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구팀, 퇴역군인 98만명 분석…"심혈관질환 예방 넘어 노화 관련 이점 시사"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콜레스테롤을 낮추기 위해 널리 사용되는 스타틴(Statin) 계열 약물을 복용한 노년층은 복용하지 않은 사람보다 노쇠(frailty) 위험이 24%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매사추세츠 종합병원 브리검(MGB) 사디아 카지 박사팀은 11일 유럽심장학회 학술지 유럽 심장 저널(European Heart Journal)에서 미국 퇴역군인 98만7천여명의 의료자료를 분석, 스타틴 치료와 노쇠 위험 감소 사이에서 유의한 연관성을 확인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논문 제1 저자인 카지 박사는 "현재 노쇠를 예방하기 위해 승인된 약물은 없다"며 "이 연구 결과는 스타틴이 노쇠 위험을 줄이고 사람들이 나이가 들면서 건강과 독립성을 유지하도록 돕는 중요한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노쇠는 근육 감소와 피로, 느린 보행 속도, 낮은 신체활동 등이 특징인 노년기 증후군으로, 노쇠한 고령자는 가벼운 질병이나 작은 부상에도 신체 기능이 급격히 악화할 가능성이 크고 입원·장애·사망 위험도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노쇠와 심혈관질환이 공통된 병태생리와 위험 요인을 공유하며, 스타틴은 심혈관질환 위험을 낮추고 항염증 특성이 있어 노쇠 위험도 줄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에 대한 포괄적 검토는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 연구에서 2002~2018년 미국 재향군인회(VA) 의료체계에서 진료받은 67세 이상 퇴역군인 98만7천301명(평균 연령 72세)의 자료를 노인·저소득층 의료 지원(Medicare·Medicaid) 자료와 연계해 분석했다.
모든 대상자는 연구 시작 시점에 노쇠 상태가 아니었고 스타틴도 복용하지 않았다. 연구팀은 재향군인회 노쇠지수(VA Frailty Index)를 이용해 평균 5.3년간 노쇠 발생 여부를 평가했다. 추적 관찰 기간에 29만729명이 스타틴 치료를 시작했고, 63만6천195명에게 노쇠가 발생했다.
체질량지수(BMI)와 성별, 인종, 흡연 여부, 심혈관질환, 암 등 다양한 요인의 영향을 보정해 분석한 결과, 스타틴 복용군은 비복용군에 비해 노쇠 발생 위험이 24%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스타틴 복용과 노쇠 위험 감소 간 연관성은 고령층뿐 아니라 당뇨병, 심혈관질환, 관절염 또는 치매가 있는 사람들에게서도 일관되게 관찰됐다.
연구팀은 또 노쇠 위험 감소는 연구 시작 시점에 초기 노쇠 징후를 보인 전 노쇠 상태 대상자들에게서도 비슷하게 나타났다며 이는 스타틴을 노쇠 시작 훨씬 전부터 복용하지 않아도 노쇠 예방에 도움이 될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논문 교신저자인 아리엘라 오르카비 박사는 "무작위 대조시험이 필요하지만 이번 결과는 스타틴이 노쇠 예방 역할을 할 가능성을 보여준다"며 "노쇠와 심장질환의 공통된 기전을 표적으로 삼는 것이 두 질환을 모두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 출처 : European Heart Journal, Qazi S et al., 'Statins and survival free of incident frailty among older US veterans', http://dx.doi.org/10.1093/eurheartj/ehag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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