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늘없이 화상 어쩌나…" 이탈리아 해변 파라솔 제한 갑론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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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늘없이 화상 어쩌나…" 이탈리아 해변 파라솔 제한 갑론을박

연합뉴스 2026-06-11 16:14:25 신고

푼타 몰렌티스 해변서 시행…"해변 환경 보호 목적"

해변에 설치된 파라솔 해변에 설치된 파라솔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현영복 기자 = 이탈리아의 유명 관광지인 한 해변에서 10∼65세 해수욕객은 파라솔을 설치하지 못하도록 한 조례가 시행돼 논란이 일고 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10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사르데냐 남동쪽 해안 빌라시미우스 지역의 푼타 몰렌티스 해변에서 지난 6일부터 해변 환경 보호를 명목으로 해당 조례가 시행됐다고 보도했다.

이 조례에 따르면 10살 미만 어린이나 노인이 있는 가족만 해변에서 햇볕을 피할 수 있는 파라솔을 설치할 수 있다.

불에 잘 타는 그늘막이나 텐트도 설치할 수 없고, 해수욕객은 해변 접근을 위해 10유로(약 1만7천600원)를 지불해야 한다.

이번 조치는 작년 7월 방화범이 이 지역에서 대형 산불을 낸 것을 계기로 마련됐다. 당시 여러 대의 자동차가 불타고 수십 명이 보트로 대피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빌라시미우스 지역 당국은 보존 구역으로 지정된 곳에 있는 해변 생태계를 보호하기 위해 조치를 취해야 했다고 밝혔다. 이 지역 의회도 최근의 산불과 이례적인 해양 기상 현상 등으로 인해 이번 조치를 시행할 수 밖에 없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온라인을 중심으로 파라솔 설치 금지 조치에 대한 비판이 나오고 있다.

페이스북의 한 이용자는 "해변에서 아름다운 하루를 보내고 응급실에서 화상으로 20시간을 지냄. 조례 제정 관계자들은 미리 이번 조치를 시험해 보다가 뇌가 타버린 것 같다"고 적었다.

한 소셜미디어 사용자는 "공중 보건을 고려하지 않은 부끄러운 조치"라며 빌라시미우스 관광을 보이콧하고 다른 지역을 선택하자고 제안했다.

또 다른 소셜 미디어 이용자는 환경 오염이 이유라면 자외선 차단제를 금지하는 게 차라리 낫다고 꼬집었다.

텔레그래프는 이탈리아의 여름철 생활과 해안 관광에 뿌리 깊게 자리 잡은 해변 클럽 문화가 이런 논쟁을 불러일으켰다고 해석했다.

이 해변 클럽들은 유료 고객에게 우산과 일광욕실, 샤워 시설 등을 제공하고 음식과 음료도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

비평가들은 한때 공유됐던 국가 자산이 점점 더 이익을 위해 분할되고 해안에 대한 접근도 가격에 의해 조절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youngbo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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