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 뉴스1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국민은 영원하고 정권은 짧다"는 발언 후폭풍이 거세다. 민주당 내부에선 '야당 대표가 할 소리'라며 불편한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정 대표는 전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야당은 야당다울 때, 여당은 여당다울 때 국민의 지지를 얻는다"며 "민심이 천심, 국민이 곧 하늘로 국민을 이기는 정권은 없다. 국민은 영원하고 정권은 짧다"고 했다. 8월 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정 대표 측과 친명계(친이재명계)와의 갈등이 고조되는 중이어서 정부를 겨냥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이재명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은 이날 CBS 라디오에 출연해 “‘정권은 짧다’는 표현은 야당에서 나와야 되는 표현 아니겠나”며 “국민의힘의 장동혁 대표가 늘 하는 정치적인 레토릭인가 했는데, 우리 당 대표 입에서 나와 상당히 많은 비판이 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저런 발언은 정말 부적절했다"며 "대단한 실언이라고 생각한다”고 질타했다.
그는 정 대표 발언이 지방선거 책임에 대해 ‘국민을 믿고 난 가겠다’는 뜻 아니냐는 진행자 질문에 “당 대표의 책임을 스스로 지고 ‘국민을 보호하겠다’ 이렇게 해야지, 민주당 당 대표직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정권은 짧다'고 하는 것은 그야말로 어불성설”이라고 꼬집었다.
김 전 부원장은 지방선거 결과와 관련해 정 대표의 책임론도 부각했다. 기초자치단체장 선거에서 115(민주당)대 95(국민의힘)로 양당이 큰 차이 없는 성과를 거뒀다는 점을 들며 “이것은 거의 완패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에둘러 정 대표를 비판했다. 그러면서 “전략의 부재가 가장 큰 패인”이라고 진단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8일 취임 1주년 회견에서 이번 선거 결과에 대해 "최소한 성공은 아니다. 국민의 경고"라고 했다. 이를 두고 이 대통령이 정청래 지도부에 불만을 드러낸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일각에선 이 대통령이 정 대표가 대표직 연임에 도전하지 않았으면 한다는 심정을 드러냈다는 풀이도 내놨다. 이 대통령이 9일 유럽 순방길 출국 행사에 민주당 지도부를 부르지 않으면서 이런 해석에 더욱 힘이 실렸다. 정 대표의 "정권은 짧다"는 발언은 이에 정면으로 반발하는 모양새가 됐다는 분석이다.
역시 친명계인 문진석 민주당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집권여당 대표 언어로는 매우 부적절하다. 우리 당 미래가 심히 걱정된다"고 정 대표를 직접 겨냥했다.
박진영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은 MBC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서 "이는 야당이 대통령에게 하는 이야기, 즉 '윤석열 그렇게 난리 쳐봐야 임기 얼마 안 남았어'라고 하는 것"이라며 "그런데 여당 대표가 이런 말을 한 건 저는 처음 듣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가 봤을 때 정 대표는 마이웨이를 굳힌 것 같다"고 해석했다.
김유정 전 민주당 의원은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 승부'에서 "이는 야당이 하는 이야기로, 뒤끝이 있는 것 같고 해보자는 것인가 그런 생각도 든다"고 난감해했다.
여권 관계자는 뉴스1과 통화에서 "대통령과의 전면전으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이라며 "원하는 대로 해줬는데도 책임을 뒤집어쓰라고 하니 억울하다는 뜻을 보인 듯하다. 무엇보다 당대표에 출마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Copyright ⓒ 위키트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