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 피싱사기수사계는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의 한 호텔에 거점을 마련하고 한국인을 상대로 주식 투자 사기를 벌인 리딩방 사기 조직원 10명을 검거해 이 중 9명을 구속했다고 11일 밝혔다. 이들에게는 범죄단체가입·활동 및 사기 혐의가 적용됐다.
경찰은 이들이 취득한 범죄수익 중 2억7300만 원에 대해 기소 전 추징보전을 완료했으며, 해외에 은신 중이던 조직원 1명도 지난 5월 28일 현지에서 추가 검거해 송환 절차를 진행 중이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2024년 2월부터 2026년 2월까지 피해자 59명으로부터 약 99억원 상당을 편취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실존하는 주식 전문가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댓글창에 ‘전문가 상담 URL 주소’를 게시해 피해자들을 네이버 밴드로 유인하는 수법을 썼다. 이후 국내 증권회사 비서로 행세하며 일정 기간 각종 주식 투자 정보를 무료로 전달하는 이른바 ‘주식 투자 교육’을 진행해 피해자들의 신뢰를 확보했다.
신뢰가 형성되면 밴드방 회원만을 상대로 ‘비밀 프로젝트’를 진행한다며 ‘AI 추천 종목’ 등을 매수하면 600% 이상의 고수익을 보장한다고 속여 투자를 유도했다. 투자를 망설이는 피해자들에게는 투자자를 사칭한 조직원인 이른바 ‘바람잡이’가 사치를 즐기는 사진을 올리며 투자를 부추겼다.
|
투자금이 입금되면 앱스토어에서 실제 증권사가 운영하는 앱과 유사하게 만든 가짜 앱을 설치하도록 했다. 이어 허위의 주식 거래 화면과 수익률을 보여주며 큰 수익이 나는 것처럼 피해자들을 안심시켰고, 장기간에 걸쳐 다액의 투자금을 지속적으로 입금하게 만들어 돈을 가로채 온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에 적발된 조직은 외국인 총책 하에 한국인 조직원들이 가담한 분업 체계의 범죄단체다. 외국인 총책은 캄보디아 시아누크빌 소재 호텔의 18층과 19층에 콜센터 사무실과 조직원 숙소를 마련하고, 하부 조직으로 한국인 12명으로 구성된 4개 콜센터 팀을 두고 활동했다. 외국인 총책은 현지 단속 당시 체포돼 본국으로 추방됐다.
이들은 콜센터 조직 내에서 철저하게 역할을 분배했다. 국내 증권사 비서로 사칭해 고수익을 미끼로 주식 매수를 유도하는 역할, 의심하는 피해자들에게 접근해 자신도 수익을 보았다고 속이는 역할, 중국어로 된 범행 시나리오를 한국어로 번역하는 역할 등을 상세히 구분해 각 팀에 고루 배치했다.
조직원들은 지역 선·후배의 소개나 현지 모집책의 포섭, 인터넷 부업 광고 등을 통해 가담했다. 이들은 비서와 바람잡이 역할의 경우 미화 4000~1만 달러, 번역가는 미화 8000달러를 수당으로 지급받았다. 또한 피해자들의 반응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해 총책에게 보고하며 범행 시나리오를 수시로 점검·수정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사건은 범정부 ‘초국가범죄 특별대응TF’와 캄보디아 수사 당국의 공조를 통해 수사가 진행됐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주식 시장 활성화에 편승해 증권회사를 사칭한 주식 투자사기가 크게 늘고 있다”며 “투자 관련 단체방 링크에는 절대로 접속하지 말고, 설치를 요구하는 앱은 반드시 실제 증권사 앱인지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투자 리딩방의 경우 자본시장법상 유사투자자문업으로서 금융당국의 등록이나 허가를 받아야 하므로, 해당 업체나 직원의 등록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 달라”고 덧붙였다.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