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에 따르면, 2022년 부마민주항쟁 기념행사에서 노래 교체를 강요당한 뒤 무대에 오르지 못한 가수와 연출가가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승소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37단독 이효진 부장판사는 10일 가수 이랑과 총연출 강상우 감독이 행정안전부·부마민주항쟁기념재단·공연대행업체 A사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판결문에 따르면 정부와 재단은 연대하여 이랑과 강 감독 각각에게 300만원을, A사는 강 감독에게 1천만원, 이랑에게 700만원을 배상해야 한다.
사건의 발단은 제43주년 부마민주항쟁 국가기념식이 열리기 3주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행안부가 공연 곡목에 포함된 이랑의 '늑대가 나타났다'를 다른 노래로 대체하거나 출연진 자체를 바꾸라고 재단 측에 지시한 것이다. 이 요구가 강 감독에게 전달됐으나 수용을 거부하면서 양측 간 합의점을 찾지 못했고, 결국 이랑과 강 감독 모두 행사 참여가 무산됐다.
이듬해 11월 두 사람은 정부와 재단의 일방적 곡목 교체 지시가 위법하다며 법적 대응에 나섰다.
재판부는 이번 판결에서 핵심 쟁점을 명확히 했다. 강 감독은 정부 간섭 없이 독자적으로 행사를 기획한다는 조건 아래 총연출을 맡았으며, 이랑 역시 해당 곡을 부르는 것을 전제로 계약이 체결됐다는 점이다.
이를 바탕으로 재판부는 "예술인으로서 법적 보호 가치가 있는 인격적 이익이 침해됐다"고 판시하며, "국가와 재단이 우월한 지위를 활용해 당초 계약 내용과 다른 활동을 강요했다"고 비판했다.
한편 공연 무산의 책임이 강 감독과 이랑에게 없다는 점도 인정돼, A사는 미지급 용역대금 1천700만원 전액을 이들에게 지급하라는 명령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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