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난에 ‘삼중가격’까지…같은 면적도 8억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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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난에 ‘삼중가격’까지…같은 면적도 8억 차이

이데일리 2026-06-10 08:55:23 신고

[이데일리 박지애 기자] 서울 서초구 래미안원베일리 전용 84㎡의 전세계약을 살펴보면 올해 2~3월 갱신계약은 16억 8000만~19억 6000만원 수준에 체결됐지만 일반 신규 계약은 20억~21억원 선에 형성돼 있다.

같은 면적 전세계약으로 일부 고층·한강 조망 물건은 23억원에 거래됐고 최고가는 25억원까지 기록했다. 갱신계약 최저가와 신규계약 전세가격 차이가 3억원대에서 최대 8억원에 달하고 있다.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 아파트 모습 (사진=연합뉴스)


전세 소멸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는 가운데 서울 주요 단지에서는 같은 평형 내 전셋값이 수억원씩 벌어지는 ‘삼중가격’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전세 매물이 빠르게 감소하는 가운데 기존 갱신계약과 신규계약 간 가격 차이를 넘어 학군·로열층·조망 등 상품성이 우수한 전세매물에 추가 프리미엄이 붙으면서 전셋값이 세 단계로 나뉘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전세 공급 감소와 선호 매물 쏠림이 맞물리면서 전세시장의 가격 양극화가 구조적으로 고착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하고 있다.

9일 아실에 따르면 이날 서울 전세 매물은 1만 7730건으로 전년 동기(2만 5599건)와 비교하면 31% 감소한 수치다.

매물이 급격하게 줄면서 시장에선 전세가격이 단순 상승을 넘어 같은 단지 내에서도 여러 가격대로 분화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임대차법 시행 이후 전세시장은 계약갱신청구권이 적용된 갱신계약과 신규계약 간 가격 차이가 발생하는 ‘전세 이중가격’ 현상이 대표적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전세 매물 감소로 희소성이 커지면서 학군·신축·조망·로열층 등 상품성이 우수한 매물에 수요가 집중되고 있다.

이에 따라 동일 단지 내에서도 일반 신규계약 시세를 크게 웃도는 가격에 거래되는 전세 매물이 등장하면서 기존의 ‘갱신전세-신규전세’ 구조를 넘어 ‘갱신전세-신규전세-추가 웃돈이 붙은 신규전세’로 이어지는 삼중가격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서초 원베일리 사례 외에도 서울 송파구 헬리오시티 전용 84㎡의 최근 전세 거래를 살펴보면 지난달과 이달 갱신계약은 9억 9200만~10억 7000만원 수준에 체결됐다. 반면 일반 신규 전세계약은 12억~13억원대에 형성돼 있다. 여기에 학교 인접성 등 학군 선호도와 동·호수, 내부 수리 상태 등에 따라 13억 5000만원을 넘어 최고 15억 6000만원에 거래되는 등 추가 프리미엄이 붙는 모습이다.

서울 마포구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 84㎡도 갱신계약은 7억 7000만~9억 9000만원, 일반 신규 계약은 10억~10억 5000만원 수준이다. 여기에 동·호수와 상품성이 우수한 물건은 11억 5000만~12억 6000만원에 거래되며 가격대가 세 갈래로 나뉘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전세시장이 단순한 가격 상승 국면을 넘어 공급 감소와 선호 매물 쏠림이 맞물리며 가격 차별화가 심화되는 구조로 변화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전세 삼중가격 현상은 일시적 현상이라기보다 전세 물량 자체가 감소하면서 나타나는 구조적 변화에 가깝다”며 “임대인의 월세 선호와 대출 규제, 신규 공급 감소로 전세 공급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학군과 교통, 신축 등 선호도가 높은 매물로 수요가 집중되면서 같은 단지 안에서도 가격 차별화가 더욱 심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특히 전세 매물 감소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학군과 생활 인프라 선호도가 높은 지역을 중심으로 비슷한 현상이 확산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연구위원은 “전세시장이 월세 중심으로 재편되는 과정에서 희소성이 높은 우량 전세의 가치가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다”며 “학군과 교통, 신축 프리미엄이 강한 지역을 중심으로 가격 분화 현상은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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