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도시’로 불리는 부산에 세계에서 단 하나뿐인 야구 테마 등대가 있다. 부산 기장군 칠암항 방파제 끝에 자리한 ‘칠암항남방파제등대’, 이른바 ‘야구등대’다. 단순한 항로시설을 넘어 부산 야구 문화와 지역 정체성을 담은 상징물로 자리 잡으며 관광객과 야구팬들의 발길을 끌고 있다.
해양수산부가 선정한 ‘6월 이달의 등대’에 이름을 올린 칠암항남방파제등대는 2010년 11월 첫 불을 밝혔다. 높이 약 10m 규모의 등대는 야구 배트와 헬멧을 형상화한 외관이 특징이다. 하단에는 야구공과 글러브 조형물이 설치돼 멀리서도 한눈에 야구를 떠올리게 한다.
등대 조성 배경에는 한국 야구사의 상징적 순간이 담겼다. 2008년 2008 Beijing Olympics baseball tournament에서 대한민국 대표팀이 전승 우승으로 금메달을 획득한 감동을 기념하기 위해 건립됐다. 부산이 ‘구도(球都)’라는 별칭을 가진 도시라는 점도 상징성을 더했다. 내부에는 최동원 관련 사진과 기록물이 전시돼 부산 야구의 역사성을 되새길 수 있다.
◇야구등대만 보고 끝? ‘갈매기·붕장어’까지 품은 칠암항
칠암항의 매력은 야구등대 하나에 그치지 않는다. 방파제 맞은편에는 갈매기를 형상화한 붉은색 ‘갈매기 등대’가 서 있고, 항구 주변에는 기장 특산물인 붕장어를 상징하는 노란색 ‘붕장어 등대’도 자리한다.
세 등대는 각각 흰색, 빨간색, 노란색의 강렬한 색감으로 바다 풍경과 대비를 이루며 사진 명소로 떠올랐다. 도보 여행객들 사이에서는 “걸을수록 포토존이 이어지는 항구”라는 평가도 나온다. 특히 SNS 인증 여행지를 찾는 젊은 층 방문이 늘고 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스탬프 찍고 기념품까지…가족 여행객 발길
칠암항은 해양수산부 산하 한국항로표지기술원이 운영하는 등대 여행 프로그램에도 포함돼 있다. ‘재미있는 등대 스탬프투어’ 참가자는 현장을 방문해 스탬프를 모으고 ‘등대여권’을 채울 수 있다.
2026년 진행 중인 ‘이달의 등대 스탬프투어’ 코스에도 포함됐다. 참가자는 등대와 함께 인증사진을 촬영한 뒤 미션을 수행하면 되며, 연간 선정된 12개 등대를 모두 방문하면 완주 인증서와 기념품을 받을 수 있다.
◇붕장어 맛집부터 드라마 촬영지까지…하루 코스 완성
칠암항은 미식 여행지로도 유명하다. 지역 특산물인 붕장어는 담백한 맛과 쫄깃한 식감으로 알려져 있으며, 붕장어회와 양념구이는 지역 대표 음식으로 꼽힌다.
인근 관광지도 풍성하다. 임랑해수욕장과 일광해수욕장에서는 한적한 해변 산책을 즐길 수 있고, 드라마 촬영지로 유명한 죽성드림세트장(죽성성당)은 바다를 배경으로 한 이국적인 풍경 덕분에 사진 명소로 자리 잡았다. 조금 더 이동하면 해동용궁사와 오시리아 관광단지까지 둘러볼 수 있다.
다만 칠암항 일대는 대중교통 접근성이 다소 제한적이고 주말에는 방문객이 몰리는 편이라 이동 동선 계획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바다 풍경과 야구 문화, 미식 체험을 한 번에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부산 근교 여행지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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