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8일 7년 만에 북한을 국빈 방문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북중 정상회담을 진행 중이다.
회담에서는 북한의 대러 밀착으로 느슨해졌던 북중 관계 복원 및 경제협력 확대, 한반도 및 동북아 정세가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북한이 '핵 보유국 지위는 절대불퇴의 한계선'이라고 밝힌 만큼 북핵 문제가 어떤 수준으로 다뤄질지 주목된다.
김정은, 평양 공항서 시진핑 직접 영접…김일성광장서 환영행사
이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부인 리설주 여사와 함께 평양 공항에서 시 주석과 펑리위안 여사를 직접 맞이하며 최고 수준의 의전을 제공했다.
중국 CCTV와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의 전용기가 정오께 평양에 도착하자 양 정상은 활주로에서 악수했고, 북한 어린이가 꽃다발을 전달했다. 공항에는 레드카펫이 깔리고 북한 인공기와 중국 오성홍기가 걸렸으며, "습근평 동지를 열렬히 환영합니다", "조중 두 나라 인민들 사이의 불패의 친선단결 만세"라는 문구가 한글과 중국어로 내걸렸다.
시 주석 일행은 의전 오토바이 호위를 받으며 김일성광장으로 이동했다. 광장에는 김일성·김정일 초상화와 함께 양 정상의 대형 초상화가 걸렸고, 군악대가 양국 국가를 연주하며 예포 21발이 발사됐다. 북한 의장대는 "시진핑 동지의 건강을 기원한다"고 외쳤다. 신화통신은 "행사 현장이 웅대했고 환호성이 끊임없이 이어졌다"고 전했다.
환영행사에는 기병대, 의장대, 군악대, 군중이 총동원돼 깃발과 꽃, 풍선을 흔들며 북중 친선을 강조했다. 행사가 끝난 뒤 환영 문구가 적힌 풍선이 하늘로 날아올랐고, 시 주석 부부는 숙소인 금수산 영빈관으로 향했다.
김정은 "북중관계는 국가의 가장 중대한 제1전략사업"
시진핑 "외교·법·군대 등 교류 강화해야"
김정은 위원장은 시진핑 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북중 관계를 "국가의 가장 중대한 제1 전략 사업"으로 규정하며 '하나의 중국' 원칙 지지를 재확인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평양 금수산 영빈관에서 열린 회담에서 "새 시대 조중 우호를 공고히 하고 발전시키는 것은 인민의 선택이자 시대의 요구"라며 "앞으로도 조중 관계 발전을 국가의 가장 중대한 제1 전략사업으로 간주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조중 관계를 국가 간 관계의 모범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지역과 세계의 평화와 번영에 공동으로 기여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제사회가 전례 없는 거대한 변화를 겪고 있다"며 "조선은 앞으로도 변함없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견지하고 중국이 핵심 이익을 수호하기 위해 취하는 정책과 입장을 확고히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또 시 주석의 이번 방북에 대해 "올해 첫 해외 방문지로 평양을 선택한 것은 조중 관계에 대한 각별한 중시와 우의를 보여주는 것으로, 조선 측에 큰 고무가 된다"고 평가했다.
시진핑 주석은 양국 관계 발전을 위한 다방면의 교류 확대를 강조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양당 각급·각 분야의 우호 교류를 더욱 확대하고 활성화하며, 당 건설과 국정 운영 경험 교류를 심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외교·법집행·군대 등 분야의 교류를 강화하고, 김 총서기와 도달한 중요 합의를 잘 이행해 중조 관계 발전을 위한 지혜와 역량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경제 협력 의지도 드러냈다. 시 주석은 "발전 전략 연계를 강화하고 무역·농업·건설·과학기술·보건의료 등 실질 협력을 확대해 양국 인민에게 더 큰 혜택을 주기를 원한다"며 "국경 통상구 전면 재개통과 민항 항공편, 국제 여객열차 운행 재개를 계기로 인적 교류를 확대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또한 그는 "피로 맺어진 중조 전통 우호는 양국 인민의 공동의 소중한 재산"이라며 북한 내 중국인민지원군 열사 기념시설 유지·관리, 혁명 전통 교육 및 청소년 사상교육을 함께 실시해 전통 우호를 계승하길 원한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마지막으로 "양국은 전략적 조율과 협력을 강화하고, 각자의 주권·안보·발전 이익을 확고히 수호하며, 지역의 평화와 발전을 공동으로 유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두만강 개발 등 경제협력 및 북핵문제 논의 주목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8일 평양 금수산 영빈관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북중 관계 발전 방안, 경제 협력 확대, 한반도를 포함한 동북아 정세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는 북중우호협력 상호원조조약 체결 65주년을 맞는 해로, 이번 회담은 단순한 관계 복원 수준을 넘어 '재밀착' 메시지를 내놓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코로나19와 북한의 대러 밀착으로 양국 관계가 다소 소원해졌지만, 지난해 김 위원장의 중국 전승절 행사 참석 이후 고위급 교류가 재개되며 회복 국면에 들어섰다는 평가다.
