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北中, '비핵화' 없이 '군대' 교류 강화 선언…北군사력 증강으로 한미일 협력 맞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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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北中, '비핵화' 없이 '군대' 교류 강화 선언…北군사력 증강으로 한미일 협력 맞대응

폴리뉴스 2026-06-09 17:14:33 신고

북중 정상회담 [사진=신화=연합뉴스]
북중 정상회담 [사진=신화=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8일 평양에서 열린 북중정상회담에서 '전략적 동반자'로서 양국 관계가 강력한 우방임을 공식 확인했다.

현재까지 공개된 내용을 종합하면 양국은 경제 분야 협력뿐만 아니라 군사 분야에 대한 교류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주한미군 재배치 등을 통해 중국 견제에 나서는 가운데 중국이 북한과 군사 협력이라는 카드를 선택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에 대한 대가로 중국은 북한 비핵화 문제에 대해 함구하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러시아에 이어 중국이라는 든든한 '뒷배'를 확보하게 됐다. 대북 제재 무력화를 바탕으로 핵무력 강화와 경제 발전을 동시에 추진하는 병진 노선에 한층 박차를 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北中, 전략적 동반자 관계 확인

시진핑 "북중관계 새로운 역사적 출발점" 김정은 "가장 강력하고 전략적인 관계"

7년 만에 북한을 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이번 방북을 통해 북중 관계가 한 단계 격상돼 새로운 출발점에 섰다고 강조했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8일 평양 목란관에서 열린 연회 답례 연설에서 "올해 중조 관계는 새로운 역사적 출발점에 서 있다"며 "중조 관계를 높은 수준에서 발전시키고 두 나라 사회주의 위업의 더 아름다운 전망을 개척하며 인류사회의 진보를 촉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조 두 나라는 언제나 운명을 함께 해왔으며 전통적인 중조 친선은 오랜 역사를 가진 불패의 친선"이라고 덧붙였다.  

김정은 국무위원장도 환영 연설에서 "조중 친선을 새로운 높이에로 인도해 가장 강력하고 전략적인 사회주의 국가 간 관계의 본보기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사상의 공통성과 전투적 우의를 초석으로 결합된 두 당과 두 나라는 장구한 세월 운명을 함께하며 단결과 협력의 유대를 굳게 다져왔다"고 평가했다.  

또한 "정세가 어떻게 변하든 우리 당과 정부는 '하나의 중국' 원칙에 입각하여 핵심 이익을 수호하기 위한 중국당과 정부의 정책과 입장을 전적으로 지지 성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선중앙통신은 "두 당, 두 나라 사이의 고위급 래왕(왕래)을 통한 전략적 의사소통을 더욱 긴밀히 하고, 정치·경제·문화 등 각 분야에서의 교류와 협력을 보다 확대발전시켜 조중(북중) 관계발전의 새로운 장"을 열기로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양국 정상이 내달 11일 북중 우호협력조약 체결 65주년을 계기로 쌍방이 기념행사를 개최하는 데에도 의견을 같이했다고 전했다.

또한 김 위원장과 시 주석이 국제 및 지역문제들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으며 "전략적 조정과 협력을 강화하고 양국의 주권과 안전, 발전 이익을 굳건히 고수하며, 지역과 세계의 평화와 발전을 공동으로 수호"하는 문제와 관련해 "만족한 견해일치가 이룩"됐다고 보도했다.

한편 이날 밤 평양체육관에서는 시 주석을 환영하는 공연이 열렸다. 김 위원장과 북한 지도부는 중국 대표단과 함께 공연을 관람했으며, 무대에서는 북한과 중국 노래와 교예 공연이 펼쳐졌다. 

중앙통신은 "김정은 동지와 습근평 동지가 출연자들에게 꽃바구니를 전달했다"며 "형제적 중국 인민에 대한 두터운 신뢰와 진정한 우애를 예술적 화폭으로 보여준 공연은 조중 친선단결사의 또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고 평가했다.  

한편, 시 주석의 방북 첫날 열린 공항 환영식과 김일성 광장 환영 행사 보도에서 김 위원장의 딸 주애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中, 北과 군사 협력으로 미국 견제 대응 

중러 '뒷배' 얻은 北, 핵무력·경제발전 병진노선 속도낼듯

두 정상이 북중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로 규정하면서 양국 관계는 더욱 긴밀해지게 됐다. 

