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디언 특약] J조 오스트리아: '알아도 막기 힘들다' 랑닉이 만든 압박 축구의 정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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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디언 특약] J조 오스트리아: '알아도 막기 힘들다' 랑닉이 만든 압박 축구의 정석

풋볼리스트 2026-06-09 17:3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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랄프 랑닉 맨체스터유나이티드 감독. 게티이미지코리아
랄프 랑닉 감독.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풋볼리스트는 2014년부터 영국 권위지 '가디언'의 월드컵 네트워크(World Cup Experts' Network) 회원사입니다. '가디언'이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본선 출전국 현지 전문가와 협업해 완성한 심층 분석 기사를 양사 특약에 따라 풋볼리스트가 국내 독점 게재합니다.

▲ 오스트리아 대회 플랜
지난해 월드컵 예선에서 오스트리아가 루마니아에 0-1로 패했을 때, 루마니아의 미르체아 루체스쿠 감독은 의미심장한 평가를 남겼다.

"오스트리아는 수년째 비슷한 선수들로 팀을 운영하고 있다. 그것은 장점이 될 수도 있지만, 이제 상대팀들도 그들의 플레이 방식을 너무 잘 알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랄프 랑닉 감독은 이후 이 발언에 대한 질문을 받았지만 썩 유쾌해 보이지는 않았다. 실제로 루체스쿠의 말에는 어느 정도 진실이 담겨 있다. 오스트리아는 오랜 기간 매우 안정적인 팀 운영을 이어왔다. 일부 선수 변화는 있었지만 팀의 중심축은 거의 바뀌지 않았다. 마르셀 자비처가 공격을 이끌고, 니콜라스 자이발트와 크사버 슐라거가 중원을 책임진다. 수비진 역시 필리프 린하르트, 콘라트 라이머, 슈테판 포시를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 이런 연속성은 오스트리아의 가장 큰 강점 가운데 하나다.

다만 대회를 앞두고 악재도 있었다. 핵심 공격 자원 크리스토프 바움가르트너가 튀니지전 경기 전 워밍업 과정에서 허벅지를 다쳐 월드컵 출전이 불가능해졌다.

랑닉 감독은 "크리스토프 개인에게도, 팀에게도 매우 뼈아픈 소식이다. 그는 중요한 선수이자 우리 팀의 핵심 인물"이라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하지만 바움가르트너의 부상에도 오스트리아의 축구 철학은 변하지 않는다. 랑닉 감독 체제의 핵심은 강한 압박과 빠른 전환이다. 상대를 끊임없이 압박하고, 공을 되찾은 뒤 빠르게 공격으로 연결하는 것이 오스트리아 축구의 정체성이다.

랑닉 감독은 "우리는 철저하게 볼 중심적인 축구를 한다. 공이 있는 곳에 수적 우위를 만들고, 상대를 압박해 패스 길을 차단하며 실수를 유도한다. 공을 잡았을 때도 뒤나 옆으로 돌리는 것보다 앞으로 전진하는 플레이를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몇 년 전만 해도 이런 고강도 압박 축구는 혁신적으로 여겨졌지만, 이제는 많은 팀들이 비슷한 방식을 사용한다. 그럼에도 오스트리아는 좀처럼 균형을 잃지 않는다. 선수들이 랑닉의 철학을 거의 본능적으로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스트리아의 강점은 화려한 스타 플레이어가 아니라 오랜 시간 함께해 온 선수들 사이의 조직력과 신뢰다. 선수들은 수년 동안 함께 뛰며 호흡을 맞춰왔고, 평등한 팀 문화 속에서 강한 결속력을 형성했다. 선수들 스스로 대표팀을 '가족'이라고 표현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 감독: 랄프 랑닉
독일인이 오스트리아 국민들의 사랑을 받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랄프 랑닉은 이를 해냈다. 67세의 랑닉 감독은 오랜 기간 과도한 기대와 실망이 반복됐던 오스트리아 축구에 다시 자부심을 불어넣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독일어권 축구계에서 오랫동안 영향력을 행사해 온 그는 특히 RB라이프치히에서 자신의 축구 철학을 성공적으로 구현하며 현대 축구 발전에 큰 영향을 미쳤다. 맨체스터유나이티드 시절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그의 지도자 경력 전체를 흔들 만큼의 실패로 평가되지는 않는다. 랑닉 감독의 가장 큰 특징은 직설적인 화법이다. 불필요한 미사여구 없이 잘한 부분은 칭찬하고, 부족한 부분은 분명하게 지적한다. 때로는 기존 구조와 관행에 도전하면서 마찰을 빚기도 하지만, 결과가 그의 권위를 증명해 왔다. 오스트리아 대표팀 역시 그의 철학 아래 강한 압박과 조직력을 갖춘 팀으로 성장했다. 월드컵 첫 경기를 앞두고 랑닉 감독은 "축구는 나라 전체에 활력을 준다"며 "우리는 이번 월드컵의 모든 경기를 마음껏 즐기고 싶다"고 말했다. 오스트리아는 이번 대회에서도 랑닉 감독 특유의 강한 압박과 단단한 조직력을 앞세워 또 한 번 이변에 도전한다.

