 놓이게 될 것"이라고 발언해 이스라엘을 자극했다. 튀르키예 공화국의 전신 오스만 제국은 현재 이스라엘 영토를 포함해 중동 지역 상당 부분을 통치했었다.
이에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예루살렘은 3천년간 유대 민족의 수도였고, 앞으로도 영원히 이스라엘의 수도로 남을 것"이라며 "당신과 에르도안이 꿈꾸는 오스만 제국은 이미 붕괴했다"고 일갈했다.
2023년 10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으로 발발한 가자지구 전쟁 이후 튀르키예가 하마스를 편들고 이스라엘을 비난하면서 양국 관계는 급속도로 악화했으며, 에르도안 대통령과 네타냐후 총리가 직접 나서 상대를 비난하는 일도 계속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0일 튀르키예와 이스라엘 사이 분쟁이 발생할 가능성을 질문받자 "그런 얘기는 못 들어봤다"며 "튀르키예와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그들은 나를 존중하고 나도 그들을 존중한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에르도안 대통령에 대해 "그는 아주 좋은 친구"라며 "훌륭한 지도자이자 강인한 사람"이라고 높게 평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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