양측은 "전략적 조정과 협력", "조중친선을 가장 중대한 제1 전략적 사업"이라는 표현을 집중적으로 사용하며, 전통적 동맹을 넘어선 '전략적 파트너십'을 대외적으로 선언했다. 

이는 러시아와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을 체결한 북한이 중국과도 유사한 궤도를 밟으며 국제사회에서 든든한 후견 세력을 확보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특히 이번 중국 대표단에는 군사·외교·경제·국방 분야 핵심 인사들이 대거 포함돼 향후 양국 간 공조가 과거보다 훨씬 광범위하게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시 주석은 김 위원장에게 국경 통상구 전면 재개통, 경제무역·농업·건설·과학기술·의료 분야 협력 확대를 직접 언급하며 교역과 인적 교류 확대를 시사했다. 

이처럼 중국이 군사 분야 협력 카드를 꺼내든 것은 미국의 견제에 대한 대응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미국은 대만 문제를 앞세워 주한미군 재배치, 한미일 군사협력 등을 통해 중국을 압박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중국이 북한과 손을 잡고 맞대응하겠다는 것을 공식화한 것이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연구소 교수는 "중국은 미국과 일본의 군사력 증강에 대응하기 위해 북한을 전략적으로 활용하려는 것"이라며 "북한 군사력을 대리적 수단으로 보는 것이 더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또한 눈에 띄는 점은 회담 보도에서 '비핵화'라는 단어가 사라졌다는 것이다. 

시 주석은 2019년 첫 방북 당시 "조선반도 비핵화를 지지한다"고 밝힌 바 있으나, 이번에는 북한의 '불가역적 핵보유국' 선언 이후 사실상 핵 보유를 묵인하는 태도로 선회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북한으로서는 경제난 극복과 군사력 고도화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할 모멘텀을 확보한 셈이다.  

평양체육관에서 열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환영 공연 [사진=신화=연합뉴스]
평양체육관에서 열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환영 공연 [사진=신화=연합뉴스]

'비핵화' 언급 없어 "시진핑 방북, 北군사력 증강 간접적으로 촉진할 것"

이번 북중 정상회담으로 북한의 군사력이 증강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시 주석이 김 위원장과의 정상회담에서 군대 분야 교류 강화를 직접 언급했기 때문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8일 "복원된 북중 관계가 북한의 군사력 증강을 촉진할 수 있다"며 중국과 러시아가 각각 외교·경제적 안전망과 기술적 지원을 제공할 가능성을 보도했다.  

강준영 한국외대 교수는 "질적 도약을 보장하기는 어렵지만 북중 무역 회복이 부품·자재·자금 조달 여건을 개선해 북한 해군 현대화의 지속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중국 해관총서에 따르면 지난 4월 북중 교역액은 3억2,580만 달러로 2017년 1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SCMP는 "북한은 세계 최대 규모 중 하나로 평가되는 수중 함대를 증강하고 있으며, 핵추진 잠수함 건조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러시아의 기술 지원 가능성과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한 드론 전력 구축 경험도 언급했다.  

비핵화 언급이 빠진 회담 결과에 대해 중국이 북한 핵 보유를 사실상 묵인·방조하는 쪽으로 선회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이 헌법에 '핵보유국'을 명시하고 핵무력 강화를 사회주의 위업으로 선전하는 상황에서 시 주석이 '조선식 사회주의 위업'에 지지를 선언한 것은 북한 핵무장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겠다는 암묵적 뉘앙스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북미 또는 남북 대화 재개 동력은 당분간 찾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 정부가 기대했던 '한반도 평화와 안정에 기여하는 중국의 건설적 역할'과는 다른 방향으로 전개되면서 대북·대중 전략의 재점검 필요성이 제기된다.  

한편 이재명 대통령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대북 제재의 실효성이 약화된 현실을 지적하며 "장기적으로는 반드시 비핵화를 향해 가야 하지만, 지금은 핵물질 추가 생산 중단, 해외 반출 저지, ICBM 기술 개발 중단을 단기 목표로 협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통일부 "북중 간 '군대 교류'는 처음 공개 언급…동향 주시"

통일부는 이번 북중 정상회담에서 '군대 분야 교류'를 직접 언급한 데 대해 주목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정은 시대 북중 관계에서 공개적으로 군대 분야 교류를 언급한 것은 처음으로 파악된다"며 "관련 동향을 주시하겠다"고 밝혔다.  

