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치료와 방사선치료는 암 치료에 필수적이지만, 치료 과정에서 근육 감소와 만성 피로, 면역 기능 저하, 생물학적 노화 촉진 등 다양한 후유증을 남길 수 있다. 그런데 10주간의 근력운동이 이러한 부정적 변화를 일부 되돌릴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로스웰파크 종합암센터(Roswell Park Comprehensive Cancer Center) 연구팀은 암 치료 종료 후 최소 18개월 이상 지난 장기 암경험자를 대상으로 맞춤형 근력운동 프로그램을 실시한 결과, 신체 기능뿐 아니라 면역 건강과 장내미생물 환경까지 개선되는 변화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 종양학 학술지 '캔서스(Cancers)'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노쇠 상태이거나 노쇠 위험이 있는 암경험자 8명과 보호자 8명을 대상으로 10주간 운동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프로그램은 하체 운동 3종, 상체 운동 4종, 코어 운동 3종, 유산소 운동 1종으로 구성됐으며 참가자의 건강 상태에 맞춰 조정됐다. 연구진은 운동 전후 혈액과 대변 샘플을 채취해 유전자 발현과 장내미생물 변화를 분석했다.
그 결과 암경험자들은 평균 1.1㎏의 체중 감소와 함께 체지방량이 줄었으며 근육량은 유지되거나 증가했다. 단순한 체형 변화에 그치지 않고 면역계에서도 의미 있는 변화가 나타났다.
운동 전 암경험자에게서는 만성 염증과 면역 노화를 시사하는 유전자 발현 패턴이 두드러졌지만, 10주 후에는 이러한 특징이 크게 감소해 건강한 대조군과 유사한 수준으로 변화했다. 특히 바이러스 감염 반응과 관련된 인터페론 신호는 감소했고, 면역 방어의 핵심 역할을 하는 T세포 활성화 신호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장내미생물 분석에서도 긍정적인 변화가 확인됐다. 운동 시작 전에는 암경험자와 보호자 사이에 미생물 기능 차이가 뚜렷했지만, 운동 프로그램 종료 후에는 그 차이가 거의 사라졌다. 최근 장내미생물은 면역항암제 반응성과 염증 조절, 암 재발 위험과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암 치료 분야의 중요한 연구 주제로 주목받고 있다.
연구를 주도한 셔넌 홀턴 박사는 "구조화된 근력운동 프로그램이 암경험자의 근력 향상뿐 아니라 면역 건강 개선에도 도움이 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며 "근력운동은 단순히 근육을 키우는 활동이 아니라 암 치료로 인한 생물학적 노화 현상을 일부 되돌리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연구는 암경험자 8명과 보호자 8명 등 총 16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파일럿 연구라는 한계가 있다. 연구 규모가 작아 모든 암경험자에게 동일한 효과가 나타난다고 단정할 수는 없으며, 향후 더 큰 규모의 임상 연구를 통해 결과를 검증할 필요가 있다.
Copyright ⓒ 캔서앤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