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감사조차 할 수 없는 선관위…방임할 수 없는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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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감사조차 할 수 없는 선관위…방임할 수 없는 상황"

프레시안 2026-06-08 21:29:2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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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중앙선관위를 제외한 4부 요인들과 만나 6.3 지방선거 당시 서울 등에서 벌어진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 명확한 진상 규명을 비롯한 책임자 처벌과 함께 대대적인 선거관리위원회 개혁을 시사했다.

조정식 국회의장과 김민석 국무총리는 각각 선관위의 견제받지 않은 헌법적 독립성 개선을 지적하고 개헌 필요성을 강조한 반면, 조희대 대법원장과 김상환 헌법재판소장은 개헌에 관한 직접적인 발언은 삼갔다.

이 대통령은 8일 청와대에서 4부 요인과 회동한 자리에서 "그냥 넘어가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국민 주권 행사를 충분히 실현할 수 있게 보장하지 못했다고 하는 것은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는 매우 심각한 문제"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선거관리위원회는 헌법이 정한 독립 기관이어서 그 누구도 공식적으로 그 업무에 대해서 왈가왈부할 수도 없게 돼 있다"며 "심지어 어떤 잘못을 저질러도 감사조차도 할 수 없다는 게 현 법률의 해석이기 때문에, 헌법의 해석이기도 해서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도 공식적으로 확인하기도 어렵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렇다고 해서 이걸 그대로 방임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며 "이 문제를 어떻게 다뤄야 할지 공식적인 논의를 좀 했으면 싶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뚜렷한 방법이 나오진 않겠지만 일단 진상을 명확하게 하는 것이 필요하겠고 두 번째, 어떤 형태로든 국민의 시각에서 그에 합당한 책임을 져야 할 것 같고 마지막으로는 어떤 가능한 대안, 대책이 있는지 도 함께 논의해야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날 이 대통령은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도 "(선관위의) 근본적 구조적 문제"라며 "헌정 시스템에 문제가 생긴 것"이라고 했다.

조정식 국회의장도 "(선관위의) 견제받지 않은 독립성이 초래한 사태에 대해 자성과 철저한 근본적인 개선 대책이 필요하다"고 가세했다.

조 의장은 "헌법이 선관위에 독립성을 부여한 것은 정치적 중립을 지키라는 의미"라며 "선관위가 감시와 견제를 받지 않은 시간이 오래되면서 선관위에 대한 외부의 어떤 시선이나 비판 또는 경고에 둔감한 닫힌 조직이 이미 되어가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헌법적 독립성이란 그늘 아래서 국민의 참정권을 대하는 태도가 얼마나 안일해질 수 있는가를 적나라하게 드러낸 것"이라고 했다.

조 의장은 또 "이번 사태는 행정 편의주의적 발상이 국민의 신성한 참정권을 훼손하여 국가 시스템에 대한 신뢰를 뒤흔든 중대 사태이며 결코 가볍게 넘길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그리고 정부에서 검경 합동수사본부를 구성하기로 한 만큼 신속하고 철저하게 수사하고 책임을 물을 사람에 대해서는 물어야 한다"고 했다.

조 의장은 "국회도 국회 차원의 진상 규명과 확실한 제도 개선에 나서겠다"면서 "지체 없이 국회 차원의 국정조사를 추진하여 진상 규명에 나서도록 하겠다"고 했다.

조 의장은 또 "이번 사태는 진영의 문제나 이념의 문제가 결코 아니"라며 "일각에서 제기되는 음모론도 사실이 아니며 이것은 하등 이번 사태의 수습과 국익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부정선거론에 선을 그었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전날 시위에 참여한 대학생들과 만났던 일을 언급하며 "'참정권 훼손에 대한 책임을 국가가 져야 한다. 그리고 선출된 권력은 물론이고 선출되지 않은 권력도 반드시 국민들에 의해서 감시되고 통제돼야 한다'는, 그런 정신과 요구가 담겨 있는 말로 무겁게 다가왔다"고 했다.

김 총리는 "국회가 있는 국정조사를 하겠다고 방향을 잡았다"며 "그에 더해서 법률을 고치고 필요하다면 헌법을 고쳐서라도 국민들이 제기한 문제에 대해서 반드시 해결해야 되겠다는 결의를 함께 나누는 자리로서 오늘 이 자리가 의미를 갖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조희대 대법원장과 김상환 헌법재판소장은 사태의 심각성에 한목소리로 우려를 표하면서도 개헌의 필요성에 관한 언급을 공개적으로 피력하지는 않았다.

조 대법원장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투표용지 부족으로 소중한 참정권을 행사하지 못한 국민이 계셨다는 사실에 안타깝고 참담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민주 국가에서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 어떻게 발생하게 되었는지 그 진상을 소상히 밝히고 문제의 원인을 면밀히 파악해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조 대법원장은 이어 "사법부 역시 헌법과 법률이 부여한 본연의 역할을 통해 선거의 공정성과 국민의 권리를 지키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며 "충격적인 일이 벌어졌지만, 이번 일이 오히려 전화위복의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모두발언 말미에 조 대법원장은 최근 대법원을 방문한 초등학생에게 들은 이야기라며 "우리나라에서 제일 높은 사람이 누구인지 각자 한마디씩 하며 시끄러운 와중에 한 학생이 '국민이 가장 높지'라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조 대법원장은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공무원은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라며 "초등학생도 다 아는 대한민국 헌법에 따라 모든 공무원이 오직 국민에게 봉사할 때 나라가 태평하고 국민은 편안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상환 헌법재판소장은 "투표용지 부족과 그에 따른 일련의 상황은 국민들께 우려와 실망을 안겨주었다"며 "저 또한 같은 심정으로 이 상황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태를 뼈아픈 계기로 삼아 사안의 진상을 엄밀하게 파악하고 그에 대한 법적 평가를 하는 것과 함께 우리의 선거 제도와 그 운영의 모습을 냉철하게 점검하고 개선해 국민 모두가 굳게 신뢰하는 민주주의로 또 한 번 나아가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했다.

회동 뒤 이규연 청와대 홍보소통수석은 "수사나 국정조사 결과에 따라 관계자에게 행정적, 법적 책임 물어야 하며 국민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수준으로 선거관리 대개혁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면서도 "개헌에 관한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 수석은 "일반적인 입법과 관련된 얘기를 했다. 개헌은 쉽지 않은 얘기"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참석자가 모두 관련 입법이 필요하다는 데에 의견을 같이 했다"면서 "어느 부분을 어떻게 고쳐야 한다는 것은 국회를 중심으로 논의를 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이재명 대통령이 8일 청와대에서 열린 4부 요인 회동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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