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구조사를 꿈꾸며 사람을 살리는 일을 하고 싶어 했던 17세 소녀를 향한 추모가 이어지고 있다.
광주 지역 소방관들은 흉기 범죄로 세상을 떠난 고 이채원 양을 기리기 위해 자체 제작한 명예소방관증을 유족에게 전달하기로 했다.
8일 광주소방본부와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소방본부 광주지역본부에 따르면 노조는 오는 21일 열리는 이 양의 49재 추모식에서 명예소방관증과 위촉장을 유족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이번 명예소방관증은 법적 효력을 지닌 공식 임명장은 아니다. 그러나 생전 응급구조사를 꿈꾸며 타인의 생명을 구하는 일을 하고 싶어 했던 이 양의 뜻을 기리고 유족을 위로하기 위해 광주 지역 소방관들이 뜻을 모아 마련한 상징적인 추모 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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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채원 양은 지난 5월 광주에서 발생한 흉기 살인 사건의 피해자다. 유족은 사건 이후 딸이 단순히 '광주 여고생 살인 사건 피해자'로만 기억되지 않기를 바란다며 이름과 얼굴을 공개했다. 유족은 "사건이 아니라 이채원이라는 이름이 기억되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채원 양은 평소 응급구조학과 진학을 준비하며 사람을 돕는 직업을 꿈꿨던 것으로 알려졌다.
응급구조사는 응급환자가 발생했을 때 현장에서 생명을 지키는 역할을 담당하는 전문 인력이다. 심정지 환자에게 심폐소생술을 시행하고, 교통사고나 각종 재난 현장에서 응급처치를 수행하며, 병원으로 환자를 안전하게 이송하는 업무를 맡는다. 소방 구급대원 가운데 상당수가 응급구조사 자격을 보유하고 있으며, 재난 현장의 최전선에서 활동하는 직업으로 평가받는다.
소방관들이 명예소방관증을 제작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비록 이 양이 생전에 꿈꾸던 직업을 실제로 갖지는 못했지만, 누군가의 생명을 살리고 싶어 했던 마음만큼은 기억하자는 취지다.
이번 추모는 소방관들만의 움직임이 아니다. 지역사회에서도 이 양을 기억하려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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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채원 학생 추모 모임'은 9일부터 21일까지 광주시교육청 시민협치진흥원 1층 로비에 기억공간을 운영한다. 추모 공간에는 생전 이 양이 즐겨 입던 옷과 아끼던 인형 등 유품이 전시된다. 시민들은 이곳에서 헌화와 추모 메시지를 남기며 고인을 기릴 수 있다.
앞서 광주 지역 시민들과 단체들은 별도의 분향소를 마련해 추모 행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주민들은 노란 리본과 추모 메시지를 남기며 어린 학생의 안타까운 죽음을 애도했다.
이번 사건은 지역사회에 큰 충격을 안겼다. 검찰은 피고인 장윤기를 강간 등 살인 혐의로 기소했다. 검찰 보완수사 결과 범행 동기가 성폭행 목적이었다고 판단했으며, 당초 알려졌던 우발적 범행 주장과는 다른 정황들이 확인됐다.
특히 사건 당시에는 또 다른 학생의 용기 있는 행동도 알려졌다. 현장 인근에 있던 한 남고생은 피해 학생의 비명을 듣고 달려가 도움을 주려다가 흉기에 맞아 중상을 입었다. 지방자치단체는 이 학생에 대한 의사상자 지정 절차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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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 이후 유족들은 가해자에 대한 엄중한 처벌을 요구하는 한편, 친구들과 교사들에 대한 심리치료 지원과 범죄 예방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또한 사건 현장 주변의 안전시설 확충과 재발 방지 대책도 요구하고 있다.
유족이 이름 공개를 결정한 이유 역시 같은 맥락이다. '피해 여고생'이라는 익명의 존재가 아니라, 사람을 살리는 직업을 꿈꾸며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던 한 학생으로 기억되길 바랐기 때문이다. 유족은 "우리 딸을 사건의 피해자가 아니라 17세 이채원으로 기억해 달라"고 호소했다.
오는 21일 열리는 49재 추모식에서 전달될 명예소방관증은 단순한 증서 한 장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누군가를 살리고 싶어 했던 소녀의 꿈, 그리고 그 꿈을 잊지 않으려는 지역사회의 마음이 함께 담겨 있기 때문이다.
응급구조사가 되어 생명을 구하고 싶었던 채원 양의 꿈은 비록 현실이 되지 못했다. 그러나 사람을 돕고 싶어 했던 그의 마음만큼은 시민들과 소방관들의 기억 속에서 오래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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