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주식시장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올해 들어 최대 낙폭을 기록하고 나스닥지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해방의 날’(Liberation Day) 관세 충격 이후 최악의 한 주를 마감했다.
투자자들에게는 뼈아픈 순간이었다. 그러나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의 마이클 윌슨 최고투자책임자(CIO·사진)는 이번 조정이 오히려 강세장 지속을 뒷받침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번 매도세가 ‘건전한 리셋’(healthy reset)에 해당한다며 S&P500지수의 연말 목표치 8000을 유지했다.
이는 8일 뉴욕 증시 개장가 대비 7.5%의 추가 상승 여력이 있음을 의미한다.
윌슨 CIO는 8일자 보고서에서 "5일의 매도세가 포지션 청산 탓에 두드러지게 나타나긴 했으나 기업 실적과 거시경제 지표는 여전히 탄탄하다"며 "이는 향후 몇 달 동안 폭넓은 시장 참여를 뒷받침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번 강세장이 연말까지 이어지는 데 조정은 불가피했다"며 "결과적으로 건전한 약이 된 것"이라고 표현했다.
S&P500지수는 5일 올해 들어 최대 하루 하락폭을 기록했다.
시장의 예상보다 강하게 나온 고용지표에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연내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완전히 꺾였기 때문이다.
5일의 폭락으로 뉴욕 증시의 9주 연속 상승 행진도 막을 내렸다.
하락을 주도한 것은 반도체주다. ‘iShares 반도체 상장지수펀드’(SOXX)는 2020년 3월 이후 가장 큰 하루 낙폭을 기록했다.
다만 해당 상장지수펀드(ETF)는 올해 들어 지금까지 80% 넘게 급등한 상태다.
윌슨 CIO는 "그동안 연초 대비 크게 상승했던 반도체 및 메모리 주식이 5일의 하락을 주도했다"면서 "헤지펀드와 레버리지 ETF의 포지션이 과도하게 쏠려 있던 상황과 맞물린 결과"라고 설명했다.
모건스탠리의 자체 조사 결과 반도체 관련 종목은 글로벌 헤지펀드 포트폴리오의 약 25%를 차지하고 있었다. 윌슨 CIO는 이런 쏠림 현상이 매도세를 증폭시켰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앞으로 포지션이 얼마나 빨리 정상화하는지, 그리고 금리와 금리 변동성, 유가, 미 달러화가 어떻게 움직이는가에 따라 증시의 방향은 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8일 거래에서는 반도체 ETF가 반등하며 5일 손실의 일부를 만회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 역시 주요 지수 가운데 가장 강한 상승세를 보였다.
윌슨 CIO는 강한 기업 실적이 펀더멘털을 든든히 받쳐주고 있으며 연말까지 강세장을 지지하는 원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본다.
다만 예상보다 강력했던 1분기 어닝 시즌을 두고 월스트리트 일부에서는 인공지능(AI) 거품이 사실상 실적 거품이라는 전문가들의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모건스탠리의 기본 시나리오는 S&P500지수의 추가 상승을 가리키고 있다. 하지만 윌슨 CIO는 강세장을 위협할 리스크도 여전하다고 경고했다.
그는 "금리와 금리 변동성이 여전히 단기적 위험 요소로 남아 있다"며 "이는 인플레이션 데이터와 연준 및 재무부의 유동성 공급 정책에 달려 있다"고 적었다.
현재 미국의 10년물 국채 금리는 4.51%다. 이는 윌슨 CIO가 증시에 부정적인 신호로 지목했던 수준을 웃도는 것이다.
윌슨 CIO는 다음 상승 랠리를 이끌 후보로 임의소비재(필수소비재가 아니라 선택적으로 구매할 수 있는 소비재), 운송, 지역은행 주식을 꼽기도 했다.
실제로 5일 폭락장에서 다우 운송지수는 0.7% 상승 마감했다.
이진수 선임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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