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컬처 이준섭 기자] 한불 수교 140주년을 맞아 패션을 매개로 한 문화 교류가 한층 확장되고 있다. 프랑스를 하이엔드 레이블 루시 브로차드(LUCIE BROCHARD.võ)는 이번 기념 해를 계기로 한국과 프랑스를 잇는 상징적인 프로젝트를 선보였다.
최근 덕수궁에서 열린 공식 기념식에서는 세계적인 소프라노 조수미의 무대 의상이 공개되며 시선을 끌었다. ‘Feuilles de Soie(실크 리프)’를 테마로 완성된 이번 의상은 자연의 흐름을 닮은 실루엣이 특징이다. 전통 의복에서 영감을 받은 짧은 상의 구조를 코트 드레스 형태로 풀어내고, 쿠튀르 드레스와 결합해 입체적인 무대 연출을 완성했다. 함창 실크와 린넨, 실크 소재를 활용해 한국과 프랑스의 섬유 문화를 은근하게 연결한 점도 눈에 띈다.
루시 브로차드는 다양한 문화권에서 얻은 영감을 하나의 미감으로 통합해온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프랑스식 테일러링의 정교함에 베트남 장인의 섬세함을 더하고, 여기에 한국적 색감과 착장 방식을 접목시키며 독자적인 디자인 언어를 구축했다. 구조적인 선과 유연한 흐름이 공존하는 형태는 강인함과 우아함을 동시에 드러낸다.
오는 10일과 11일 주한 프랑스 대사관에서 열리는 ‘Art de Vivre à la Française’ 전시에서는 새로운 캡슐 컬렉션 ‘Couleurs d’Origine(본연의 색)’이 공개된다. 약 30여 점으로 구성된 이번 라인은 서울의 역동성과 파리의 절제된 감각이 교차하는 지점을 시각적으로 풀어낸 것이 핵심이다.
컬렉션 전반에는 겹쳐 입는 방식에서 비롯된 스타일링이 두드러진다. 서로 다른 소재와 색이 층을 이루며 만들어내는 대비가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1960년대 무드를 연상시키는 패턴과 형광 스트라이프, 전통 색 체계에서 착안한 팔레트가 어우러지며 감각적인 분위기를 완성한다.
아이템 구성 역시 경계를 넘나든다. 점프수트와 버뮤다 팬츠, 셔츠에는 투명한 실크 시폰과 나일론을 혼합해 가벼움과 도시적인 감각을 동시에 담았다. 직선적인 수트에는 선명한 컬러를 더해 긴장감을 살렸고, 칵테일 드레스에는 스포티한 요소를 가미해 새로운 균형을 시도했다.
브랜드 측은 이번 프로젝트를 문화적 연결의 확장으로 바라보고 있다. 서로 다른 배경에서 출발한 미감이 하나의 결과물로 이어지며 자연스럽게 교차하는 과정에 의미를 두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편 6월 6일부터 20일까지 서촌 ‘더 일마 플래그십 스토어’에서는 팝업 공간이 운영된다. 이곳에서는 조수미가 착용한 무대 의상을 직접 확인할 수 있으며, 컬렉션의 방향성과 분위기를 가까이에서 경험할 수 있다.
뉴스컬처 이준섭 rhees@nc.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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