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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취임 2년 차를 맞은 이재명 정부와 오세훈 시정 5기의 최대 격돌지는 정부가 추진 중인 용산국제업무지구와 태릉CC 주택공급계획이다. 이곳들은 정부가 지난 1월 발표한 수도권 6만 가구 공급의 핵심 지역이다. 지난 취임 1주년 기자회견 당시 이재명 대통령이 “공공 임대 공급을 ‘좋은 곳’에, ‘싸게’, 중산층이 살 수 있는 ‘좋은 품질’로 공급하겠다”고 천명한 배경이 된 곳들이기도 하다. 정부는 인허가 절차를 앞당겨 용산국제업무지구는 2028년, 태릉CC는 2029년 착공한다는 방침이지만, 업계에서는 오 시장이 5선 고지에 오르면서 이들 지역이 전면적인 정책 재검토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주택 공급을 확대하겠다는 큰 틀의 방향성은 정부와 서울시가 일치하지만, 각론을 놓곤 첨예하게 대립하는 양상이다. 정부는 용산국제업무지구에 주택 1만 가구를 공급하겠다는 계획인 반면, 오 시장과 서울시는 8000가구가 마지노선이라며 맞서고 있다. 초고층 상업 빌딩이 밀집한 비즈니스 허브를 조성하겠다는 게 서울시의 구상으로, 주거 가구 수가 과도하게 늘어나면 인프라 확충 부담 등으로 인해 관련 사업이 지연될 수밖에 없다는 논리다. 오 시장은 앞서 “용산국제업무지구의 본래 목적은 글로벌 업무·상업 중심지 조성으로, 주택 공급을 과도하게 늘리면 국제업무 기능이 훼손될 수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태릉CC 공급계획 역시 마찰이 불가피하다. 1·29 공급대책 당시 정부가 6800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발표하자, 서울시는 “태릉CC 사업지 중 약 13%가 조선 왕릉 보존지역과 겹친다”며 “이는 종묘 보존을 이유로 세운상가 개발을 저지했던 국가유산청 및 국토부의 기존 입장과 정면으로 배치된다”고 맞받았다.
이처럼 갈등이 심화하자 더불어민주당은 입법권을 활용해 오 시장의 주택 관련 권한을 분산시키는 방식으로 제동을 거는 모양새다. 주택 공급의 ‘칼자루’에 해당하는 인허가 및 지정 권한들을 서울시장에서 국토교통부 장관으로 이관하려는 움직임이 대표적이다.
천준호 민주당 의원이 발의해 본회의 통과를 앞두고 있는 ‘부동산 거래신고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은 동일 시·도 내 지역이라도 투기 우려가 있을 시에는 국토부 장관이 직접 토지거래허가구역을 지정할 수 있도록 권한을 확대하는 것이 골자다. 이외에도 안태준 의원 역시 정비구역 지정 지체 시 장관이 직권으로 구역을 지정·변경·해제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했다. 지자체의 재량권을 축소하고 주택 공급의 주도권을 중앙정부가 쥐겠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전체 의석의 3분의 2가량을 독점하게 된 서울시의회도 오 시장에게는 상당한 압박이다. 주택 정책을 실행하기 위해서는 조례 개정과 예산 확보가 필요한데, 민주당 소속 시의원들과의 날 선 대립이 예견되기 때문이다. 시장 안팎에서 오세훈 5기 시정의 주택 정책 추진력이 지난 4기 때보다 현저히 약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지배적인 이유다.
결국 부동산 업계 안팎에서는 서울의 누적된 주택난을 해결하기 위해 이재명 정부와 오세훈 서울시가 ‘정치적 타협’과 ‘협치’에 나서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정부가 추진하는 용산과 태릉 등의 대규모 공급에는 서울시의 인허가 협조가 절대적이며, 오 시장이 미는 신속통합기획·모아타운 등 재개발·재건축 정비사업 역시 사업성 확보를 위해선 정부의 과감한 규제 완화가 선행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주택 공급 문제에 있어 지자체장 단독으로 돌파구를 찾기에는 한계가 명확하다”며 “중앙정부 및 여야 정치권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타협점을 찾아 서민들의 주거 고통을 덜어주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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