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분에 취약한 제조 공정 극복…"대면적 제조에 필요한 기술적 기반"
(울산=연합뉴스) 김용태 기자 = 초고효율 태양전지인 페로브스카이트·실리콘 탠덤 태양전지의 대량 생산을 가능케 하는 물질이 개발됐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에너지화학공학과 석상일 특훈교수, 신소재공학과 최경진 교수 연구팀이 사우디아라비아 KAUST 연구팀과 함께 고효율 탠덤 태양전지의 대량 생산에 필요한 3성분 전지 계면 코팅 물질을 개발했다고 11일 밝혔다.
페로브스카이트·실리콘 탠덤 태양전지는 페로브스카이트 전지와 실리콘 전지를 위아래로 쌓은 초고효율 전지다.
위쪽 페로브스카이트가 짧은 파장의 태양 빛을 먼저 흡수하고, 아래쪽 실리콘이 남은 빛을 흡수해 기존 실리콘 태양전지보다 더 높은 효율을 낼 수 있어 '꿈의 태양전지'로도 불린다.
연구팀이 개발한 물질은 페로브스카이트층을 올리기 전에 전극 표면에 먼저 깔리는 얇은 접촉층이다.
이 층이 고르게 붙어 있어야 그 위에 바르는 페로브스카이트 용액이 균일하게 퍼진다. 전기 입자(전하)가 사라지는 결함도 줄어든다.
기존에 쓰던 SAM 코팅층은 공기 중 수분이 있으면 전극 위에 고르게 붙지 못하고, 페로브스카이트 용액을 바르는 과정에서 쉽게 흐트러졌다.
이 때문에 고효율 전지는 수분과 산소를 차단한 특수 설비 안에서 만들어야 했고, 이는 대면적 생산 비용을 높이는 요인이 됐다.
연구팀은 SAM 물질인 Me-4PACz에 GDMA와 AG를 결합해 3성분 물질을 만들었다.
GDMA는 코팅층이 전극 위에 고르게 퍼지고 열처리 뒤 단단히 붙도록 돕는다.
AG는 페로브스카이트와 맞닿는 부분의 결함을 줄이는 역할을 한다. 결함이 줄어들면 빛을 받아 생긴 전하가 중간에 소실되지 않고, 전극으로 더 잘 이동해 태양전지의 효율과 전압이 높아진다.
3성분 물질을 적용한 탠덤 전지는 일반 대기 중에서 만들었는데도 31.72%의 효율을 기록했다. 이는 대기 중 제조 탠덤 전지 중 세계 최고 효율이다.
내구성도 향상돼 겉을 감싸는 보호 포장 없이 85도의 공기 중에 600시간을 방치한 뒤에도 처음 성능의 92% 이상을 유지했다. 실제 태양광을 모방한 강한 빛을 1천시간 연속으로 쬔 후에도 90% 이상의 효율을 기록했다.
이 물질은 페로브스카이트 전지 단독 제작 시에도 수율을 높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7×7㎠ 대면적 기판에서도 페로브스카이트 박막이 고르게 만들어졌고, 불량률이 낮아졌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석상일 교수는 "고효율 탠덤 태양전지를 상용화하려면 성능뿐 아니라 실제 공정에서의 재현성과 생산 비용까지 함께 해결해야 한다"며 "수분이 있는 일반 대기 중에서도 균일한 계면 박막과 높은 재현성을 확보할 수 있음을 보인 만큼, 대면적 제조 공정으로 확장하는 데 필요한 기술적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광학·광자공학 분야 국제 학술지 '네이처 포토닉스'(Nature Photonics)에 지난 1일 공개됐다.
연구는 현대자동차,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 기후에너지환경부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등의 지원을 받았다.
yongt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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