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안보 강조하더니”···재생에너지 인수 외국 자본엔 ‘열린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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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안보 강조하더니”···재생에너지 인수 외국 자본엔 ‘열린문’

이뉴스투데이 2026-06-09 15:48:0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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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 안면도 일대 부지에 조성된 태안 태양광 발전소의 항공 사진. [사진=태안안면클린에너지]
태안 안면도 일대 부지에 조성된 태안 태양광 발전소의 항공 사진. [사진=태안안면클린에너지]

[이뉴스투데이 노태하 기자] 정부가 에너지 안보 강화를 위해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에 나서고 있지만, 외국 자본의 국내 재생에너지 발전시설 인수를 사실상 제한할 제도가 미비한 상황이다. 이에 제도적 보완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전기사업법상 발전사업 허가와 사업자 변경 등은 기후에너지환경부 전기위원회 심의 대상이지만 외국 자본의 재생에너지 발전시설 인수를 제한하거나 배제할 수 있는 명시적 규정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기위원회는 전기사업법에 따라 별도의 법적 근거 없이 외국 자본이라는 이유만으로 인수를 불허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전기위 관계자는 “전기위는 전기사업법과 하위 법령에서 정한 기준에 따라 심사하고 있으며 재무능력과 기술능력, 사업 수행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다”며 “외국 자본 유입에 대한 우려도 논의는 하지만 그것만으로 승인 여부를 판단할 수는 없고 법령상 기준에 근거해 결정할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재생에너지 발전 시설에 대한  해외 자본 잠식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국내 재생에너지 시장에 대한 글로벌 자본의 관심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외국계 투자사들은 단순 금융투자를 넘어 국내 태양광·풍력 발전자산을 직접 확보하며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모양새다.

재생에너지 발전시설은 장기간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창출할 수 있는 인프라 자산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RE100 확산과 AI 데이터센터 증가에 따른 전력 수요 확대까지 맞물리면서 해외 자본의 투자 수요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으로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은 국내 재생에너지 개발사 브라이트에너지파트너스(BEP)에 2021년부터 지속적으로 투자해 공개된 누적 투자액만 381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BEP는 전국 단위 태양광 발전소를 운영하며 800MW 규모의 발전자산을 확보한 상태다.

마찬가지로 세계적 자산운용사 브룩필드 역시 2024년 국내 태양광 발전소 150여곳을 보유한 한마음에너지 자산을 인수하기로 하고 추가 태양광 자산 매입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2022년에도 새만금 태양광 사업에서는 중국계 자본이 지분 참여와 근질권 설정 등을 통해 영향력을 확보했다는 논란도 제기된 바 있다.

일각에서는 재생에너지 발전시설이 국가 핵심 에너지 인프라로 부상하는 상황에서 해외 사모펀드의 발전자산 인수가 확대될 경우 발전사업의 공공성과 안정성, 에너지 안보 측면의 관리 체계가 미흡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재생에너지 발전자산이 단기 수익 실현을 목적으로 하는 해외 사모펀드의 투자 대상이 될 경우 발전사업의 지속성과 안정성이 훼손될 수 있다”며 “전력 판매를 통해 20년 이상 장기적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인프라 자산인 만큼 단기 차익을 목적으로 한 투자보다는 안정적인 운영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전기위원회 심사 기준에 에너지 안보 및 공공성 평가항목 도입 필요성을 강조한다.

이종수 서울대학교 산업공학과 교수는 “일정 규모 이상의 발전시설에 대해 운영권을 취득하는데 있어서는 전기위원회 심사 기준에 에너지 안보 및 공공성 평가 항목이 별도로 도입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외국 자본에 대한 제도적 안전장치도 필요하겠지만 보다 근본적으로는 국내 기업들의 장기적 관점의 투자 확대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석광훈 에너지전환포럼 전문위원은 “해외 기업들의 비중이 과도하게 높아지는 부분에 대해서는 일정한 안전장치가 필요하다”면서 “다만 우리 경제가 개방경제인 만큼 규제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오히려 국내 기업들이 단기 수익성만 보고 재생에너지 투자를 주저하는 사이 해외 기업들은 미래를 보고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면서 “궁극적으로는 국내 기업들이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재생에너지 투자에 나서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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