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컬처 이상완 기자] 베토벤의 비극적 선언에서 슈만의 거대한 상상력까지. 김경원의 피아노는 낭만 음악이 품은 감정의 폭을 따라간다. 귀국 독주회는 고전적 구조와 격정적 내면, 환상적 서사가 교차하는 프로그램으로 짜였다.
독주회의 첫 곡은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8번 c단조 Op.13 ‘비창’(Piano Sonata No. 8 in c minor, Op. 13, “Pathétique”)’이다. 장중한 도입과 빠른 악장 진행, 깊은 서정의 2악장, 긴장감 있는 피날레가 강한 대비를 이룬다. 젊은 베토벤이 피아노 소나타 안에 극적 언어를 새긴 대표작이다. 연주자의 구조 감각과 음색 설계가 모두 요구된다. 이어지는 무대는 스크랴빈의 ‘피아노 소나타 3번 f샤프단조 Op.23(Piano Sonata No. 3 in f-sharp minor, Op. 23)’은 감정의 온도를 한층 끌어올린다. 러시아 낭만주의의 격렬한 정서와 신비주의로 향하는 초기 스크랴빈의 예민한 화성, 흔들리는 리듬이 응축돼 있다.
인터미션 이후에는 슈만의 ‘아라베스크 C장조 Op.18(Arabeske in C Major, Op. 18)’가 이어진다. 앞선 소나타들의 압력 뒤에 섬세한 호흡으로 펼친다. 부드러운 선율과 짧은 에피소드가 번갈아 등장한다. 격한 표현 대신 사적인 감정의 밝은 표정을 전한다. 마지막 곡은 슈만의 ‘환상곡 C장조 Op.17(Fantasie in C Major, Op. 17)’이다. 슈만 피아노 문헌 가운데서도 큰 스케일과 내밀한 고백이 공존하는 대작이다. 폭발적인 첫 악장과 노래하듯 펼쳐지는 중간부, 깊은 사색으로 닫히는 마지막 구간은 리사이틀의 정점을 이룬다.
김경원은 계원예술고등학교 재학 시절 전 학년에서 두드러진 성취를 보이며 수석으로 졸업했다. 이후 연세대학교 음악대학에서 학사과정을 마쳤고, 독일 베를린 한스 아이슬러 국립음대에서 석사과정을 수료했다. 유럽 교육 현장에서 작품 해석과 표현의 폭을 넓힌 뒤, 뮌스터 국립음대 최고연주자과정을 만장일치 최고점으로 졸업했다.
국내외 유수 콩쿠르에서의 성과도 이를 뒷받침한다. 피에트로 아르젠토 국제 콩쿠르 파이널리스트, 베를린 라이징 스타 국제 음악콩쿠르 피아노 듀오 부문 3위를 기록했으며, 국내에서는 음연콩쿠르 1위, 음악저널콩쿠르와 음악교육신문사콩쿠르 전체 대상, T&B 아티스트콩쿠르 1위 등을 휩쓸며 재능을 입증했다. 또한 영창, 수리, 성정, 브람스 콩쿠르 등에서 입상하며 탄탄한 연주 기반을 다졌고, 어린 시절 금호 영아티스트 독주회를 통해 일찍이 솔리스트로서의 가능성을 확고히 했다.
독일 현지에서도 스타인웨이 베를린, 호페가르텐 베를린 독주회 등을 성공적으로 마치며 유럽 관객들과 교감했다. 바이로이트 연주와 뮌스터 스크랴빈 프로젝트 참여는 그의 음악적 레퍼토리를 한층 넓히는 계기가 됐다. 국내에서는 피아노 앙상블 ‘Y us’의 멤버로서 LG아트센터, 세종시 문화예술회관 등 주요 무대에서 균형 잡힌 감각을 선보인 바 있다.
뉴스컬처 이상완 prizewan2@nc.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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