둥쥔 중국 국방부장이 이번 방북에 동행한 점도 군사 교류 논의와 연관된 것으로 추정했다. 2019년 시 주석의 방북 때는 국방부장이 수행하지 않았다.  

통일부는 이번 방북과 정상회담 전반에 대해 "양자 관계 발전, 전면적 교류 강화, 국제협력 확대 등을 논의했으며, 전통적 우호관계를 재확인하고 고위급 및 분야별 교류협력 확대를 통한 전략적 관계 발전 계기를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예우 수준에 대해서는 김 위원장이 공항 영접부터 전 일정에 동행한 점을 들어 "지난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방북 때와 유사한 최고 예우를 보여줬다"고 분석했다.  

비핵화와 한반도 문제 언급이 없었던 점에 대해서는 "표면상 발표만으로 평가하기는 이르다"며 "지역 및 국제 문제를 논의했다는 내용이 있어 한반도 문제가 다뤄졌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는 중국이 북미 간 중재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했던 우리 정부의 기대와는 다른 결과로 해석될 수 있다. 외교부와 통일부는 시 주석 방북 전 "한반도 문제에서 중국의 건설적 역할"을 기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통일부는 국경 통상구 전면 재개통 논의에 대해 "북중 접경지역의 10여 개 통상구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폐쇄된 상태이며 아직 완전히 정상화되지 않았다"며 이를 정상화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평양 김일성광장서 시진핑 환영 의식 진행 [사진=연합뉴스]
평양 김일성광장서 시진핑 환영 의식 진행 [사진=연합뉴스]

외신 "시진핑, 공개 비핵화 언급 피해" "김정은, 핵무기 쥔 채 중국 지원 확보"

8일 열린 북중 정상회담은 양국이 협력 심화를 약속하며 관계를 격상시키는 동시에 서방에 맞서 단결하는 모습을 보여준 자리로 외신들은 평가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서방 주도의 국제질서에 맞서 단결된 모습을 보여주면서 양국의 '깨지지 않는 유대'를 기념했다고 평가했다.

뉴욕타임스는 시 주석이 김 위원장에게 긴밀한 전략적 소통과 모든 분야에서의 교류 강화를 강조했다면서 러시아의 대북 영향력 확대에 맞서 균형을 잡으려는 의도로 해석했다.

그러면서 "이에 따라 중국의 군사적 부상과 미국의 방위조약 준수 역량에 대해 우려하고 있는 이 지역 미국 동맹국들을 더욱 불안하게 만들 수 있다"고 부연했다.

CNN도 "북러가 관계를 강화해왔지만 '북한의 가장 중요한 경제적 생명줄이자 외교적 파트너는 중국'이라는 게 중국의 분명한 메시지"라고 짚었다.

외신들은 시 주석이 비핵화에 대해 공개 언급을 피한 점에도 주목했다. 

NYT는 북중정상회담 이후 나온 중국의 발표에 핵프로그램 언급이 없었다면서 과거 북중 회담 발표에는 북한 핵프로그램 종식을 위해 협력한다는 문구가 들어갔지만 작년 9월 김 위원장의 방중 이후로는 그런 내용이 사라졌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는 중국이 북한 핵 보유를 사실상 묵인하면서도 정치적 후원자·경제적 생명줄로서의 지위를 재확인했다고 분석했고, BBC는 중국이 북한을 전략적으로 중요한 파트너로 보지만 핵 위기에 휘말리지는 않으려 한다고 평가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중국이 북한을 이웃 국가들과 대화하도록 압박하려는 의도를 지적했으며, 전문가들은 중국이 북러 밀착 속에서 자국 이익을 보장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AP통신은 북한과 중국 모두 각각 미국과의 대치 속에 전통적인 동맹관계를 완전히 복원하고 싶어 한다는 점에 주목하면서 이번 회담이 북중관계는 물론 그 이상의 영역으로 큰 파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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