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붐에 힘입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해온 미국 뉴욕 주식시장에서 이제 본격적으로 차익실현에 대해 고민해야 할 때라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경고가 나왔다.
BofA의 분석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약세장을 예고하는 선행 신호의 70% 정도가 이미 켜졌으며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구성 종목 가운데 일부는 과거 닷컴버블 시절보다 더 고평가돼 있다.
BofA의 사비타 수브라마니안 수석 전략가는 8일(현지시간) 고객들 앞으로 보낸 보고서에서 "리스크를 알리는 경고 신호가 너무 많다"며 투자자들에게 차익실현에 나서라고 권유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BofA가 추적하는 약세장 선행 지표의 약 70%가 이미 발동된 상태다. 이는 과거 증시가 고점을 찍었을 때의 평균 수준과 맞먹는 수치다.
BofA는 소비자 신뢰지수, 경제성장률 전망치, 기업 인수합병(M&A) 지표, 신용 스트레스, 대출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본 결과 시장이 사실상 고점 영역에 진입한 것으로 진단했다.
특히 우려되는 부분이 미 증시의 대표 지수인 S&P500지수의 심각하게 높은 밸류에이션이다.
BofA의 분석에 따르면 S&P500지수는 20개 밸류에이션 지표 가운데 17개에서 고평가된 상태다.
수브라마니안 전략가는 "현재 S&P500지수가 8개 지표에서 닷컴버블 당시보다 더 높은 프리미엄 수준에 거래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BofA는 최근의 증시 상승이 소수 AI 관련주에 지나치게 쏠려 있다는 점도 극도로 우려했다.
기술주 상위 20%와 하위 20% 종목 사이의 수익률 격차는 2000년 닷컴버블 붕괴 직전 이후 가장 큰 수준으로 벌어졌다.
아울러 최근 3개월간 S&P500지수 내 상위 10%와 하위 10% 종목 간의 수익률 격차 역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가장 큰 폭으로 확대됐다.
수브라마니안 전략가는 "S&P500지수의 강력한 상승세가 수면 아래에서 벌어지고 있는 극적인 변화를 가리고 있다"며 "이런 극단적인 주가 움직임은 시장의 불안정성이 커지고 있다는 신호일지 모른다"고 경고했다.
AI 투자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급증한 빅테크 기업들의 자본지출도 리스크 요인으로 꼽혔다.
BofA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구글, 메타 같은 초대형 클라우드 기업들의 자본지출은 올해 말까지 각 해당 기업의 영업현금흐름 대비 100%까지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3년 40% 정도 수준에서 불과 2년여만에 배 이상 급증한 수치다.
BofA는 투자등급 회사채 발행과 주식 공급이 증가한 반면 자사주 매입은 둔화하고 기업들의 현금 창출력이 정체돼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BofA의 이런 경고는 증시 전반에 대한 신중한 접근을 주문하는 것이다. 하지만 BofA는 개별 종목 차원에서는 여전히 기회가 존재한다는 점도 함께 강조했다.
수브라마니안 전략가는 "S&P500지수 구성 종목들에서 기회를 엿보고 있지만 시가총액 가중 방식의 지수 전체를 긍정적으로 보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BofA는 연말 S&P500지수 목표치를 7100으로 유지했다.
이진수 선임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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