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시도니아 2026-K조선 미래를 묻다④] KOMEA "美 MRO, K-기자재 新성장동력...역량 충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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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시도니아 2026-K조선 미래를 묻다④] KOMEA "美 MRO, K-기자재 新성장동력...역량 충분해"

아주경제 2026-06-11 00:56:47 신고

사진이나경 기자
이항길 한국조선해양기자재공업협동조합(KOMEA) 기업지원실장(왼쪽)과 손진포 KOMEA 그리스 거점기지 전문위원이 지난 5일(현지시간) 그리스 아테네에서 열린 세계 최대 해양박람회 '포시도니아 2026' 한국관 내 KOMEA 부스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이나경 기자]
조선업 슈퍼사이클이 이어지면서 국내 조선기자재 업계도 모처럼 활기를 띠고 있다. 하지만 업계는 현재의 호황에 안주하기보다 다음 성장동력 찾기에 분주한 모습이다. 조선업이 대표적인 사이클 산업인 데다 중국의 추격도 거세지는 만큼 미래 시장을 선점하지 못하면 다음 불황을 버티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한국조선해양기자재공업협동조합(KOMEA)은 미국 함정 유지·보수·정비(MRO) 시장을 차세대 성장시장으로 주목하고 있다. 국내 조선소들의 미국 시장 공략이 본격화되면서 기자재 업체들의 동반 진출 가능성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아주경제신문은 지난 5일 세계 최대 해양박람회 '포시도니아 2026'이 열린 그리스 아테네에서 이항길 KOMEA 기업지원실장과 손진포 KOMEA 그리스 거점기지 전문위원을 만나 국내 조선기자재 산업의 현주소와 미래 전략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K-조선 기자재도 美 MRO 주역 될 수 있다"
이항길 KOMEA 기업지원실장은 미국 MRO 시장이 조선소만의 기회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조선소가 해외에 진출하면 기자재 등을 납품하는 협력업체들도 함께 움직이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미국 시장 역시 국내 기자재 업체들이 동반 진출할 수 있는 무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미국 조선업계는 주요 기자재 상당 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필리조선소 역시 선박 건조에 필요한 장비 90% 이상을 해외에서 조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미국의 조선산업 재건이 본격화해도 단기간 내 기자재 공급망까지 구축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미국 사업 확대에 나선 국내 조선소들도 주요 협력사들의 동반 진출을 기대하고 있다. 현지 생산기지 구축과 안정적인 납기 대응을 위해 국내 기자재 업체들의 역할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이 실장은 "최근 해외 사업 확대에 나선 국내 조선소들이 주요 기자재 업체들에 현지 진출을 적극 제안하는 분위기"라며 "국내 기자재 업체들도 이미 군함·특수선·방산 분야에서 다양한 기술력과 실적을 축적해 MRO 시장에서도 충분히 경쟁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성장 가능성만 믿고 뛰어들기에는 부담이 적지 않다. 손진포 전문위원은 "대기업과 달리 중소 기자재 업체들은 현지 생산시설 구축에 신중할 수밖에 없다"며 "투자 대비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는 안정적인 물량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현실적 제약 속에서 KOMEA는 중소기업들의 든든한 지원군이 돼주고 있다. 1980년대 설립된 KOMEA는 현재 350여개 회원사를 보유한 국내 대표 조선해양기자재 협동조합이다. 회원사들의 수출 지원과 정책 건의, 해외 마케팅 사업 등을 수행하고 있으며 현재 전 세계 9개 해외 지사를 운영 중이다. 최근에는 국내 중소 조선 기자재 기업들이 미국 시장에 안착할 수 있도록 함정 MRO, 기자재 진출 지원 사업을 다각도로 펼치고 있다. 

포시도니아 한국관 운영 역시 조합의 대표적인 지원 사업 중 하나다. KOMEA는 올해로 20년째 포시도니아 한국관을 운영하며 국내 기자재 업체들과 해외 선주·조선소를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올해는 특히 LNG 연료공급시스템(FGSS), 초저온 밸브, 선체 청소 로봇 등 다양한 국내 기업들이 한국관을 통해 해외 바이어들과 만남을 가졌다.

손 전문위원은 "그리스는 전 세계 선주들이 가장 많이 모여 있는 시장"이라며 "중소 기자재 업체들이 독자적으로 구축하기 어려운 현지 네트워크와 시장 정보를 지원하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호황에 안주 없다"…K-조선기자재, '다음 사이클' 준비해야

조선업 호황에도 조선 기자재 업계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수주 증가로 일감은 늘었지만, 중국의 추격이 갈수록 거세지는 데다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부담도 커지고 있어서다.

손 전문위원은 "과거에는 중국 제품이 가격은 저렴하지만, 품질이 떨어진다는 인식이 있었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며 "국내 업체들은 유럽의 기술력과 중국의 저가 공세 속에서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더욱이 국내 조선소들의 강점으로 꼽히는 친환경 기자재 분야에서도 중국의 압박이 거세지며 우위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이 실장은 "최근 중국에서도  LNG선을 건조하는 조선소가 크게 늘며 관련 기자재 시장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며 "조선업은 결국 사이클 산업인 만큼 호황 속 다음 사이클을 준비하지 못하면 생존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전했다.  

KOMEA는 미래 시장 선점을 위해 민관의 공동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실장은 "일본과 중국은 업계가 공동 마케팅과 서비스망 구축 등을 통해 시너지를 내고 있지만 국내 업체들은 여전히 개별적으로 시장에 접근하는 경우가 많다"며 "조선소와 기자재 업체, 관련 기관이 함께 움직이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정부 차원의 지원 필요성도 언급했다. 국내 조선소들의 해외 진출이 확대되는 만큼 기자재 업체들의 동반 진출을 유도할 수 있는 인센티브 제도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韓 글로벌 조선 강국인데...한국관 지원 체계는 아쉬워"

KOMEA는 한국관 운영 여건에 대한 아쉬움도 드러냈다. 포시도니아가 단순한 전시회를 넘어 한국 조선산업의 경쟁력과 국가 브랜드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무대임에도 이에 걸맞은 지원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실제 한국관은 중국·일본에 이어 세 번째로 큰 규모를 갖추고 있지만, 조선산업이 국가 주력 산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아쉬움이 남는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재 한국관은 여러 산업 전시회와 함께 예산이 배분되는 구조로 운영되고 있다.

이 같은 한계로 일부 국내 기업들은 올해 별도 부스를 마련해 독자적으로 전시에 참여하기도 했다.

손진포 전문위원은 "매년 포시도니아에 참가할 때마다 일본과 중국관에 비해 한국관 규모가 다소 아쉽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전 세계 선주들이 모이는 자리인 만큼 한국 조선산업의 위상에 걸맞은 모습으로 경쟁력을 알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실장도 "포시도니아는 한국 조선산업의 위상을 보여주는 핵심 무대"라며 "조선산업을 대표하는 전시회인 만큼 더 차별화된 지원 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기사는 (재)바다의품과 (사)한국해양기자협회 지원을 받아 작성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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