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조원 서해안 HVDC 사업, 누구의 손에 맡길 것인가… LS전선 vs 대한전선, 기술력·신뢰성 해부

실시간 키워드

2022.08.01 00:00 기준

11조원 서해안 HVDC 사업, 누구의 손에 맡길 것인가… LS전선 vs 대한전선, 기술력·신뢰성 해부

폴리뉴스 2026-06-09 15:27:14 신고

2030년 완공을 목표로 추진되는 '서해안 HVDC(초고압직류송전) 에너지 고속도로' 1단계 사업은 호남권의 재생에너지·원전 전력을 수도권 반도체 클러스터와 AI 데이터센터로 송전하는 약 11조 원 규모의 국가 전략 인프라다. 새만금–서화성 220km 구간을 시작으로 총 620km, 8GW급의 초대형 전력망 프로젝트다. 이 거대한 사업의 입찰을 앞두고, 국내 전선업계 1·2위인 LS전선과 대한전선이 맞붙고 있다..

2026년 5월 28일, 경기남부경찰청 산업기술안보수사대는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대한전선 임직원 4명, 가운종합건축사무소 관계자 7명, 설비업체 SFA 관계자 2명 등 총 13명과 법인 3곳을 수원지방검찰청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  

약 3년에 걸친 수사 끝에 경찰이 디지털 포렌식, 도면 정밀 비교, 관련자 진술, 기술 분석 등을 종합하여 "혐의가 인정된다"고 1차 결론을 내린 중대한 분기점이다. 한국경찰학회 연구에 따르면 산업기술 유출 사건의 평균 수사 기간이 약 7개월인 점을 감안하면, 3년에 걸친 정밀 수사 끝에 내려진 결론의 무게는 가볍지 않다.

유출된 기술의 실체도 명확하다. LS전선의 해저케이블 동해 공장(1~4동) 설계를 전담했던 가운종합건축사무소가 LS전선과 맺은 비밀유지약정(NDA)을 위반하고, 2022~2023년 대한전선의 충남 당진 해저케이블 1공장 설계 과정에서 LS전선의 설계도면·설비 배치도·설비 수량·턴테이블 배치·생산라인 구성·공정 배치 등 영업비밀을 대한전선 측에 제공했다는 것이 경찰의 판단이다. 이는 양사 간 세 번째 법적 분쟁이다. 2019년 '버스덕트용 조인트 키트' 특허 침해 소송에서 LS전선이 1·2심 모두 승소했으며, 2025년 4월 대한전선이 상고를 포기하면서 15억 원 배상 및 제품 폐기 판결이 확정된 바 있다.

LS전선은 2007년 세계 네 번째로 초고압 해저케이블 개발에 성공한 글로벌 톱티어다. 반면 대한전선은 525kV HVDC 해저케이블을 2024년 5월에야 국제공인 인증을 획득했고, 양산 라인인 당진 2공장은 2027년 가동 예정이다. LS전선은 2025년 6월, 세계 최초로 525kV급 '고온형' HVDC 케이블 상용화에 성공했다. 도체 허용 온도를 기존 70℃에서 90℃로 끌어올려 송전 용량을 최대 50% 확대한 것이 핵심이다. 전 세계적으로 500kV 이상급 HVDC를 개발한 사례는 있지만, 도체 허용 온도가 70~80℃에 머무는 경우가 많아 90℃급 고온 운용을 상용 수준에서 구현한 것은 LS전선이 유일하다. 이 고온형 525kV 케이블은 이미 한국전력의 '동해안–수도권' 프로젝트 1단계 지중 송전 구간에 단독 공급이 확정된 상태다. 대한전선은 525kV 전압형 HVDC 육상(지중) 케이블에 대해 KEMA 국제인증을 획득(2024년 5월)했다. 다만 해저케이블에 대한 KEMA 인증은 아직이며, 양산 라인인 당진 2공장 가동(2027년 목표) 이후 인증을 추진할 예정이다."

LS전선의 생산설비는 2025년 7월 동해공장 5동을 준공하며 아시아 최대 수준의 HVDC 케이블 생산설비를 확보했다. 수직연속압출시스템(VCV) 라인을 추가해 HVDC 생산능력을 기존 대비 4배 이상 확대. 연 3건 이상의 대형 HVDC 프로젝트 동시 수행 가능하다. 대한전선은 HVDC 해저케이블 양산이 가능한 당진 2공장이 2027년 가동 목표로 건설 중이다. 즉, 현재 시점에서는 HVDC 해저케이블 양산 능력 자체가 없다.

해저케이블은 '만드는 것'만큼 '바다에 까는 것'이 중요하다. LS전선(LS마린솔루션)은 포설선 'GL2030'(7,000톤급) 보유하고 있고, 2028년까지 13,000톤급 대형 포설선 추가 건조 예정이다. 대한전선은 2026년 5월 14일, 노르웨이 DOF그룹으로부터 1만톤급 CLV '스칸디 커넥터(Skandi Connector)호'의 매매계약을 체결했고, 선박은 2026년 8월 국내 인도 예정이다. 

LS전선은 네덜란드 테네트(TenneT) 2조 원대 수주, 영국 내셔널그리드 공급계약, 독일·대만 등 누적 3조 원 이상의 HVDC 수주 실적을 보유한 글로벌 톱티어다. 반면 대한전선의 HVDC 글로벌 수주 실적은 미국 시장에 초기 진입한 단계다.

서해안 HVDC 1단계 사업은 단순한 발주가 아니다. 수도권 반도체 클러스터와 AI 데이터센터의 전력을 책임지는 '대한민국 산업의 동맥'이다. 한 번 매설하면 40년 이상 운용되는 사회기반시설이며, 해저케이블 1km당 비용이 수십억 원, 시공 후 결함이 발생하면 수리 비용이 신설 비용보다 비싼 특수 설비다.

정부와 한국전력은 입찰 평가에서 ▲기술 양산 검증 ▲글로벌 실증 트랙레코드 ▲법적·윤리적 신뢰성을 핵심 평가 항목으로 명시하고, 현재의 객관적 기술 격차와 법적 리스크를 정직하게 반영해야 한다.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는 대한민국 산업의 미래다. 기술적 안정성, 양산 검증, 실증 트랙레코드(track record)가 입찰 평가의 절대 기준이 되어야 하는 이유다.

[폴리뉴스 박수남 기자] 

Copyright ⓒ 폴리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키워드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0000.00.00 00:00 기준

이 시각 주요뉴스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