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엠투데이 임헌섭 기자] KG그룹이 케이카(K Car)를 새로운 가족사로 맞이하며 모빌리티 전략의 방향을 신차 제조에서 중고차 플랫폼으로 확장한다.
KG그룹은 9일 여의도 태영빌딩 T-아트홀에서 'KG그룹 기업가치 정상화 및 미래전략 기자간담회'를 열고 케이카를 단순한 중고차 유통회사가 아닌 그룹 내 제조·금융·서비스 역량을 연결하는 핵심 플랫폼으로 키우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이날 곽재선 KG그룹 회장은 “케이카는 KG그룹의 여러 회사들과 합쳐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최초의 회사”라며, "KG그룹에는 완성차를 생산하는 KG모빌리티(KGM)가 있고, 금융 계열사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케이카의 중고차 유통 플랫폼이 결합하면 신차 제조, 중고차 매입·판매, 금융, 렌트·리스, 정비 서비스까지 이어지는 자동차 생애주기 기반 사업 구조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곽 회장이 강조한 케이카의 핵심 가치는 국내 중고차 거래에 머물지 않는다. 그는 "케이카를 통해 전 세계에서 활용 가능한 중고차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 장기적 목표"라고 밝혔다.
국내에서 중고차를 단순히 해외로 내보내는 방식이 아니라, 현지 시장에 직접 들어가 매입과 판매를 함께 수행하는 플랫폼 모델을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곽 회장은 중고차 시장이 단순 유통을 넘어 차량 매입, 정비, 상품화, 재판매가 결합된 구조로 발전할 경우 해외에서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봤다. 케이카처럼 차량을 직접 매입한 뒤 수리와 상품화 과정을 거쳐 다시 판매하는 모델이 경제 수준과 자동차 보급 단계가 다른 국가에서도 유효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KG그룹은 케이카 인수를 통해 KGM과의 시너지도 확대할 계획이다. KGM은 자체적으로 인증중고차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내수 판매 규모가 제한적인 만큼 사업을 키우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 그룹의 판단이다. 케이카를 활용하면 KGM의 차량뿐 아니라 모든 브랜드 차량을 대상으로 인증중고차 사업을 확장할 수 있다.
정비와 상품화 부문에서도 시너지가 예상된다. 인증중고차 사업은 차량 점검, 수리, 보존, 상품화 과정이 필수적이다. KG그룹은 전국에 구축된 KGM 서비스 네트워크를 활용하면 케이카의 인증중고차 품질을 높이는 동시에 서비스 사업본부의 수익성도 강화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중고차 매입과 판매, 정비, 인증, 금융을 연결하는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케이카 내부에 포함된 렌트카·법인리스 사업도 확장 가능성이 있는 영역으로 거론됐다. 곽 회장은 "과거 조이렌트카로 알려진 법인 리스·렌트카 사업이 케이카 안에 포함돼 있다"며, "현재는 충분히 활성화되지 않았지만 향후 확장 여건이 마련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케이카 인수 주체가 KGM이 아닌 KG스틸인 이유에 대해서는 KGM이 앞으로도 투자 소요가 큰 회사라는 점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KGM은 신차 개발과 친환경차 전환, 해외 사업 확대 등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한 만큼, 케이카 경영권 투자를 직접 부담하기에는 재무적 부담이 크다는 것이다.
곽 회장은 "안정적인 수익을 내는 KG스틸이 투자를 맡고, KGM이 사업적 시너지를 얻는 구조가 합리적"이라고 설명했다.
곽 회장은 현재 제기되고 있는 케이카 노사 리스크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그는 "케이카 노조가 부분파업을 진행하고 전면파업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지만, 인수 이후 사업 운영이나 통합 과정에 큰 부담은 없을 것"이라며, "케이카 직원들과 직접 만나 대화해 봤을 때 그들 역시 KG그룹 합류에 기대를 갖고 있는 것으로 느꼈다"고 밝혔다.
KG그룹의 이번 전략은 케이카를 단순한 인수 대상으로 보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그룹은 케이카를 통해 중고차 플랫폼을 글로벌 사업 모델로 확장하고, KGM과 금융·결제 계열사, 서비스 네트워크를 연결해 자동차 생애주기 전반을 아우르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신차 제조에서 현대차·기아 같은 대형 완성차 기업이 강점을 갖고 있다면, KG그룹은 중고차 플랫폼과 관련 서비스 시장에서 성장 기회를 찾겠다는 전략이다.
관건은 실행력이다. 이달 말께 공정위 심사 이후 케이카 인수가 마무리되면 KG그룹은 플랫폼 고도화, 인증중고차 품질 관리, 금융·리스 사업 확장, 해외 시장 진입 전략을 구체화함과 동시에 순이익 50% 주주환원이라는 약속을 실제 실적으로 뒷받침해야 한다.
KG그룹은 케이카 인수를 계기로 저평가 해소와 미래 성장동력 확보라는 두 과제를 동시에 추진하게 됐다. 중고차 플랫폼의 글로벌 확장 가능성과 계열사 간 시너지가 현실화될 경우, 케이카는 KG그룹의 모빌리티 전략을 재편하는 핵심 축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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