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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정두리 기자] 국내 재생에너지 보급이 빠르게 늘고 있지만, 이를 이끄는 주체는 사실상 민간으로 나타났다. 최근 1년 5개월간 늘어난 재생에너지 발전설비 5.6기가와트(GW) 가운데 발전공기업의 증가분은 0.3GW에 그쳐 공공부문의 비중은 오히려 축소하는 모습이다.
정부가 ‘공공 주도 에너지 전환’을 강조하고 있지만 발전공기업들은 재무·인력 운용 제약 등으로 대규모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6개 발전 공기업 재생에너지 비중 15.0%로 줄어
8일 이데일리가 한국수력원자력과 남동·중부·서부·남부·동서발전 등 6개 발전공기업의 재생에너지 설비 현황을 분석한 결과 이들 공기업의 재생에너지 발전 설비는 2024년 말 5.51GW에서 5월 현재 5.82GW로 0.31GW 증가하는 데 그쳤다. 올해 들어 증가한 설비도 0.06GW(60㎿)에 불과했다.
반면 국내 전체 재생에너지 설비는 같은 기간 33.2GW에서 38.8GW로 5.6GW 증가했다. 올해만1.7GW의 설비가 새로 보급됐다.
이에 따라 전체 재생에너지 설비에서 발전공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4년 말 16.6%에서 올 5월 15.0%로 1.6%포인트 줄었다. 원전과 석탄·가스발전 등을 모두 포함하면 이들 6개사가 국내 전체 발전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분의 2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재생에너지 분야에서 존재감이 상대적으로 낮은 셈이다.
공기업 비중이 줄어든 것은 사업 방식의 차이 때문으로 분석된다. 민간은 비교적 빠르게 추진할 수 있는 소규모 태양광 발전 사업을 중심으로 설비를 늘리고 있다. 반면 발전 공기업은 대규모 풍력이나 태양광 단지 등 개발 기간이 긴 사업을 주로 추진하며 실제 설비 확충 시점이 늦어지고 있다.
일례로 한국남동발전은 올해 신규 설비 실적은 없지만 0.4GW 규모의 해남 태양광과 0.6GW 규모 완도금일 해상풍력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보유 설비가 1.32GW인 점을 고려하면 두 사업이 완공될 경우 설비 규모가 크게 늘어난다. 전체 개발 추진 물량은 약 8GW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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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 주도 강화” 독려하지만 재무·인력 운용엔 제약
하지만 비단 사업 규모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인력 확충이 대표적이다.
발전공기업들은 재무 부담과 개발 위험을 줄이기 위해 민간과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해 사업을 추진 중이지만, 정부의 인력 관리 기준 때문에 필요한 인력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SPC라는 이유로 인력 확충에 제약이 있어서다.
정부는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설비를 현재 38.8GW에서 100GW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하지만 지금처럼 공공 부문의 비중이 계속 낮아질 경우 전력망 안정성 확보나 정책 집행력 등에서 한계가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의 목표 달성을 책임져야 할 발전 공기업의 사업을 실행할 조직·인력 기반이 뒷받침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한 관계자는 “대규모 재생에너지 사업 개발과 건설, 운영에는 많은 인력이 필요하지만 SPC 사업이라는 이유로 충분한 정원을 반영해 주지 않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공공 주도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라는 정책 기조에 맞춰 발전 공기업들이 재생에너지 사업 추진 역량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제언하고 있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 미래에너지융합학과 교수는 “정부는 공공 주도의 재생에너지 확대를 표방하고 있지만 실질적 이행 주체인 발전 공기업은 구조·제도적 제약에 묶여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며 “공공 주도 에너지 전환이 구호에 그치지 않으려면 재생에너지 공급 의무뿐 아니라 그에 걸맞은 인력 채용 재량과 투자 리스크 안전장치를 부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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