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료와 물가 견딘 세월…30년 노포가 증명하는 생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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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료와 물가 견딘 세월…30년 노포가 증명하는 생활사

뉴스컬처 2026-06-08 17:10:44 신고

[뉴스컬처 권수빈 기자] 수십 년간 영업을 지속해 온 동네 점포들은 지역의 정체성을 대변한다. 인위적으로 만들어낼 수 없는 세월의 흔적과 각자만의 사연을 지닌 노포들은 도시의 매력을 다채롭게 만든다.

한곳에서 3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문을 열었다는 사실은 운영자의 남다른 성실함과 장인정신을 짐작하게 한다. 유행이 빠르게 변하고 업종 전환이 빈번한 도심 환경에서 수십 년간 일관된 맛과 품질을 유지하는 것은 고집스러운 관리와 책임감이 없으면 불가능에 가깝다. 대를 이어 찾아오는 단골손님들과의 신뢰를 저버리지 않기 위해 매일 같은 시간에 재료를 준비하고 본연의 방식을 고수해 온 이들의 발걸음은 그 자체로 묵직한 가치를 지닌다.

을지다방. 사진=서울 오래가게 가이드 누리집
을지다방. 사진=서울 오래가게 가이드 누리집

지난 30년은 자영업자들에게 수많은 경영 위기가 몰아쳤던 격동의 시기였다는 점에서 이들의 생존은 더욱 극적이다. IMF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를 비롯해 최근까지 이어진 전 세계적인 감염병 사태 등 커다란 타격 속에서도 노포들은 자리를 지켰다.

점포를 운영하며 필연적으로 마주했을 임대료 부담과 가파른 물가 상승, 원재료비 폭등 및 인건비 상승 등의 압박은 수많은 자영업자를 폐업으로 몰고 갔으나 오래된 가게들은 이러한 변수들을 꺾이지 않는 정신과 단골들의 지지를 바탕으로 돌파해 냈다.

그렇기 때문에 30년 이상 존속해 온 가게들은 개별 점포의 성공을 넘어 한 시대의 서민 생활사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오래된 매장의 외경과 내부 인테리어, 오랜 세월 가게를 지켜온 운영자들의 구술 기록과 기억은 당시 서울 시민들의 식문화와 소비 행태를 복원해 내는 사료가 된다.

서울레코드. 사진=서울 오래가게 가이드 누리집
서울레코드. 사진=서울 오래가게 가이드 누리집

서울시는 2017년부터 생활문화·전통공예·음식 분야에서 오랜 시간 자리를 지킨 매장들을 ‘오래가게’로 선정하고 있다. 현재까지 총 140개소가 지정돼 운영 중이다.

오는 28일까지 광진구, 동대문구, 성동구, 중랑구 등 서울 동북권 4개 자치구에서 30년 이상 영업을 이어오고 있는 음식점들을 대상으로 시민들의 추천을 받는다. 긴 시간 골목을 지켜온 매장들을 발굴해 대표적인 로컬 명소로 육성하겠다는 목적이다.

올해 하반기에는 ‘오래가게 위크 2026’을 개최해 현장 프로그램과 홍보를 가동함으로써 국내외 관광객들이 서울의 진짜 내공을 체험할 수 있는 관광 콘텐츠로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뉴스컬처 권수빈 ppbn0101@nc.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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