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철 햇감자는 한 봉지 사두면 삶은 감자, 감자조림, 감자전으로 두루 쓰기 좋다. 수분이 많고 껍질이 얇아 익혔을 때 포슬포슬한 맛도 잘 살아난다. 하지만 며칠 보관한 감자 껍질에 연두빛이나 초록빛이 올라왔다면 그냥 넘기면 안 된다. 겉면만 살짝 변한 것처럼 보여도 빛을 오래 받은 감자라는 신호이기 때문이다.
감자 껍질이 초록빛으로 바뀌면 솔라닌이 늘어날 수 있다. 솔라닌은 감자가 빛에 노출됐을 때 싹이나 껍질 주변에 많아지는 독소다. 초록색 부분만 얇게 잘라내고 먹으면 괜찮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색이 번진 감자는 껍질 주변까지 함께 확인해야 한다.
빛을 받으면 감자에 초록빛이 올라오는 이유
감자 껍질이 연두빛이나 초록빛으로 바뀌는 건 빛을 오래 받았다는 표시다. 감자는 햇빛에 닿으면 껍질 가까운 부분부터 초록빛을 띠기 시작한다. 이때 색만 달라지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같은 조건에서 솔라닌과 차코닌이라는 천연 독소도 함께 늘 수 있다.
햇빛만 조심하면 되는 것도 아니다. 주방 창가에 며칠 둔 감자, 마트 진열대 조명 아래 오래 놓인 감자, 베란다에 그대로 보관한 감자도 초록빛이 올라올 수 있다. 겉보기에는 일부만 변한 것처럼 보여도 감자가 빛에 오래 노출됐다는 뜻이라 그냥 씻어 조리하기보다 먼저 껍질과 싹을 확인해야 한다.
솔라닌과 차코닌이 많은 감자를 먹으면 속이 메스껍거나 배가 아플 수 있다. 구토나 설사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고, 많이 먹었을 때는 두통과 어지럼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껍질 한쪽에 연하게 올라온 정도라면 두껍게 깎아내고 조리할 수 있지만, 초록빛이 진하게 퍼졌거나 싹이 함께 올라왔다면 먹지 않는 편이 낫다.
초록 부위, 어디까지 잘라내야 하는가
감자 껍질에 초록빛이 조금 올라왔다면 먼저 색이 든 자리를 확인해야 한다. 연하게 변한 부분은 껍질만 벗기지 말고 칼로 두껍게 도려낸다. 눈에 보이는 색보다 조금 더 넓게 잘라내야 껍질 가까이에 몰린 솔라닌을 줄일 수 있다.
잘라낸 뒤 속살까지 연두빛이 남아 있거나 쓴 냄새가 나면 조리에 쓰지 않는 편이 낫다. 초록빛이 넓게 퍼진 감자도 마찬가지다. 특히 싹이 여러 군데 올라왔다면 싹만 떼어내고 먹기보다 감자 전체를 버리는 쪽이 안전하다.
손질 전에는 흐르는 물에 흙을 먼저 씻어낸다. 흙이 묻어 있으면 초록빛이나 작은 싹을 놓치기 쉽다. 손이나 부드러운 솔로 겉면을 가볍게 닦은 뒤 색이 변한 자리와 싹 주변을 깊게 도려내고, 단면이 깨끗한 감자만 조리에 쓴다.
사놓은 햇감자, 초록빛 막으려면 보관부터 달라야 한다
햇감자는 사온 뒤 보관 위치부터 잘 골라야 한다. 주방 창가나 밝은 선반에 그대로 두면 껍질에 연두빛이 빨리 올라올 수 있다. 빛을 오래 받은 감자는 맛만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초록빛 변색까지 생기므로, 처음부터 어둡고 서늘한 곳에 두는 편이 낫다.
감자를 그대로 쌓아두기보다 종이봉투에 넣거나 신문지로 가볍게 감싸두면 빛을 막는 데 더 좋다. 양이 많지 않다면 키친타월로 하나씩 감싸도 된다. 다만 비닐봉투에 넣어 입구를 묶어두는 방식은 피해야 한다. 안쪽에 습기가 차면서 감자가 쉽게 무르고, 시간이 지나면 곰팡이가 생길 수 있다.
냉장고 보관도 햇감자에는 잘 맞지 않는다. 낮은 온도에 오래 두면 감자 속 전분이 당으로 바뀌기 쉬워 삶았을 때 포슬포슬한 맛이 줄어든다. 조림이나 전을 만들 때도 원래 식감이 덜 살아난다.
색이 짙어졌다면 ‘먹을 감자’보다 ‘버릴 감자’에 가깝다
햇감자 껍질에 초록빛이 살짝 비친 정도와 진한 녹색으로 번진 경우는 다르게 봐야 한다. 연한 변색은 두껍게 도려낸 뒤 단면을 확인해 조리에 쓸 수 있지만, 색이 짙고 넓게 올라온 감자는 먹는 쪽보다 버리는 쪽이 낫다. 특히 싹까지 함께 보인다면 아까워도 조리하지 않는 편이 맞다.
솔라닌은 삶고 볶는다고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겉을 깨끗이 씻거나 물에 담가두는 방법도 답이 되지 않는다. 그래서 초록빛이 보인 감자는 불에 올리기 전에 먼저 골라내야 한다. 익힌 뒤 판단하려 하면 늦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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