콘라트 라이머(바이에른뮌헨). 게티이미지코리아
콘라트 라이머(바이에른뮌헨). 게티이미지코리아

 

▲ 핵심 선수: 콘라트 라이머
오스트리아에는 세계적인 스타 플레이어가 많지 않다. 하지만 현재 대표팀에서 가장 중요한 선수를 꼽는다면 라이머가 가장 유력하다. 라이머는 바이에른뮌헨의 핵심 자원으로 활약하고 있으며, 오스트리아 대표팀에서도 빼놓을 수 없는 존재다. 가장 큰 강점은 다재다능함이다. 중앙 미드필더는 물론 오른쪽 수비수와 왼쪽 수비수까지 소화할 수 있으며, 어느 포지션에서도 최고 수준의 경기력을 보여준다. 풍부한 활동량과 강한 압박, 뛰어난 위치 선정 능력은 물론 패스와 태클 능력까지 두루 갖추고 있다. 상대를 끊임없이 괴롭히는 왕성한 에너지 역시 라이머를 상징하는 요소다. 지도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유형의 선수로 평가받는 그는 현재 오스트리아 축구를 대표하는 핵심 자원이자 랄프 랑닉 감독 전술의 중심축이다. 이번 월드컵에서도 라이머는 오스트리아의 강한 압박 축구를 이끄는 핵심 선수로 활약할 전망이다.

▲ 주목할 선수: 파울 바너

오랜 고민 끝에 파울 바너는 자신의 미래를 오스트리아에 맡기기로 결정했다. 오스트리아인 어머니와 독일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오랫동안 독일과 오스트리아 대표팀 사이에서 선택을 미뤄왔다. 하지만 올해 봄 최종적으로 오스트리아를 선택하며 대표팀의 미래를 책임질 재능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가 높은 평가를 받는 이유는 분명하다. 뛰어난 왼발 기술과 넓은 시야, 정확한 패스 능력, 그리고 공을 몰고 전진하는 능력을 모두 갖추고 있다. 바이에른뮌헨 유소년 시스템에서 성장한 바너는 2025년 PSV아인트호번으로 이적했다. 그곳에서 페터르 보스 감독의 지도 아래 보다 후방까지 소화하는 미드필더로 성장했고, 이적 첫 시즌부터 리그 우승을 경험했다. 아직 10대 후반의 어린 선수지만, 오스트리아 축구계는 바너를 대표팀의 미래를 이끌 차세대 스타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월드컵은 그가 세계 무대에 자신의 이름을 알릴 수 있는 첫 번째 큰 기회가 될 전망이다.

▲ 언성 히어로: 니콜라스 자이발트

오스트리아 대표팀에서 가장 화려한 선수는 아니다. 하지만 랄프 랑닉 감독 체제에서 가장 중요한 선수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힌다. 중원에서 눈에 잘 띄지 않는 역할을 맡는다. 상대 공격을 차단하고, 압박의 균형을 유지하며, 세컨드볼을 회수하고 팀 전체의 구조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그의 임무다. 자이발트의 중요성은 랑닉 감독의 선택에서도 드러난다. 올해 3월 한국과의 평가전은 그가 3년 반 만에 처음으로 랑닉 감독 아래 선발 명단에서 제외된 경기였다.

공을 다룰 때도 화려함보다는 안정성을 추구한다. 간결한 패스와 정확한 위치 선정으로 팀의 경기 운영을 돕는 유형의 미드필더다. 다만 공격적인 능력이 없는 선수는 아니다. 그는 가나와의 평가전에서 오스트리아 대표팀 데뷔골을 기록하며 존재감을 보여주기도 했다. 자이발트는 감독들이 가장 신뢰하는 유형의 선수다. 눈에 띄는 스타는 아닐지 몰라도, 오스트리아가 랑닉 감독의 축구를 구현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될 핵심 자원이다.

마르첼 자비처(오스트리아). 게티이미지코리아
마르첼 자비처(오스트리아). 게티이미지코리아

▲ 기억해야 할 선수
케빈 단조: 오스트리아 수비진의 핵심 자원이다. 가나계 부모 사이에서 오스트리아 포이츠베르크에서 태어난 그는 여섯 살 때 영국으로 이주했지만, 지금도 오스트리아와 깊은 유대감을 유지하고 있다. 그는 대모와 함께 고향의 어려운 가정을 지원하는 자선단체를 설립하기도 했다. 어린 시절 꿈은 축구선수가 아니라 액션 영화 배우였다. 하지만 현재는 유럽 정상급 수비수로 자리 잡았다. 단조는 강한 피지컬과 뛰어난 제공권 장악 능력을 갖춘 센터백이다. 유로 2024에서는 킬리안 음바페가 단조와 충돌하는 과정에서 코뼈가 골절되며 화제가 되기도 했다. 2024년 랑스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친 뒤 AS로마 이적이 추진됐지만, 메디컬 테스트 과정에서 심장 흉터가 발견되며 이적이 무산됐다. 이후 간단한 시술을 받고 복귀한 그는 토트넘 홋스퍼에서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우승을 경험했다. 공중볼 경합 능력이 특히 뛰어난 그는 크로스를 막아내는 능력 덕분에 과거 토마스 프랑크 감독으로부터 '자석 머리'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강인함과 안정감을 모두 갖춘 단조는 이번 월드컵에서도 오스트리아 수비의 중심 역할을 맡을 전망이다.

