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자녀가 AI가 숙제를 다 해 주길 바란다면, 당신의 인생도 AI가 대신 살아주길 바라는 것입니까?” 수잔 워치스키 등 글로벌 테크 리더 세 자매를 키워낸 실리콘밸리 교육의 대모, 에스더 워치스키가 불안에 떠는 부모들에게 명쾌한 해법을 제시했습니다.
AI포스트 핵심 요약
- ✅ [AI는 ‘숙제 대행 셔틀’이 아닌 ‘똑똑한 친구’] 무조건적인 AI 차단은 실패할 뿐임. AI를 숙제 대행으로 쓰게 하는 대신, 아이 스스로 과제를 수행하고 AI로부터 피드백을 받는 ‘개인 교사’ 방식으로 활용하여 ‘좋은 질문을 던지는 법’을 가르쳐야 함.
- ✅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TRICK’ 교육법] 신뢰(Trust), 존중(Respect), 독립성(Independence), 협력(Collaboration), 친절(Kindness)을 바탕으로 자녀가 실수를 ‘실패’가 아닌 ‘배움의 과정’으로 받아들이게 해야 함. 아이의 선택을 존중하고, 부모의 제안은 강요가 아닌 존중 섞인 제안이어야 함.
- ✅ [대학의 본질은 ‘인간과의 상호작용’] 정보 습득 창구로서의 대학 가치는 줄었을지라도, 사회적 기술과 타인과의 협력을 배우는 공간으로서 대학은 여전히 대체 불가능함. AI 시대일수록 기술 로봇이 아닌 ‘함께 일할 줄 아는 인간’을 길러내는 환경이 중요함.
“인공지능(AI) 시대 우리 아이가 커서 가질 직업이 남아있기는 할까?”라는 부모들의 절박한 질문에, 실리콘밸리의 전설적인 교육자이자 ‘대모’로 불리는 에스더 워치츠키(Esther Wojcicki)가 명쾌하고도 묵직한 돌직구를 던졌다.
전 유튜브 CEO 수잔 워치츠키, 바이오테크 기업 23앤드미(23andMe) 창업자 앤 워치츠키 등 글로벌 테크 씬을 뒤흔든 세 딸을 키워낸 그녀는 최근 유튜브 채널 ‘실리콘밸리 걸(Silicon Valley Girl)’에 출연해 AI 격변기를 마주한 부모들을 향해 “당장 걱정부터 멈추라”고 경고했다.
에스더 워치츠키는 “AI는 결코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을 수 없다”고 단언했다. 인간에게는 스스로 판단하고 움직이는 ‘주체성’과 ‘창의적 사고’가 있지만, AI는 죽었다 깨어나도 이를 흉내 낼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기술의 파도를 가장 먼저 맞이해온 실리콘밸리 한복판에서 그가 목격하고 실천해 온 진짜 ‘AI 시대의 교육법’은 무엇일까.
“AI가 숙제 대신 해주길 바라는가? 인생을 대신 살게 할 순 없다”
1980년대 캘리포니아 교실에 최초로 컴퓨터를 도입하며 스티브 잡스에게 직접 맥킨토시를 지원받았던 에스더 워치츠키는 현재 전 세계적으로 부는 ‘스마트폰 및 AI 금지령’에 대해 강한 우려를 표했다.
에스더 워치츠키는 “역사적으로 무언가를 금지해서 성공한 사례가 단 하나라도 있나? 1920년대 알코올 금지령도, 1980년대 마약 금지령도 모두 실패했다. 최근 호주가 청소년의 소셜 미디어를 금지하자 아이들은 모두 VPN(가상사설망)을 쓰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녀는 무조건적인 차단은 결코 답이 될 수 없으며, 오히려 기술을 ‘지능적으로 사용하는 법’을 가르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장 중요한 핵심은 AI를 통해 ‘좋은 질문을 던지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에스더 워치츠키는 “아이가 수학 숙제나 에세이를 AI에게 통째로 맡겨버리는 것은 스스로를 속이는 짓(cheating yourself)”이라고 경고했다.
그녀가 제시한 올바른 가이드라인은 명확하다. 먼저 아이 스스로 에세이를 쓰거나 수학 문제를 풀게 한 뒤, 이를 AI에 입력해 피드백을 요구하는 방식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게 그녀의 의견이다.