의제로는 두만강 출해권 문제, 신압록강대교 개통, 접경지역 협력 확대, 중국인의 북한 여행 재개 등 경제 현안과 함께 문화·인문 교류 활성화가 거론된다. 북핵 문제도 관심사다. 미국은 최근 미중 정상회담에서 '북한 비핵화 공동 목표'를 재확인했다고 밝혔지만, 중국은 러시아와의 공동성명에서 비핵화 언급 없이 대북 제재 반대 입장을 강조했다. 이에 따라 중국이 북한의 '비핵화 의제 불가' 입장을 묵인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북한은 시 주석 방북 전날 노동신문을 통해 "핵보유국 지위는 절대불퇴의 한계선"이라며 양보 불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정상회담 이후에는 김 위원장 부부가 참석하는 환영 만찬과 집단체조·예술공연 관람이 예정돼 있으며, 시 주석은 금수산 영빈관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방북 이틀째인 9일에는 북중 우호의 상징인 우의탑 참배와 김 위원장과의 오찬 뒤 귀국길에 오를 전망이다. 우의탑은 6·25전쟁 참전 중국군 전사자를 기리는 기념물로, 중국 지도자들의 방북 때마다 헌화가 이어져 왔다. 금수산태양궁전 방문 가능성도 거론되는데, 이는 북한 체제의 정통성을 존중한다는 상징적 의미를 담는다.
시진핑, 노동신문 기고 "北과 세계다극화·포용적 경제세계화 공동추진"
시진핑 주석은 7년 만에 북한을 국빈 방문하며 북중 관계의 전략적 협조와 세계 다극화 추진을 강조했다.
시 주석은 이날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1면에 게재된 기고문에서 "시대의 흐름에 맞게 전략적 의사소통과 협조를 강화하고, 유엔을 핵심으로 하는 국제체계와 국제법에 기초한 국제질서를 공동으로 수호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패권주의와 강권정치를 반대하고, 군국주의 부활을 꾀하는 모든 책동을 저지해야 한다"며 "평등하고 질서 있는 세계 다극화와 포용적 경제세계화를 함께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계 다극화' 언급은 미국 중심 패권에 대한 도전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군국주의 부활'은 일본의 군사대국화 움직임을 견제하는 의미로 해석된다.
시 주석은 또 "4가지 전지구 발기를 실천에 구현하고 인류운명공동체 건설을 함께 추동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는 중국이 제시한 글로벌 안보(GSI), 발전(GDI), 문명(GCI), 거버넌스(GGI) 이니셔티브를 북한식 표현으로 담은 것이다.
북중 관계에 대해서는 "시대가 어떻게 변해도 전통적인 중조 친선은 불패"라며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여섯 차례 회동을 강조했다. 그는 "최고위급 전략적 인도가 중조관계의 최대 우세"라며 "양국 관계라는 큰 배는 반드시 바람을 타고 파도를 헤치며 전진할 것"이라고 비유했다.
특히 내달 11일 북중 우호협조 및 상호원조조약 체결 65주년을 계기로 군사 협력 강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조약 체결 65돌을 계기로 당·정부·군대 사이 교류와 왕래를 강화해 중조 관계 발전에 강력한 동력을 주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제 협력 의지도 드러냈다. 그는 중국의 제15차 5개년 계획과 북한의 제9차 당대회를 언급하며 "두 나라 발전 전략을 결합하고 협조 잠재력을 동원해 공동 발전을 이루고 인민에게 더 많은 혜택을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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