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사그라다 파밀리아, 나도 역사에 한몫" 관광객 구름인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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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사그라다 파밀리아, 나도 역사에 한몫" 관광객 구름인파

연합뉴스 2026-06-10 07:01: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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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490만명 입장료로 145년째 건설중…"전세계가 역사 이어가"

교황 방문에 열기 고조…오늘 '탄생의 파사드' 앞 가우디 100주기 추모미사

현지 주민들 '오버투어리즘' 원성도…"일하러 가야하는데 교통 통제"

가우디 100주기·중앙탑 완공식 준비 중인 사그라다 파밀리아 가우디 100주기·중앙탑 완공식 준비 중인 사그라다 파밀리아

(바르셀로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9일(현지시간) 오후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대표 명소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성가족 성당) 앞에서 사람들이 모여 있다. 다음날 레오 14세 교황이 집전하는 가우디 100주기 추모 미사와 예수 그리스도의 탑 축복식을 앞두고 준비 작업을 위해 성당 인근 곳곳이 통제됐다. 2026.6.10 cherora@yna.co.kr

(바르셀로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9일(현지시간) 오후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대표 명소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성가족 성당) 앞에는 구름 인파가 모여 휴대전화에 성당의 모습을 담는 데 여념이 없었다.

다양한 문화적 배경의 남녀노소가 설레고 신나는 표정으로 함께 온 가족, 친구들과 번갈아 포즈를 취하는가 하면 한 바퀴를 빙그르 돌며 영상을 찍었다. 여기저기서 탄성도 쏟아졌다.

기자가 다가가 어느 나라에서 구경을 왔는지 묻자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중국, 한국 등 다양한 나라 이름이 들려왔다. 이라크 출신으로 3대가 함께 왔다는 일가족도 있었다.

캐나다에서 온 킴 씨는 성당을 본 첫인상에 대해 "믿기 어려울 만큼 놀랍고 멋지다"며 "멋질 거라고 상상은 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고 경탄하는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사그라다 파밀리아는 145년째 건축 중인 미완의 성당이다. '신의 건축가' 안토니오 가우디 이 코르네트는 신과 성경의 뜻을 그대로 돌 위에 담아 숲을 이루는 성당을 구상했고, 1926년 6월 10일 타계 이후엔 후대 건축가들이 그 대업을 1세기 동안 이어 왔다.

미국에서 온 아마르 씨는 "성당에 입장해 내부도 구경했는데 보기 전에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멋있었다"며 "가우디가 구상했던 게 숲이라고 하는데, 그 후대의 사람들도 가우디가 남긴 임무를 다하려고 노력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모습 사진에 담는 방문객들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모습 사진에 담는 방문객들

(바르셀로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9일(현지시간) 오후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대표 명소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성가족 성당) 앞에서 관광객들이 사진을 찍고 있다. 2026.6.10 cherora@yna.co.kr

전 세계에서 유료 입장객만 연간 490만 명이 몰리는 스페인 대표 명소인 성당은 한국인에게도 인기가 많다. 작년 기준으로 이 성당 방문객의 4.9%(약 24만명)가 한국인으로, 스페인을 제외한 외국 손님으로는 5번째로 많았다.

영국 거주 중에 바르셀로나를 방문한 안선숙 씨는 "가우디 100주기에 여기 와서 가우디에 대한 설명을 들으면서 관람하니 감명 깊었다"고 말했다.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은 전 세계 관광객들의 입장 수입과 기부로만 건설되고 있다. 이날 만난 여러 관광객들이 성당 완공에 기여하고 있다는 사실에 자부심을 표시했다.

안 씨는 "가우디 이후로 건설을 계속하면서 역사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이 의미 있다"며 "전 세계인들이 (유료 입장으로) 성당 완공에 기여하고 응원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캐나다에서 온 킴 씨도 "이 성당은 사람들을 위해, 사람들에 의해 만들어지고 있는 셈"이라며 "나를 포함해 여기 오는 사람들이 돈을 내서 짓고 있는 것이니 역사의 한 부분이 된다는 점이 정말 좋다"고 말했다.

가우디 100주기·중앙탑 완공식 준비 중인 사그라다 파밀리아 가우디 100주기·중앙탑 완공식 준비 중인 사그라다 파밀리아

(바르셀로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9일(현지시간) 오후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대표 명소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성가족 성당) 앞에서 레오 14세 교황이 집전하는 가우디 100주기 추모 미사와 예수 그리스도의 탑 축복식을 앞두고 관계자들이 준비 작업을 하고 있다. 2026.6.10 cherora@yna.co.kr

이날 오후 성당 외벽에 크레인 등 건설 장비가 그대로 달린 채로 '탄생의 파사드' 앞에서는 일반인의 출입을 통제하고 행사를 위한 기자재 설치와 준비가 한창이었다.

레오 14세 교황이 참석하는 행사 준비다. 교황은 10일 저녁 가우디 100주기 추모 미사를 집전하고, 올해 완공돼 성당 외관와 주요 구조를 완성한 '예수 그리스도의 탑'을 축복한다.

빛나는 명소인 사그라다 파밀리아에도 그림자가 있다. 스페인 최대 관광지인 만큼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오버투어리즘' 논란의 중심이기도 하다.

관광객들이 지역 경제를 부흥시키기는 하지만, 현지 주민들에게는 거주할 주택이 줄어들고 임차료가 급등하며 사회 인프라를 관광객에게 빼앗기는 문제가 발생한다.

구름 인파로 조용할 새가 없고 대형 행사에 따른 교통 통제로 통행이 불편해진다. 거리에서 도시 특색은 점점 사라지고 관광객을 대상으로 하는 가게들만 우후죽순 들어서는 문제도 있다.

6월 8일 성당 외부에 관광객이 모인 가운데 행사 공간을 설치 중인 모습 6월 8일 성당 외부에 관광객이 모인 가운데 행사 공간을 설치 중인 모습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관광객은 집에 가라'는 피켓을 들고 관광객을 향해 물총을 쏘는 시위가 벌어진 적도 있다.

사그라다 파밀리아에서 두어 블록 벗어나 테이크아웃 음료 판매점과 기념품 가게가 눈에 덜 띄기 시작할 무렵 만난 현지 주민 라야 씨는 교황이 방문해 대대적인 행사를 하는 데 대한 생각을 묻자마자 "난 별로 좋지 않다"고 답했다.

라야 씨는 "내일 일하러 가야 하는데 사그라다 파밀리아 역에 지하철 기차가 서지 않고 지나간다고 한다"며 "큰 행사가 매년 열리는데 그럴 때면 야단법석이 난다. 어느 정도는 좋다고 생각하지만, 지금은 관광객이 너무 심하게 많다"고 불만을 감추지 않았다.

사그라다 파밀리아는 예수 그리스도의 탑을 올린 올해 전반적인 외관과 주요 구조는 완공된 것으로 보지만, 공사는 2030년대 중반까지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영광의 파사드' 완공, 세부 공사, 성당 진입을 위한 대형 계단 설치라는 과제가 남아 있는데, 그중에서도 대형 계단이 최대 난제다. 가우디의 구상대로 대형 계단을 설치하려면 성당 주변 건물의 철거가 필요해 현지 주민과 상인들의 반발을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6월 3일 성당 앞 지역 주민들이 모여 여가를 보내는 모습 6월 3일 성당 앞 지역 주민들이 모여 여가를 보내는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cheror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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