AI를 ‘숙제 대행 셔틀’이 아닌, 나를 발전시켜 주는 ‘개인 교사’이자 ‘똑똑한 친구’로 곁에 두라는 조언이다. 에스더 워치츠키는 “AI가 당신의 숙제를 다 해 주길 바란다면, 당신의 인생도 AI가 대신 살아주길 바라는 것인가?”라며 강하게 반문했다.
다른 환경에서 자란 부모, 자녀를 ‘실수 앞에 당당하게’ 키우는 법
자신이 엄격하고 통제적인 교육 시스템에서 자라나 자녀에게도 본능적으로 간섭하게 된다는 고민을 털어놓은 사회자에게 에스더 워치츠키는 본인의 대표적인 교육 철학인 ‘트릭(TRICK: Trust·Respect·Independence·Collaboration·Kindness)’ 시스템을 제시했다. 신뢰, 존중, 독립성, 협력, 친절이 그것이다.
과거의 강압적인 교육을 받고 자란 부모들은 흔히 자녀가 실수를 저지르면 비난부터 하곤 한다. 에스더 워치츠키는 “아이들이 비난을 받고 자라면 스스로를 믿지 못하고 늘 외부의 확인과 인정에만 목을 매게 된다”며 부모가 먼저 의식적으로 자녀의 실수를 대하는 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조언했다.
에스더 워치츠키는 세 딸을 키울 때나 교실에서 학생들을 가르칠 때, 무언가 실패하더라도 언제나 “괜찮으니 그냥 다시 해보자(just do it again)”라고 격려했다. 실제로 그의 둘째 딸 자넷은 4세 때 남들보다 일찍 유치원에 가고 싶어 했고, 에스더 워치츠키는 아이의 끈질긴 고집과 의사를 존중해 사립학교에 보냈다.
네 살짜리 아이의 결정을 전적으로 신뢰해 준 결과, 아이는 전교에서 가장 우수한 학생으로 자라나며 강한 자존감을 형성했다고 한다. 자녀가 새로운 활동을 시작했다가 금방 포기하려 할 때도 부모는 유연해질 필요가 있다고도 했다.
에스더 워치츠키의 셋째 딸 앤은 스스로 피겨 스케이팅을 하겠다고 결정해 경쟁력 있는 스케이터로 자랐다. 그녀는 “아이가 하다가 정말로 원하지 않는다면 그만두고 다른 것을 시작해도 괜찮다. 그것은 아이의 삶이기 때문”이라며 부모의 제안은 늘 ‘강요’가 아닌 ‘존중 섞인 제안’에 그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 5세 이전의 영유아에게는 인간 및 환경과의 상호작용, 뇌 발달을 위해 아이패드나 스마트폰 대신 종이와 연필, 책을 쥐여주어야 한다는 확고한 기준을 덧붙였다.
“AI 시대에도 대학은 가야 하나요?”…지금 부모가 ‘당장’ 해야 할 일
온라인 학습과 AI 교육이 대학을 대체할 것이라는 거센 담론 속에서도 에스더는 “대학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중요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녀가 바라보는 대학의 본질은 지식 습득이 아니다.
“대학은 18세부터 22세 사이의 청년들이 다른 인간과의 상호작용 기술을 연마하는 대체 불가능한 기회의 공간”이기 때문이다. 회사는 로봇 같은 직원이 아니라 다른 사람과 협력할 줄 아는 인간을 원한다. 아무리 뛰어난 AI 교육 시스템이라도 인간관계 속에서 배우는 사회적 기술과 정서적 성장을 대신할 수는 없다는 지적이다.
마지막으로 에스더는 전 세계의 불안해하는 부모들에게 따뜻하지만 단호한 처방전을 남겼다. 에스더 워치츠키는 “부모님들은 제발 걱정부터 멈춰야 한다. 걱정 그 자체가 부모를 우울하게 만들고 에너지를 앗아간다"라며 "부모가 매 순간 실수를 저지를까 봐 극도로 두려워하고 전전긍긍하면 결코 좋은 결정을 내릴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녀는 "당신의 아이는 생각보다 괜찮을 것이다. 우리가 지금 해야 할 일은 아이가 독립적으로 생각하고, 스스로를 신뢰하며, 실수 앞에 무릎 꿇지 않는 단단한 내면을 길러주는 것뿐이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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