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의성은 1965년생으로 1987년 극단 무대를 통해 연기자의 길에 첫발을 내디뎠다. 이후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넘나들며 특유의 묵직한 존재감과 선 굵은 연기로 대중의 시선을 사로잡은 그는, 영화 '관상', '부산행', '외계+인 시리즈'부터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 '미스터 션샤인', '모범택시' 시리즈 등에 이르기까지 굵직한 필모그래피를 쌓아 올렸다. 선과 악의 경계를 자유롭게 오가는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 덕분에 그는 한국 연예계에서 대체 불가능한 '명품 신스틸러'로 확고히 자리매김했다.
김의성은 작품 속에서 보여주는 강렬한 모습과 달리,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출신이라는 반전 학력으로 대중을 깜짝 놀라게 했다. 대한민국 최고의 수재들이 모이는 곳에서 학업에만 매진하던 그는 대학교 2학년 시절, 우연히 연극반에 발을 들이면서 인생의 경로를 완전히 틀게 된다. 숫자가 가득한 전공 서적 대신 대본의 매력에 흠뻑 빠진 그는 안정적인 엘리트의 길을 뒤로한 채 배우라는 불확실한 세계에 몸을 던졌다. 진지한 고뇌 끝에 1996년 홍상수 감독의 데뷔작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의 주연으로 발탁된 그는, 날 것 그대로의 연기를 선보이며 단숨에 충무로가 주목하는 무서운 신예로 떠올랐다.
배우로서 탄탄한 입지를 다져가던 그는 어느 날 돌연 스크린을 떠나며 자신만의 긴 공백기를 선택했다. 스스로 연기에 재능이 없다는 회의감에 빠진 끝에, 2001년을 기점으로 과감히 배우 생활에 마침표를 찍은 것이다. 카메라 앞을 떠난 그는 베트남으로 건너가 영화 제작사 대표라는 전혀 다른 명함을 내밀며 인생의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약 10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낯선 타국에서 고군분투한 그는, 한국의 선진 영화 제작 시스템을 현지에 이식하는 등 척박했던 베트남 영화 산업의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열정을 쏟아부었다.
치열했던 사업가 생활에 지쳐갈 무렵, 그를 다시 카메라 앞으로 이끈 것은 과거 인연을 맺었던 홍상수 감독의 가벼운 제안 한마디였다. 우연한 술자리에서 "영화나 같이 찍자"는 권유를 받고 출연한 영화 '북촌방향'을 통해 그는 비로소 연기가 주는 진짜 즐거움을 깨닫게 되었다. 과거의 부담감을 내려놓고 한결 여유로워진 모습으로 충무로에 다시 복귀한 그는 다양한 작품을 통해 차근차근 내공을 쌓아나갔다. 그러던 중 영화 '부산행'에서 이기심의 끝판왕 '용석' 역을 완벽히 소화하며 대중의 폭발적인 관심을 이끌어냈고, 이를 통해 2017년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남자 조연상을 비롯한 다양한 상을 휩쓸며 성공적인 복귀의 방점을 찍었다.
자타공인 대한민국 최고의 악역 전문 배우 김의성은 현재까지도 매 작품마다 독보적인 존재감을 뽐내며 쉼 없는 연기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세월이 흐를수록 더욱 날카롭고 깊어지는 그의 눈빛이 다음 작품에서는 또 어떤 파격적인 얼굴로 우리를 놀라게 할지, 배우 김의성이 그려나갈 앞으로의 활약을 즐거운 마음으로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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