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취해 남의 차에 잘못 타 재물손괴 등 3개 혐의를 받은 남성. 전문가는 재물손괴죄는 유죄 가능성이 크지만, 고의 없는 절도·수색죄는 성립이 어렵다고 봤다. / AI 생성 이미지
과음 후 필름이 끊긴 상태로 택시로 오인해 남의 차에 탔다가 재물손괴, 절도미수, 자동차수색 등 3가지 혐의를 받게 된 한 남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피해자는 300만 원이라는 거액의 합의금을 요구하고 있지만, 법률 전문가들은 혐의 중 일부는 성립이 어렵다면서도 재물손괴죄는 유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섣부른 합의보다는 객관적인 증거를 바탕으로 냉정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대시보드 흠집', 재물손괴죄 성립 가능성 '매우 높음'
사건은 A씨가 만취 상태에서 배달 기사의 차량 조수석에 타면서 시작됐다. 그는 경찰로부터 대시보드에 발을 올려 흠집을 냈다는 말을 전해 들었다.
법률 전문가들은 이 부분에 대해 '재물손괴죄'가 성립할 가능성이 높다고 입을 모았다. 법률사무소 송지 배성권 변호사는 "재물손괴는 조수석 대시보드 훼손이 확인되면 성립할 수 있다"고 지적했으며, 법무법인 에스엘 이성준 변호사 역시 "대시보드에 발을 올리는 행위 자체가 고의로 평가되고, 그 과정에서 기스가 발생했다면 재물손괴로 수사·기소될 수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즉, '망가뜨리겠다'는 명확한 의도가 없었더라도, 발을 올리는 행위 자체에 손상의 가능성을 인식했다고 볼 수 있어(미필적 고의) 혐의를 벗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음식값 지불했는데 '절도'?…'고의 없음' 입증이 관건
피해자는 A씨가 차 안의 음식을 들고 내렸다며 '절도미수', 차량을 뒤졌다며 '자동차수색죄'까지 주장했다.
하지만 이 두 혐의에 대해서는 다수의 변호사가 '무혐의'를 다툴 여지가 충분하다고 보았다. 핵심은 '고의성' 부재다.
법무법인 대청 김희원 변호사는 "절도 미수 부분도 해당 음식을 자기 것으로 착각하여, 즉 해당 음식이 귀하의 소유라고 인지하고 행위를 한 이상, 역시 절도죄라고 보기 어려워 보이네요"라고 분석했다. A씨가 음식값을 즉시 계좌이체한 내역이 '훔칠 의도(불법영득의사)'가 없었음을 증명하는 강력한 증거가 되기 때문이다.
김 변호사는 이어 "그리고 차량 수색죄 부분도 실수로 들어간 이상, 역시 고의가 인정된다고 보기 어렵고, 단순히 들어간 행위만으로 수색이라고 보기도 어려워 보입니다"라고 덧붙이며, 택시로 착각한 상황을 고려할 때 두 혐의 모두 성립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300만 원은 과도"…현실적 대응 전략은?
그렇다면 A씨는 300만 원이라는 합의금 요구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과도한 요구'라고 평가했다.
법무법인 해답 김무룡 변호사는 "무작정 피해자의 요구에 응하기보다 법리적 검토 후 협상하는 것이 유리합니다"라고 조언했다. 성립 가능성이 높은 재물손괴죄의 피해액, 즉 실제 수리비를 기준으로 합의금을 조율해야 한다는 것이다.
법률사무소 반석 최이선 변호사는 구체적인 행동 지침을 제시했다. "목요일 조사에서 상대방의 요구를 수용하기보다, 출석해 차량 블랙박스 영상을 확인하는 과정이 우선되어야 합니다. 영상으로 대시보드 흠집 정도를 파악한 후, 실질적인 수리 실비와 소정의 위로금 선에서 합의를 조율하는 방향이 현실적입니다."
섣불리 감정적으로 대응하거나 거액의 합의에 응하기보다, 객관적 증거를 통해 사실관계를 명확히 하고, 법리에 따라 책임질 부분만 책임지는 냉정한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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