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 하이라이트는 가우디성당 축복식
교황 "청년 우울증·여성 대상 폭력 경시 안 돼"
"어떤 사회 만들지 고민하자" 촉구도
(바르셀로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레오 14세 교황이 10일(현지시간) 바르셀로나 대표 명소인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성가족 성당)에서 '신의 건축가'로 불리는 안토니오 가우디 이 코르네트 추모 미사를 집전하고 예수 그리스도의 탑을 축복한다.
1882년 3월 착공해 145년째 건설 중인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교회다. 시복이 추진 중인 가우디 100주기에 맞춰 최고 높이의 중앙 첨탑인 예수 그리스도의 탑이 완공되면서 올해 성당의 전반 외관과 구성이 완성됐다.
가우디 추모 미사와 축복식은 6일부터 12일까지 이어지는 레오 14세 교황의 스페인 방문 일정의 하이라이트로, 펠리페 6세 스페인 국왕과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 등이 참석한다.
세계 14억 가톨릭 신자들을 이끄는 교황의 방문에 스페인은 열광하고 있다. 교황의 스페인 방문은 2011년 베네딕토 16세 교황 이후 15년 만이다.
지난 7일 수도 마드리드 중심가 시벨레스 광장에서 열린 야외 미사에는 150만명이 운집했다. 8일에는 교황으로선 처음으로 스페인 의회에서 연설했다.
이번 방문 기간 교황은 글로벌 양극화와 재무장을 비판하고 평화와 인내, 대화, 취약계층에 대한 연대와 보살핌을 거듭 역설했다.
최초의 미국인 교황인 레오 14세는 잇단 반전 메시지로 이란을 상대로 전쟁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각을 세워왔다. 이번 방문은 바다 건너 유럽으로 들어오는 이주민들의 주요 관문 카나리아제도에서 마무리되는데, 이민자 차별에 반대하는 교황의 메시지도 트럼프 행정부의 기조와 충돌하는 지점으로 꼽힌다.
중도좌파 산체스 정부가 이끄는 스페인은 중동 전쟁을 가장 강하게 비판해왔고 비교적 관대한 이민 정책을 펼쳐 왔지만, 다른 유럽 국가들처럼 우익 돌풍도 일어나고 있다.
교황은 지난 9일 바르셀로나에 도착해 카탈루냐 방문 일정을 시작했다.
오후에는 바르셀로나 대성당에서 미사를 집전했으며 밤에는 몬주익 언덕에 있는 류이스 쿰파니스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청년 4만명이 몰린 가운데 열린 철야 기도 행사에서 강론했다.
특히 교황은 스페인어뿐 아니라 카탈루냐어를 써서 열띤 호응을 얻었다. 교황청이 앞서 교황이 방문 기간 스페인어만 쓸 것이라고 했다가 비판받은 데 따른 조정이다.
페루에서 오랜 사목 생활을 한 교황은 스페인어에 능통하다. 그러나 스페인에서 가장 부유하고도 독립 성향이 강한 지역인 카탈루냐에서는 고유의 카탈루냐어를 유지 발전하는 데 민감한 분위기다.
현지 청년들은 신앙뿐 아니라 우울증, 가정폭력과 같은 인생의 문제를 고백했고 이에 교황은 "하느님은 우리를 버리지 않으신다"며 위로하고 격려했다. 특히 교황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만연해 청년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우울증을 사회가 경시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고 여성에 대한 폭력이 위험하다고도 경고했다.
교황은 또한 "우리는 무엇을 바꾸고 어떻게 새로워져야 하는가. 어떤 방향으로 가고 어떤 사회를 만들고 싶은가"라는 질문을 던지라고 했다.
교황은 10일에는 칸 브리안스 교도소를 방문해 재소자들을 만나고 바르셀로나 인근의 관광 명소 몬세라트 수도원을 찾아 묵주기도를 올린다. 이어 바르셀로나로 돌아와 산트 아구스티 성당을 거쳐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으로 향한다.
cheror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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