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은 8일 기자회견에서 6·3 지방선거 결과에 대해 "이길 곳을 졌다, 이겨야 할 곳을 졌다는 건 문제가 다르다. 최소한 성공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서울시장 선거에서 여당이 진 것을 짚은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이겼느냐 졌느냐는 과반을 넘었는지, 10개를 넘으면 이긴 건지 기준에 따라 다 다르다. 판단 주체에 따라 다르다"면서도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원래 제가 선거 때 중립이어야 되잖나. 그런데 표정은 중립이 잘 안 되더라"라며 "중립하려고 노력했다. 그런데 이해가 안 된다. 그런 장면들이 많이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지방선거 직후 열린 이날 기자회견은 약 2시간 50분 동안 진행됐다. 이 대통령은 부동산 민심과 청년층의 여당 지지세 약화, 조작기소 특검 추진 문제 등 지방선거 결과의 원인과 향후 국정 운영 방향에 대한 질문에 답했다.
이 대통령은 선거 결과를 국민의 경고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한민국에서 벌어지는 모든 문제는 대통령이 감당해야 할 몫"이라며 "지방선거에서 도대체 납득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지기는 했지만 그것조차도 국민이 저에게 또는 이 정권에 주는 경고"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더 낮은 자세로, 더 겸손해야 한다"며 "국민은 개별적으로는 정말 무력하고 미미하지만 전체로 보면 결국 대한민국은 이 위대한 집단지성으로 끌어온 것 아니겠나"라고 평가했다.
이 대통령은 "국가 운명을 놓고 수천만 명이 고민하고 있는 이 상황에서 정말 마음 내려놓고 겸손한 자세로 죽을 힘을 다하는 것과 다른 마음을 먹는 것은 완전히 다르다"라며 "우리는 옆에 있는 사람을 속일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1억 개의 눈과 귀를 갖고 오천만 개로 말하는 이 거대한 지성체들을 속일 수 없다. 다 보고, 다 듣고 있다가 어느 순간 행동한다. 그래서 국민들이 역시 무서운 존재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선거 과정에서 자신의 안일함도 있었다고 자성했다. 그는 "저도 사실 너무 쉽게 생각한 측면도 있다. '이렇게 열심히 했고 나쁜 짓한 것도 아니니까 최소한 버리기야 하겠어'라는 마음이 없었던 건 아니다"라며 "그러나 그 마음 다 버리고 마지막 한 순간까지, 단 한 명의 주권자까지도 죽을 힘을 다해서 온 정성을 다해서 말씀드리고 설득하겠다는 마음이 부족하지 않았나, 저부터 그런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좀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선거 이후) 한 2~3일은 저도 상태가 그리 별로 좋지 않았다"라며 "결론은 나의 부족함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다만 선거 결과와 관계없이 국정 운영 기조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 대통령은 "국정 기조가 바뀔 일은 없다"며 "정치적 요소보다는 주어진 권한을 갖고 할 수 있는 최대치를 지금보다 더 빠르게, 더 힘들여서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 인선과 관련해선 실무형 내각 구성을 강조했다. 그는 "한성숙 국무총리 후보자를 선택하는 과정에서도 꽤 고민이 적지는 않았는데 결론은 일할 사람으로, 일만 할 사람으로 (지명했다)"라며 "정치적 요소는 당이 잘 해결해주겠다. 내각은 주어진 환경 속에서 있는 힘을 다해 전력 질주할 수 있도록 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李 "부동산은 상수…1월부터 누르지 않았다면 폭등했을 것"
그는 이번 서울시장 패배와 부동산 정책의 연관성에 대해 "원래 선거를 지고 나면 진 이유가 1만 가지고, 선거에서 한 표라도 이기고 나면 이긴 이유가 1만 가지"라며 "부동산이 어떤 영향을 미쳤냐(고 묻는데) 저는 상수였다고 본다. '그것 때문에'가 아니라 그건 원래 있는 거다. 그 위에 어떤 결정이 나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에 보수 진영이 몇 퍼센트인데 또는 경상도 출신이 몇 퍼센트, 전라도 출신이 몇 퍼센트인데 이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와 비슷할 것 같다"고도 했다.
이 대통령은 "부동산 가격은 이미 서울의 주요 의제"라며 "상승 압력을 나름 잘 막아왔다고 생각한다. 부동산 정책에 대해서는 언제나 욕을 먹었다. 보통 '잘한다' 20%, '잘 못한다' 60% 이런데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해서는 잘한다는 평가가 50%를 받을 정도"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따지면 부동산 가격 때문에 선거에 나쁜 영향보다 좋은 영향이 차라리 더 많지 않았을까 싶다"며 "1월부터 구두 개입을 통해 (집값 상승세를) 눌러놓지 않았으면 엄청 폭등했을 것이다. 그러면 폭등한 지역 사람들이 민주당을 찍느냐, '집값 많이 올랐으니까 찍어야지' 그랬을까, 그건 잘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李 "서울시장과 구청장, 시의원 합계 득표 차이 많아…요샌 줄투표 안 해"
이 대통령은 '2030 남성뿐 아니라 여성에서도 여당 지지세가 약화한 원인'에 대해 단정적인 해석은 경계하면서도 선거 결과에 대한 책임은 자신에게 있다고 밝혔다.
그는 "서울시 선거도 보면 구청장 합계 득표하고 시장 합계 득표가 차이가 많다고 하더라. 시의원 합계 득표를 더하면 훨씬 더 차이가 난다"며 "그것을 연령대별로 분석하면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많다"고 설명했다.
그는 "딱 뭐라고 단정하기는 좀 어려울 것 같다. 결국은 내 잘못"이라며 "구청장 또는 시의원은 민주당 찍으면서 시장은 굳이 딴 데를 찍는 이런 선택, 무섭지 않나?. 옛날에는 줄투표있잖나. 1번 쫙, 2번 쫙. 요새는 안 그렇다는 거다. 고른다는 거다. 이런 사람이 많다는 거다. 한 명 한 명을 무서워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구체적인 원인 분석은) 당에서 진행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李, 조작기소 특검에 "법과 상식 따라 판단하면 돼…최소한 진상규명은 해야"
이 대통령은 조작기소 특검과 공소취소 문제에 대해 "법과 상식에 따라 판단하면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법과 상식대로 잘못됐으면 취소하고 잘못 안 했으면 그냥 놔두면 되는 것"이라며 "최소한 진상규명은 해야겠다. 어쨌든 객관적으로 문제가 있어 보이는 부분들이 꽤 많다"고 강조했다.
이어 "진상규명을 내가 지휘하는 경찰과 검찰 합동수사본부를 대규모 구성해서 할 수도 있다. 그게 정상적이고 일반적이다. 국회가 임명하는 중립적 특검을 할 수도 있다"며 "수많은 고소·고발이 제기돼 있고 여러 의문들이 제기된 만큼 하기는 해야 할 텐데 어떤 방식이 바람직할지는 국회에서 고려해 판단하면 될 것 같다"고 밝혔다.
아울러 "우리는 내부에서는 (논의를) 안 하고 있다. 쓸 데 없이 오해를 살 테니까"라며 "'네가 지휘하는데 맡겨서 왜곡하려고 하지?' 할 수 있다. 그것보다 국회가 정하는 게 훨씬 낫지 않을까. 제 생각이다. 결과는 보고 판단하면 된다"라며 "별로 어렵지 않다. 어렵게 만들어서 그렇다"고도 했다.
[폴리뉴스 김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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