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발전소 방사성 폐기물 처리 기술을 개발하는 스타트업 블루마그넷이 시드 투자를 유치하며 상용화 단계 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원전 운영과 해체 과정에서 발생하는 방사성 액체폐기물 처리 효율을 높일 수 있는 신소재 기술이 투자 시장의 주목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원전 방사성 폐기물 처리 전문기업 블루마그넷은 최근 카이스트청년창업투자지주 주도로 시드 투자를 유치했다고 밝혔다. 투자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다.
2024년 설립된 블루마그넷은 원전에서 발생하는 방사성 액체폐기물 문제 해결을 목표로 하는 환경기술 기업이다. 회사는 이번 투자 유치 배경으로 독자 신소재 기술력과 글로벌 원전 산업 확대에 따른 성장 가능성을 꼽았다.
최근 인공지능(AI) 산업 확산과 탄소중립 정책 강화로 전력 수요가 증가하면서 원자력발전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소형모듈원전(SMR)과 해상원전(FNPP), 차세대 원전 개발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방사성 폐기물 처리 기술도 핵심 인프라 영역으로 부상하고 있다.
원전 폐액에는 세슘(Cs), 스트론튬(Sr), 코발트(Co) 등 주요 방사성 핵종이 포함된다. 문제는 현재 널리 사용되는 이온교환수지가 방사성 물질과 일반 이온을 구분하지 못해 조기 포화 문제가 발생하고, 처리 과정에서 상당량의 2차 폐기물이 생긴다는 점이다.
블루마그넷은 이 한계를 해결하기 위해 자기기능성 신물질 플랫폼 ‘NuMagneto™’를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NuMagneto는 기존 프러시안블루 계열 소재에 자성 입자를 덧붙인 단순 복합체와 달리, 소재 자체가 자기적 특성을 갖도록 설계된 신물질이다.
핵심 차별점은 하나의 소재만으로 세슘·스트론튬·코발트를 동시에 제거할 수 있다는 점이다. 외부 자기장을 활용해 수 초 안에 회수할 수 있어 선택적 흡착과 자기회수 기능을 결합한 플랫폼 기술로 평가받는다. 회사는 산업 적용을 위한 대량생산 체계도 확보했다고 밝혔다.
공동창업자이자 CTO인 옥혜진 박사는 신물질 설계를 주도했다. 블루마그넷은 생산성 문제 해결을 위해 자체 ‘OHL-IMS 공정’을 개발했으며, 이를 통해 제조 과정 복잡성과 낮은 수율, 높은 비용 문제를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해당 기술이 원전 폐액의 방사능 농도를 낮추는 동시에 기존 이온교환수지 수명을 연장하고, 폐기물 발생량과 처리 비용 절감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실제 산업 현장 적용과 대규모 상용화 효과는 향후 실증 사업 과정에서 검증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사업화 측면에서도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블루마그넷은 올해 초 글로벌 소재기업 DuPont 출신의 이광오 COO를 영입했다. 이 COO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제조혁신 및 설비 신뢰성 컨설팅 조직을 이끈 경험을 바탕으로 국내 원전 기업 협력과 유럽 시장 진출 전략을 맡고 있다.
안준현 이사는 “블루마그넷은 원전 산업이 장기간 해결하지 못했던 방사성 폐액 처리 문제에 독창적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며 “다핵종 제거와 대량생산 공정을 함께 확보한 점을 높이 평가했다”고 말했다.
이기석 대표는 “선택적 흡착제 기술은 오랫동안 원자력 폐기물 처리 분야의 핵심 과제로 꼽혀왔다”며 “이번 투자 유치를 계기로 국내 원전 실증사업과 해외 사업화를 본격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장기적으로는 AI 기반 무인 자동화 처리 플랫폼 ‘NuMagnetoSYS’를 구축해 글로벌 원전 폐기물 처리 산업의 새로운 운영 체계를 제시하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Copyright ⓒ 스타트업엔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