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미국 금리 인상 우려와 중동 지역 지정학적 리스크라는 이중 악재에 휩싸이며 '검은 월요일'을 맞았다. 코스피는 8% 넘게 폭락하며 8000선이 무너졌고 코스닥도 9% 가까이 급락했다. 양 시장에서는 서킷브레이커와 매도 사이드카가 동시에 발동됐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676.18포인트(8.29%) 내린 7484.41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3월 4일 기록한 698.37포인트에 이어 역대 두 번째 하락 폭이다.
코스피는 전장보다 112.50포인트(1.38%) 내린 8048.09로 출발한 뒤 낙폭을 확대하며 장중 7442.73까지 밀렸다. 지난달 사상 처음 장중 8000선을 돌파한 이후 14거래일 만에 다시 8000선 아래로 내려앉았다.
코스닥은 전 거래일보다 91.05포인트(9.08%) 내린 911.39에 마감했다. 이에 따라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는 매도 사이드카와 서킷브레이커가 잇달아 발동되며 거래가 20분간 중단됐다.
◆ 코스피 8000선 붕괴…반도체주 급락에 투자심리 위축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도가 지수를 끌어내렸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3540억원, 기관은 1조6270억원을 순매도했다. 개인은 1조7630억원을 순매수했지만 하락세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외국인은 이날까지 21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이어갔다. 다만 코스피200 선물시장에서는 1조3100억원 순매수를 기록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대부분이 급락했다. 삼성전자는 10.18% 하락하며 30만원선을 내줬고 SK하이닉스는 7.68% 떨어지며 200만원 아래로 밀렸다. 현대차(-8.71%), LG에너지솔루션(-6.16%), 삼성전기(-5.29%) 등도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반면 엔비디아와 협력 기대감이 이어진 NAVER(9.20%)와 SK텔레콤(0.28%)은 상승 마감했다.
업종별로는 증권(-10.39%), 기계·장비(-9.68%), 전기·전자(-8.88%) 등이 큰 폭으로 하락했고 통신업(0.4%)만 유일하게 상승했다.
시장에서는 미국 고용지표 호조에 따른 연방준비제도(Fed)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과 중동 지역 긴장 고조가 위험자산 투자심리를 위축시킨 것으로 분석했다. 여기에 최근 급등했던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며 낙폭이 확대됐다.
◆ 환율 장중 1550원대 중반…당국 "투기적 거래 강력 대응"
외환시장도 크게 흔들렸다. 원·달러 환율은 이날 장 초반 1550원대 중반까지 치솟으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시장 일각에서는 1600원 가능성까지 거론됐다.
이에 한국은행과 재정경제부는 공동 명의 구두개입에 나섰다. 양 기관은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등 일부 투기적 외환거래가 변동성을 증대시키고 있다"며 "펀더멘털 대비 과도한 변동성과 일방향 쏠림을 결코 용인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전날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이억원 금융위원장,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긴급 시장점검회의를 열어 환율 쏠림 대응 방침을 밝힌 데 이어 이날 추가 경고 메시지가 나온 것이다.
국민연금도 연초 중단했던 환헤지를 재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 대응에 원·달러 환율은 장 후반 상승폭을 일부 반납하며 전 거래일보다 4.1원 내린 1535.0원에 마감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미국 통화정책과 중동 정세, 외국인 자금 흐름 등 대외 변수 영향이 여전한 만큼 환율 상방 압력이 당분간 지속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폴리뉴스 권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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