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는 방법이 아니라, 승리할 수 있는 선수를 만드는 게 포인트다.”
국가대표 출신이자, 현재 도르트문트 아카데미 코리아 대표를 맡고 있는 박주호(39)의 유소년 육성 지론이다.
박주호 대표는 9일(한국시간) 국내 취재진과의 화상 인터뷰를 통해 도르트문트 아카데미 코리아 현황과 ‘분데스리가 드림 프로젝트 2.0’ 등 유소년 사업에 대해 소개했다.
박주호는 선수 시절 A매치 40경기(1골)를 소화한 국가대표 출신 멀티 플레이어다. 일본 무대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그는 FC 바젤(스위스) 마인츠, 도르트문트(이상 독일) 울산 HD, 수원FC에서 활약하며 풍부한 경험을 쌓았다. 2023년 축구화를 벗은 뒤 이듬해 대한축구협회의 전력강화위원으로 활약하는 등 꾸준히 한국 축구계에 몸담고 있다. 이번 월드컵에선 JTBC 해설위원으로서 마이크를 잡는다.
현재 독일 명문 도르트문트와 협업해 아카데미의 대표로 활약 중인 박주호 대표는 이날 “사실 해외서 선수 생활을 보낸 뒤 한국으로 왔을 때 코치나 행정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다”고 떠올리며 “내가 11년간 해외에 나가 있었는데, 한국의 축구 시스템이 그대로라는 걸 느꼈다. 성적 위주로 흘러가는 추세를 두고 다른 방향성을 제시할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느꼈기에 사업을 진행하게 됐다”고 소개했다.
박주호 대표는 현재 한국의 유소년 지도자들이 아이들에게 ‘이기는 방법’을 알려준다고 주장했다. 박 대표는 “아이들에게 방법을 알려주지만, 그 나이대의 선수들은 생각보다 똑똑하다. 지도자가 방법을 정해주면, 오히려 생각이 갇히게 된다”라고 말했다.
이어 “독일에선 훈련을 통해 방법을 터득하게 만든다. 룰을 만든 뒤, 이를 파헤치기 위한 훈련을 한다”며 “가장 중요한 건 즐거움이다. 지금 아카데미 내 아이들은 축구를 진정으로 즐거워하면서도 실력이 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특히 “승리할 수 있는 선수를 만드는 게 포인트”라고 덧붙였다.
현재 한국 축구의 시스템에 대해선 뼈 있는 진단을 전했다. 박주호 대표는 “내가 매번 비판적인 입장이어서 조심스럽다”고 운을 뗀 뒤 “솔직히 말하면 한국 축구는 1년 내내 훈련이 똑같아. 재미도 없고, 경쟁이 되지 않는다”라고 짚었다.
취재진이 한국 축구의 현 시스템이 변화할 가능성을 묻자, 박주호 대표는 “현재 시스템으론 당장 바꾸기 쉽지 않다”며 “요즘 세계 축구는 16, 17세의 선수들을 1군 경기에 투입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자고 있다. 그렇기 위해선 초등학생부터 남다른 훈련 방법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한국 최상위 리그인 K리그에서도 어린 선수들을 팀과 세계 트렌드에 맞춰 길러내는 게 쉽지 않다. 학교, 클럽은 더 힘들다”며 “전반적인 환경이 바뀐다면, 지도자 풀도 넓어지고 어린 선수를 키우는 데 유용할 거로 생각한다. 모두 다 같이 선수 육성을 위해 합을 맞출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박주호 대표는 프로 무대에 도전 중인 유소년들을 향해 “해외 무대서 경쟁하기 위해선 멘털이 준비돼 있어야 한다. 외로움과 싸우고, 실패를 거쳐 다양한 경험을 쌓아 준비된 선수가 돼야 한다. 프로 전에는 다양한 시도를 해보고, 나에게 어떤 장점이 있는지 어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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