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 상장, 유동성 블랙홀되나…코스피 '변동성 변수'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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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X 상장, 유동성 블랙홀되나…코스피 '변동성 변수' 주목

연합뉴스 2026-06-09 14:59:36 신고

스페이스X 청약 전 '실탄 확보' 수요 탓 반도체 차익실현 움직임

"韓ETF에서 5주 연속으로 5억7천만 달러 자금 이탈"…외인, 순매도 행렬

"美물가지수·스페이스X 상장 등 거치며 일시적 언더슈팅 가능성"

케네디 우주센터에 그려진 스페이스X 로고 케네디 우주센터에 그려진 스페이스X 로고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역사상 최대 규모의 기업공개(IPO)가 될 것으로 전망되는 미국 항공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상장이 사흘 앞으로 다가오면서 국내 증시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상장일이 가까워질수록 기존 주도주에서 자금이 이탈하는 흐름이 빨라질 수 있어서다. 최근 2거래일간 코스피가 13% 넘게 급락하는 등 글로벌 반도체주 전반이 조정을 받는 과정에도 스페이스X IPO가 상당한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평가된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가 전문가들도 대체로 비슷한 진단을 내놓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상장이 임박할 경우 글로벌 유동성의 블랙홀 역할을 할 수 있다"며 "글로벌 증시 대비 급등세를 보인 코스피 시장에서 자금 이탈이 커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실제로 한국 상장지수펀드(ETF)에선 5주 연속으로 5억7천만 달러의 자금이 이탈했다"고 짚기도 했다.

스페이스X 청약 전 '실탄'(현금)을 확보하려는 수요가 한국 ETF에서의 자금 회수 흐름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는 것이다.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도 행렬 역시 주목된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지난달 7일 이후 22거래일 연속으로 순매도 행진을 벌이며 이날까지 도합 70조5천억원을 순매도했다. 9천피(9,000) 목전까지 갔던 코스피는 이런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도에 전날 8.28% 급락한 7,484.41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 연구원은 "스페이스X의 공모 규모가 전례없이 큰 만큼 공모 과정에서 시장내 대기성 자금이 흡수될 수 있고, 상장후 주요 지수 편입시 패시브 펀드의 리밸런싱 과정에서 기존 주식에 대한 매도 압력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고 짚었다.

삼성증권도 스페이스X IPO를 앞두고 일부 투자자들의 자금확보 수요가 국내외 증시에서의 주도주 차익실현으로 이어졌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김종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역사상 최대 규모의 메가 IPO인 만큼 단기적으로는 국내 증시에 수급 교란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상존한다"면서 "6월 말까지는 유동성 블랙홀 구간에서 국내 주도 섹터의 숨 고르기와 지수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스페이스X 팰컨9 로켓 발사장면 스페이스X 팰컨9 로켓 발사장면

[UPI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그러나 "중장기적 관점에서 스페이스X의 등장은 한국 반도체에 새로운 기회라고 판단한다"면서 "(우주기반 AI 인프라 기업으로 도약하려는) 스페이스X의 Al 패권 경쟁 참여는 글로벌 빅테크들이 한국 반도체 기업들에 발행할 거대한 '메모리 청구서(Bill)'의 증액으로 귀결될 것"이라고 김 연구원은 덧붙였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단기 저점을 7,300∼7,400으로 제시하면서 "주중 미국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오라클 실적, 스페이스X 상장 이벤트를 치르는 과정에서 7,400을 하향 이탈할 수 있겠으나 일시적 언더슈팅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조정은 반도체 이익 피크아웃이나 정책 동력 상실, 대형 외부충격 임박 등 펀더멘털발 조정이 아니라 주도주 중심의 과도한 쏠림 현상과 높아진 레벨 부담이 초래한 조정 성격이 강하다고 판단한다"고 강조했다.

스페이스X 외에도 올해 하반기에는 앤트로픽과 오픈AI 등 초대형 IPO가 몰려 있다.

AI 산업의 새로운 강자로 부상한 앤트로픽과, 오픈AI는 이달 1일과 8일 차례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IPO 비공개 신청서를 제출했다.

앤트로픽의 기업가치는 최근 완료한 시리즈H 투자 라운드에서 9천650억 달러(약 1천325조원)로 산정됐고, 오픈AI는 올해 3월 8천520억 달러(약 1천170조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들 기업의 상장은 스페이스X IPO에 버금가는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스페이스X는 이번 IPO를 통해 역대 최대규모인 750억 달러(약 116조원)를 조달할 계획이며, 상장에 성공할 경우 기업가치는 1조7천500억 달러(약 2천700조원)에 이를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과거 대형 IPO 사례들을 돌아보면 코스피는 해당 기업 상장 약 10일 전부터 하방 압력이 커지다가, 상장이 끝나면 분위기가 반전되는 경향을 보였다.

이경민 연구원은 "비자, GM, 메타, 알리바바, 리비안 등 사례를 보면 상장 전에는 5건 중 4건에서 (코스피) 약세를 기록했으나, 상장후 20거래일째에는 5건 중 4건에서 상승이 나타났고 평균 수익률은 3%였다"고 말했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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