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합의, '일괄 서명'의 함정…치료비 폭탄 맞을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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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운전 합의, '일괄 서명'의 함정…치료비 폭탄 맞을 수도

로톡뉴스 2026-06-09 15:58:0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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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운전 교통사고 피해 시 가해자의 '일괄 합의' 제안을 받아들이는 것은 위험하다. / AI 생성 이미지

신호 대기 중이던 내 차를 '쾅' 들이받은 음주운전자. 2주 넘게 통증이 계속되는데, 가해자는 "형사, 민사 한 번에 합의하시죠"라며 돈 얘기를 꺼낸다.

이 달콤한 제안에 섣불리 응했다간 향후 치료는 물론 정당한 보상마저 물거품이 될 수 있다. 법률 전문가들은 일제히 "합의를 서두르지 말고, 민사와 형사를 반드시 분리해 대응하라"고 경고한다.

"합의금이 얼마가 적정한지..." 피해자의 끝나지 않은 고통

지난 5월 25일 밤, A씨는 신호 대기 중 음주운전 차량에 후방에서 추돌당했다. 경찰이 출동해 가해자의 음주 사실을 확인했고, A씨는 목과 허리의 통증으로 2주 염좌 진단을 받았다.

문제는 사고 후 2주가 지난 시점에도 통증이 계속된다는 것. A씨가 계속 통원 치료를 받던 중, 가해자로부터 "형사와 민사를 같이 하고 싶습니다"라며 합의를 제안하는 연락이 왔다.

A씨는 "합의금이 얼마가 적정한지 모르겠어서 이렇게 글을 남겨 봅니다"라며 전문가의 도움을 구했다.

변호사들 만장일치 경고 "섣부른 합의는 독, 치료가 최우선"

A씨의 상황에 법률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합의를 서두르지 말라'고 조언했다.

최우준 변호사는 "현재 가해자가 연락하여 형사와 민사를 함께 정리하는 합의를 원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아직 치료가 진행 중인 상황이라면 너무 서둘러 합의할 필요는 없습니다"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이 성급한 합의를 말리는 이유는 명확하다. 김훈희 변호사는 "특히 현재는 △치료가 종료되지 않음 △향후 치료기간 미확정 △후유증 여부 미확정 △음주수치 정확히 모름의 상태이므로, 먼저 치료 경과를 지켜보는 것이 중요합니다"라고 지적했다.

이 시점에서 섣불리 합의하면 예상치 못한 추가 치료비를 자비로 부담해야 하는 최악의 상황을 맞이할 수 있다.

'배상'과 '위로금'은 다르다…민·형사 합의의 두 얼굴

가해자가 제안한 '일괄 합의'의 가장 큰 함정은 성격이 전혀 다른 두 합의를 하나로 묶는다는 점이다.

김준환 변호사는 "민사 합의는 부상 치료비, 위자료, 휴업손해 등을 자동차보험사나 가해자에게 배상받는 것이며, 형사 합의는 가해자가 처벌 수위를 낮추기 위해 피해자에게 사죄의 위로금을 지급하고 처벌불원서를 받는 것입니다"라고 명확히 구분했다.

이푸름 변호사 역시 "아직 치료가 진행 중이고 통증이 계속되고 있으므로 지금 바로 합의하는 것은 서두르지 않는 것이 좋으며, 형사합의금과 민사 손해배상은 성격이 다르므로 구분하여 협상하셔야 합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민사 합의는 피해자의 손해를 회복하기 위한 '배상'의 성격이 강하고, 형사 합의는 가해자가 처벌을 덜 받기 위해 지급하는 '위로금'의 성격이 짙다.

마지막 관문 '합의서', 글자 하나가 당신의 권리를 지킨다

모든 과정을 거쳐 합의에 이르렀다면, 마지막 관문인 '합의서 작성'이 남는다. 이때 합의서 문구 하나하나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남희수 변호사는 "상대방이 형사와 민사를 함께 정리하자고 한다면 합의서 문구가 매우 중요합니다. 권리 포기 범위가 과도하지 않은지 상담을 통해 점검해 보시기 바랍니다"라고 조언했다.

특히 '향후 일체의 민·형사상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는 문구가 포함될 경우, 나중에 후유증이 발생해도 추가적인 손해배상을 청구할 길이 막힐 수 있다.

서아람 변호사 또한 "너무 이른 시점에 형사와 민사를 모두 포함하는 합의서를 작성하면 이후 치료비나 손해배상을 추가로 청구하기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라며 합의서 문구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형사 합의를 먼저 진행하더라도, 합의서에 '본 합의는 형사사건에 한하며, 민사상 손해배상청구권은 별도로 유보한다'는 취지의 문구를 반드시 명시하여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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