마르셀 자비처: 자비처는 이번 월드컵 기간 오스트리아 축구 역사에 이름을 남길 전망이다. 대회 도중 A매치 100경기 출전을 달성하면 오스트리아 남자 대표팀 역사상 다섯 번째 기록 보유자가 된다. 보루시아도르트문트에서 뛰고 있는 자비처는 경기장 밖에서는 조용하고 내성적인 성격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경기장 안에서는 전혀 다르다. 주로 왼쪽 측면과 공격형 미드필더 역할을 오가며 오스트리아의 대부분 공격 과정에 관여한다. 32세가 된 지금도 높은 경기력을 유지하는 비결은 철저한 자기관리다. 그는 2021년 인터뷰에서 "지난 5년 동안 감자칩 한 봉지도 먹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승부욕 역시 강하다. 2024년 UEFA 챔피언스리그(UCL) 결승 패배 이후에는 정신적인 회복을 위해 대표팀 친선경기 출전까지 포기했을 정도다. 오스트리아 대표팀에서 자비처는 단순한 공격 자원이 아니다. 풍부한 경험과 활동량, 그리고 경기 영향력을 바탕으로 랄프 랑닉 감독의 축구를 이끄는 핵심 선수다. 이번 월드컵에서도 오스트리아 공격의 중심축 역할을 맡을 전망이다.

파트리크 펜츠: 파트리크 펜츠는 현재 오스트리아 대표팀의 주전 골키퍼 경쟁을 이끌고 있는 선수다. 유로 2024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며 오스트리아의 주전 골문을 지켰고, 올해 3월 한국과의 평가전에서도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랄프 랑닉 감독 역시 "선택이 쉽지 않다"고 말할 정도로 높은 신뢰를 받고 있다. 발밑 기술이 뛰어나고 반사신경도 우수한 골키퍼로 평가받는다. 다만 183cm의 신장은 현대 축구 기준으로는 다소 작은 편이라 이를 두고 평가가 갈리기도 한다. 바이엘04레버쿠젠과 랭스에서는 기대만큼 기회를 얻지 못했지만, 현재 덴마크 브뢴뷔에서는 확실한 주전 골키퍼로 자리 잡으며 최고의 시기를 보내고 있다. 펜츠는 덴마크 생활에 대해 "이곳 사람들은 축구선수도 사생활이 필요하다는 점을 존중해준다"고 말한 바 있다. 한편 펜츠는 해리 포터 레고 수집가로도 유명하다. 덴마크 생활에도 큰 만족감을 드러내고 있다. 안정적인 선방 능력과 빌드업 기여도를 갖춘 펜츠는 이번 월드컵에서 오스트리아 골문을 지킬 유력한 후보로 꼽힌다.

▲ 예상 선발 라인업: 4-2-3-1
알렉산더 슐라거 - 콘라트 라이머, 데이비드 알라바, 필리프 린하르트, 슈테판 포시 - 니콜라스 자이발트, 크사버 슐라거 - 마르셀 자비처, 사사 칼라이지치, 로마노 슈미트 - 마르코 아르나우토비치

마르코 아르나우토비치(왼쪽, 오스트리아). 게티이미지코리아
마르코 아르나우토비치(왼쪽, 오스트리아). 게티이미지코리아

▲ 오스트리아 팬들이 월드컵에서 보여줄 특징

최근 몇 년 사이 오스트리아 대표팀은 팬층을 크게 넓히는 데 성공했다. 실제로 월드컵 예선 키프로스 원정 경기에는 약 1,700명의 오스트리아 팬들이 경기장을 찾았다. 이는 오스트리아 축구 기준으로는 상당히 이례적인 규모다. 북중미 월드컵 역시 티켓 수요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오스트리아 팬들은 대체로 우호적인 응원 문화로 유명하다. 일부를 제외하면 조직적인 울트라 문화의 영향이 크지 않고, 다양한 연령대의 팬들이 함께 응원하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축구를 즐기고 맥주를 사랑하는 팬들이 많으며, 언어가 통하지 않더라도 현지 팬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모습도 자주 볼 수 있다. 경기장에서는 오스트리아 전통 의상인 레더호젠과 화려한 모자, 직접 제작한 유니폼을 입은 팬들의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을 전망이다. 무엇보다 오스트리아 팬들은 가능한 한 오랫동안 대표팀과 함께 월드컵을 즐기기를 바라고 있다. 그들의 목표 역시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단 하나다. 최대한 늦게 귀국하는 것이다.

글= 안드레아스 하게나우어, 마르틴 샤우후버(데어 슈탄다르트)
편집= 김동환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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