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용지 50%만 인쇄' 결정, 회의 없이 선관위 내부 2명이 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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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용지 50%만 인쇄' 결정, 회의 없이 선관위 내부 2명이 결재

경기일보 2026-06-10 09:47:0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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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 투표함 반출 반대하는 시민들
밤새 투표함 반출 반대하는 시민들

 

전국 91개 투표소에서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한 가운데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지방선거 투표용지 최소 인쇄 기준을 대폭 낮추는 결정을 공식 회의 없이 내부 간부 2명의 전결만으로 처리한 것으로 확인됐다.

 

10일 국민의힘 김승수·김민전 의원이 중앙선관위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선관위는 지난해 말 유권자 대비 투표용지 인쇄 하한선을 기존 60%에서 50%로 조정했다. 해당 결정은 위원회 의결이나 별도 회의 절차 없이 사무총장과 선거정책실장의 전결로 진행됐다.

 

먼저 지난해 12월 10일 사무총장이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종합관리지침' 개정을 승인하면서 인쇄 기준이 변경됐다. 이어 같은 달 24일에는 선거정책실장이 '공직선거 절차 사무편람'을 같은 내용으로 수정했다.

 

이후 각 지역 선관위는 새 기준에 따라 투표용지 물량을 산정했다. 서울 송파구선관위의 경우 잠실3동과 잠실4동을 제외한 25개 동에서 투표용지를 선거인 수의 절반 수준만 인쇄하도록 정했다.

 

하지만 실제 투표율은 예상을 웃돌았다. 송파구 최종 투표율은 65.8%로 서울 평균인 63.6%보다 높았으며, 서울 자치구 가운데 네 번째로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선관위는 투표용지 인쇄 비율 축소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2009년 80%였던 하한선은 2016년 70%, 2021년 60%로 낮아졌고, 이번 선거를 앞두고 다시 50%까지 조정됐다.

 

배경으로는 사전투표 참여 증가와 인쇄업체 확보의 어려움, 대량 인쇄에 따른 보관·관리 부담 등을 들었다. 사용하지 않은 투표용지의 분실 가능성과 과다 인쇄 시 제기될 수 있는 부정선거 논란 역시 고려 요소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정작 투표용지가 부족해질 경우를 대비한 현장 대응 체계는 마련되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추가 인쇄와 배부 기준, 업무 분장, 긴급 대응 절차 등을 담은 별도 매뉴얼이 없었던 탓에 현장 혼선이 커졌다는 지적이다.

 

선관위 역시 선거별 일련번호 기재 방식과 추가 교부 물량 산정 기준, 배부 절차 등이 사전에 정비되지 않아 신속한 대응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인정했다.

 

상황 보고 체계도 원활하지 못했다. 투표소마다 6~13명의 인력이 투표 관리와 우편투표 접수, 개표 준비 등 여러 업무를 동시에 수행하면서 투표용지 부족 사실이 발생 직후 즉각 보고되지 못한 사례가 있었다는 것이다.

 

현재까지 투표용지 부족이 확인된 곳은 전국 91개 투표소다. 서울이 42곳으로 가장 많았고 경기 23곳, 인천 11곳, 대구 4곳, 부산 3곳, 울산·경남·전남 각 2곳, 충북과 전북 각 1곳으로 집계됐다.

 

부족 물량 규모도 당초 알려진 4천726장에서 7천194장으로 늘어났다. 중앙선관위가 최근 국회에 제출한 추가 자료에서 실제 부족분이 더 많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일부 투표소에서는 투표가 한 시간 반 넘게 중단되기도 했다. 최장 중단 시간은 105분이었으며, 송파구 내 3개 투표소는 중단 시간이 정확히 집계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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