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유럽연합(EU) 정상들과 러시아를 지원하는 북한을 강하게 규탄하고,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를 결코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공동성명에 담았다.
벨기에를 방문 중인 이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브뤼셀 EU 이사회 본부에서 안토니우 코스타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우르술라 폰 데어 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정상회담을 갖고 36개 항의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이번 공동성명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북러 군사협력에 대한 강도 높은 규탄이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대북 문제와 관련해 나온 가장 수위 높은 국제 공조 메시지로 평가된다.
양측은 공동성명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침략전쟁 지속을 가능케 하는 제3자의 지원, 특히 북한의 지원을 규탄한다"며 "러시아-북한 간 불법적인 군사협력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어 "러시아와 북한이 모든 관련 활동을 즉각 중단하고 유엔헌장 및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모든 관련 결의를 준수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북한 핵 문제에 대해서도 강경한 입장을 재확인했다.
양측은 "북한의 핵 및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며 "관련 유엔 안보리 결의에 부합하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한다"고 밝혔다.
특히 "북한은 핵확산금지조약(NPT)상 핵보유국으로 결코 인정되지 않을 것이며 그와 관련한 어떠한 특별한 지위도 가질 수 없다"고 못 박았다.
다만 공동성명은 압박만이 아니라 대화 재개 필요성도 함께 담았다. EU는 남북교류 확대와 관계 정상화, 비핵화를 통한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우리 정부의 긴장 완화 및 신뢰 구축 노력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양측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서도 전면적 휴전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우크라이나 복구·재건 지원 의지를 재확인했다.
또 중동 정세와 관련해선 호르무즈 해협의 항행 자유와 안전한 통항 보장, 민간인 보호의 중요성을 강조했으며 남중국해와 대만해협 문제에 대해서도 국제법에 기반한 평화와 안정 유지 필요성에 공감했다.
이번 회담에서는 안보뿐 아니라 경제·통상 협력 확대를 위한 제도적 기반도 마련됐다. 양측은 한-EU 고위급 경제대화(HLED) 신설을 지지하고, 디지털통상협정(DTA) 서명과 비밀정보보호협정 협상 개시에도 합의했다.
아울러 인공지능(AI) 협력 문건 체결, 고위급 에너지 대화 출범, 공급망·첨단기술 협력 확대 등 미래 산업 분야 협력도 강화하기로 했다.
EU가 추진 중인 철강관세쿼터(TRQ)와 탄소국경조정제도(CBAM)와 관련해서는 긴밀한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지만 구체적인 제도 개선 합의는 공동성명에 담기지 않았다.
한편 한-EU 정상은 "전략적 동반자 관계는 양측 국민의 번영과 안보에 기여하고 있다"며 "정치·경제·안보 전 분야에서 협력을 더욱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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