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흑흑 갈등'에…정부, 불법 이민 강경 대응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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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 '흑흑 갈등'에…정부, 불법 이민 강경 대응 선언

연합뉴스 2026-06-08 22:35:2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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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이민 반대 시위 격화하자 대응책 발표

외국인 혐오 비화 우려

6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 동부 베노니에서 열린 불법 이민자 반대 시위[EPA=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6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 동부 베노니에서 열린 불법 이민자 반대 시위[EPA=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나확진 특파원 =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불법 이민 반대 시위가 격화하며 외국인 혐오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이 불법 이민자에 대해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라마포사 대통령은 "이민법 집행 책임은 국가에 있으며 국가만이 수행할 수 있다"고 강조해 최근 불법 이민 반대 시위대가 아프리카 다른 나라에서 온 외국인 등을 상대로 실력 행사에 나서는 데에는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8일(현지시간) 남아공 대통령실에 따르면, 라마포사 대통령은 전날 성명에서 불법 체류 외국인 색출과 추방을 강화하고 이들을 고용하는 기업도 집중 단속하며 처벌을 강화하는 등 불법 이민 대응 대책을 발표했다.

전담 이민법원을 설치해 불법 이민자 추방을 신속히 진행하고 노동감독관도 올해 1만명을 신규 채용하겠다고 밝혔다.

또 국경 보안과 입국단계 난민 신청 심사를 강화하기로 했으며, 기존 신분증을 폐지하고 디지털 신분증을 도입하기로 했다. 생체정보 기반 지능형 인구 등록 제도도 구축하겠다고 했다.

합법적 외국 노동자를 위해서는 고용 쿼터제 도입을 추진하기로 했으며, 외국인 이주의 근본 원인인 빈곤·분쟁·경제침체 해결을 위해 남아프리카개발공동체(SADC)와 아프리카연합(AU) 차원의 협력을 확대하겠다고 했다.

6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 동부 베노니에서 열린 불법 이민자 반대 시위[EPA=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6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 동부 베노니에서 열린 불법 이민자 반대 시위[EPA=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라마포사 대통령은 "국경 안에 있는 모든 사람이 합법적으로 체류해야 한다는 것은 모두가 동의하는 기본 원칙"이라며 "남아공은 불법 이민 방지 정책과 조치를 시행할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통제되지 않는 불법 이민은 국가 안보와 경제 발전에 위험을 초래하고 보건과 교육 등 필수 공공서비스에도 추가 부담을 준다"고 덧붙였다.

또 "불법 이주 경로는 점점 조직범죄와 겹치고 있다"며 인신매매, 갈취, 불법 광산 채굴, 마약 거래, 자금세탁 등에 연루된 범죄조직이 불법 이민자를 이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불법 이민자들이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기 어렵다는 점을 악용해 일부 기업이 낮은 임금과 장시간 노동을 강요한다며 "이러한 행위에 훨씬 더 강력한 처벌과 엄격한 단속이 적용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라마포사 대통령은 이번 사태가 불거진 배경과 관련해서는 "청년층을 중심으로 매우 높은 실업률에 직면해 있다"며 자국 경제 상황을 주요 원인으로 인정했다.

그러면서 "빈곤과 기회 부족을 겪는 상황에서는 일자리와 자원을 놓고 경쟁한다고 여겨지는 사람들에게 불만이 향하기 쉽다"며 "해답은 더 빠른 경제 성장, 더 많은 투자, 산업 확대, 인프라 개발, 그리고 수백만 개의 새로운 일자리 창출에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민법을 포함한 법률 위반에 대응할 권한은 정부 공무원에게만 있다"며 "누구도 길거리에서 다른 사람에게 국적 증명을 요구할 권리가 없다"고 말했다.

또 "외국 출신이라는 이유만으로 주변 사람을 적대시해서는 안 된다"며 "일부 세력이 국민의 정당한 우려를 이용해 무질서와 폭력을 선동하며 국가를 불안정하게 만드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남아공 도심에서 시위대가 외국인으로 보이는 이들을 둘러싸고 체류 자격을 증명하라고 요구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인터넷에 다수 올라왔다. 라마포사 대통령의 발언은 이를 정부가 방관하고 있다거나 연말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세력이 있다는 주장 등을 의식한 것으로 해석된다.

시릴 라마포사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 시릴 라마포사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라마포사 대통령은 "남아공인은 외국인 혐오적이지 않으며 외국인 혐오, 인종차별, 성적 차별, 다른 아프리카인 혐오가 자리할 틈이 없다는 것을 잘 안다"며 이 문제가 외국인 혐오로 비화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라마포사 대통령은 "불법 이민을 용인해야 한다는 생각을 거부한다"면서 "공동체를 안전하게 지키면서도 우분투('네가 있어 내가 있다'는 공동체 정신)의 가치를 보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성명은 최근 남아공 여러 지역에서는 '마치 앤드 마치'(행진과 행진)라는 신생 단체를 중심으로 불법 이민 반대 시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발표됐다.

시위대는 아프리카 여러 나라에서 온 불법 이민자들이 범죄를 저지르며 남아공인의 일자리를 빼앗는다며 이달 말까지 불법 이민자 추방을 주장하고 있다.

남아공 경찰은 시위와 관련해 모잠비크인 2명이 사망했다며 수사에 착수했다. 모잠비크 측은 외국인 혐오 공격의 직접적 결과로 5명이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가나가 지난달 27일 전세기편으로 300명의 자국민을 남아공에서 철수시켰다. 말라위 정부도 자국민 150명이 이날 육로로 귀국할 예정이라고 밝히는 등 아프리카 여러 나라가 남아공 내 자국민을 귀국시키거나 철수 계획을 밝힌 상태다.

ra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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